쫓겨난 튀르키예 제1야당 대표, 사퇴 후 신당 창당…야권 분열 격화

이정환 기자 2026. 7. 22.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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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도안 정적' 前 대표 "집권당 연단에 설 것"…튀르키예 야권 '지각변동' 예고
외즈귀르 외젤 공화인민당(CHP) 대표가 2026년 5월 22일 앙카라의 당 본부에서 열린 2023년 11월 CHP 전당대회 매표 의혹 규탄 시위 도중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05.22. ⓒ AFP=뉴스1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두 달 전 법원 결정으로 튀르키예의 제1야당 공화인민당(CHP) 대표직을 잃은 외즈귀르 외젤이 21일(현지시간) 대표직에서 사퇴해 신당을 창당하겠다고 밝혔다.

로이터·AFP통신, 튀르키예 휘리예트 등에 따르면 이날 CHP 주간 의원총회 연단에 선 외젤은 80여 명의 CHP 의원들에게 "모든 끝은 하나의 시작이다. 이 연단에 때가 된 작별의 슬픔을 안고 올라섰다"고 말했다.

외젤은 "무스타파 케말 아타튀르크가 이 정당의 창립자이자 그의 유산임을 잘 알고 있다"며 "우리는 건물은 떠났지만, 그 유산을 가슴에 안고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외젤은 "내일 그 첫걸음을 내디딘다. 현역 의원들과 함께 신당을 세울 것"이라며 "이것은 분열이 아니라, 튀르키예의 변화를 더욱 강력하게 이어가기 위한 단호한 발걸음"이라고 강조했다.

외젤은 그러면서 "오늘 CHP 의원총회 연단에 작별을 고하지만 제1야당 연단을 절대 떠나지 않는다. 다만 집권당 연단을 차지할 날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연설 후 한 외젤 지지자는 "드디어 때가 왔다"며 "당내 소모적인 싸움으로 허비할 시간이 없다"고 로이터통신에 전했다. 외젤의 신당은 '예니 파르티'(새로운 당)라는 이름으로 창당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CHP는 현대 튀르키예 공화국의 국부 무스타파 케말 아타튀르크가 103년 전 창당한 세속주의 성향 야당이다. 최근에는 당내 파벌 투쟁으로 극심한 내홍을 겪어 왔다.

지난 5월 앙카라 법원은 외젤이 당대표로 당선된 지난 2023년 CHP 전당대회에서 매표 등 부정행위 의혹이 제기되자, 전당대회 결과를 무효화하고 전임자 케말 클르츠다오을루의 복귀를 명령하는 판결을 내렸다.

외젤은 2024년 3월 지방선거에서 CHP를 이끌며 에르도안 대통령의 집권 정의개발당(AKP)을 상대로 대승을 거뒀다. 지난해에는 에크렘 이마모을루 이스탄불 전 시장 체포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를 조직하는 등 클르츠다오을루에 비해 정치적 영향력이 높은 인물로 평가받았다.

판결 이후 튀르키예 경찰은 CHP 청사에 진입해 당 지도부를 퇴거시키기도 했다. 외젤 측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정부가 사법부에 개입해 정치적 경쟁자를 제거한다고 반발했다.

외젤의 이번 신당 창당 결정으로 튀르키예 야권엔 거센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CHP는 의회에서 277석을 보유한 AKP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의석(135석)을 보유하고 있다.

튀르키예 T24에 따르면 CHP 소속 윅셀 타슈킨 의원은 외젤이 추진 중인 신당에 현재까지 현역 국회의원 94명이 합류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이들 의원이 신당으로 이동할 경우 CHP의 의석수는 41석으로 급감하게 된다.

로이터통신은 신당 창당이 야권 진영을 분열시켜 에르도안 대통령과 AKP에 반사이익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보도했다.

여론조사기관 '게지치'의 대표 무랏 게지치는 "신당이 매우 강력한 사회적 호응을 끌어내 야권의 핵심 중심축으로 변모할 수 있을 때만 이러한 구도가 바뀔 수 있다"면서도 "중·단기적으로는 에르도안 대통령과 AKP에 유리하게 작용한다"고 로이터통신에 전했다.

jwl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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