"스토킹 악용되는 배달앱 주소 유출 막는다"…국회서 개인정보법 개정안 논의

심현리 2026. 7. 22.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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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헌 의원 '개인정보보호법 일부개정법률안' 대표 발의
전문가 "사후 통지 아닌 사전 예방이 중심돼야"
이정헌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전문가들이 개정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사진= 심현리 기자.

"스마트폰 몇 번의 클릭으로 주문하고 배달받는 시대, 개인정보가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고 있다는 사실을 잊고 살고 있다. 기술보다 뒤처진 법과 제도, 기술 발전이 만든 제도적 공백을 메워 플랫폼 시대 국민이 안전하게 일상을 누릴 수 있어야 한다"

이정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2일 국회에서 열린 '개인정보보호법 일부개정법률안 정책토론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번 토론회는 '3500만 배달앱 시대, 내 사생활은 안전할까?'를 주제로 배달 애플리케이션 등 플랫폼 내 개인정보 오·남용을 막기 위한 법 개정안의 주요 쟁점을 논의하고자 마련됐다.

최근 민사소송 등 법원의 사실조회 절차를 악용해 배달앱에 저장된 실거주지 주소를 무단 탈취한 뒤 스토킹이나 보복성 범죄를 일으키는 사례가 발생하면서 법적 사각지대를 해소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이에 이 의원은 법원 재판 업무 수행 과정에서 개인정보가 목적 외로 이용·제공될 경우 정보주체에게 즉시 알리도록 의무화하고, 무단 이용 및 제공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은 발의된 개정안의 취지에 공감하면서도, 단순한 '사후 통지'만으로는 범죄 피해를 막기에 부족하며 사전 대응 및 예방 체계를 더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에 입을 모았다. 주소가 이미 유출된 이후의 통지는 피해 상황을 되돌릴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김혜미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정보주체가 제공 사실을 통지받는 시점에는 이미 범죄자가 해당 정보를 취득한 이후일 가능성이 높고, 실거주지나 연락처와 같이 신변안전과 직접 관련된 정보라 통지 이전에 위험이 현실화할 수 있다"라며, "개인정보가 불필요하게 제공되거나 과도하게 노출되는 상황 자체를 줄이는 사전적, 구조적 예방체계를 마련하는 데 중점을 둬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노종언 법무법인 존재 변호사는 "주소가 이미 상대방 손에 넘어간 뒤의 통지는 침해를 설명할 수는 있어도 침해를 되돌릴 수는 없다"라며, "소송제기를 하고 싶다고 하면 상대방의 주소를 쉽게 얻을 수 있어 정보주체에게 알려주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최소제공, 열람제한, 통지유예와 사후통지가 묶음으로 설계돼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정부와 산업계 측은 현장 실행력과 국내 여건을 고려한 실질적 대책을 요구했다.

고낙준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예방조정심의관은 "결국 실행하는 주체는 기업이라 플랫폼이 설계 단계부터 개인정보를 강화하는 방법을 갖춰야 하고, 내부 통제를 제대로 하면서 책임성을 가지는 게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개인정보보호책임자(CPO)가 내부 통제를 강화할 수 있는 방안들도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권세화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실장은 "한국에서 개인정보 이슈가 떠오른 지 얼마 되지 않았고, 개인정보 전공도 없고 인력도 항상 부족하며 전문가가 적다"라며 "제재, 과징금 등을 매기는 과정에서 현실성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라고 제언했다.

심현리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