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OMPASS] 현대차, 186조 벌어도 주가는 제자리…원인은 비효율적 자본배치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고려아연·KT 등 본업과 무관한 지분 매각해야”
정의선 회장,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 확대…공정거래법 위반 논란 지속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자동차의 연결 매출액은 186조2545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1분기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3.5% 증가한 45조9389억원으로 나타났다. 국내 증권사들의 컨센서스에 따르면 올해 매출액은 약 193조원으로 상승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현대차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19.5% 감소한 11조4679억원에 그쳤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30.8% 급감한 2조5147억원이다. 올해 전체 영업이익은 작년과 유사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수익성 정체가 우려된다.
현대차 입장에서도 답답한 부분이 있다. 미국 관세 여파가 실적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24년부터 전동화 전환과 글로벌 시장 점유율 유지를 위한 인센티브 부담도 지속 증가했다. 게다가 환율 변동에 따른 비용 또한 영업이익을 압박하고 있다.
현대차의 수익성 하락은 대내외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 할 수 있다. 이중 대외 요인은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다. 따라서 현대차는 내부적으로 할 수 있는 수단과 방법을 모두 강구해야 한다.
지속 하락하는 ROIC…비효율적 자본배치 개선해야
지난 21일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논평을 통해 현대차 저평가 개선을 위한 방안을 제시했다. 가장 큰 구조적 문제는 대규모 자금이 본업인 모빌리티 경쟁력이 아닌 비핵심 자산에 묶여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현대차는 글로벌 비즈니스 센터(GBC) 부지 매입에만 10조5000억원 가량을 투입했다. 공사비와 공공기여금을 포함하면 총 20조원 이상이 소요될 전망이다. 이는 현대차 자기자본 대비 10% 수준이다. 이에 대해 거버넌스포럼은 ‘마천루의 저주’에 비유했다.
이뿐만 아니라 본업과 무관한 고려아연(약 1조원, HMG Global LLC 보유), KT(약 7000억원) 지분 보유도 지적했다. 해당 자산을 즉시 매각 및 현금화해 주주환원에 사용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현대차의 자본배치가 시급한 이유는 각종 지표에서도 드러난다. 한국금융신문이 자체 구축한 인공지능(AI) 데이터 플랫폼 ‘더 컴퍼스(THE COMPASS)’에 따르면 현대차 ROE는 지난 2023년 12.93%에서 지난해 8.18%로 낮아졌다. 올해 1분기 실적 기반 연환산 기준으로는 7.81% 수준에 불과하다.

통상 ROIC는 ROE보다 높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산식 기준 ROIC의 분모(투하자본)는 ROE의 분모(총자본)보다 그 규모가 작기 때문이다. 분자 또한 ROIC가 ROE보다 높다.
한국금융신문은 ROIC 분모인 투하자본(IC)을 구할 때, 현금및현금성자산만 차감한다. 각종 투자자산 또한 영업이익 창출에 대한 기회비용으로 보기 때문이다. 따라서 본업이 아닌 비영업자산이 많은 기업은 현대차처럼 ROIC가 극도로 낮아진다.
이는 거버넌스포럼이 지적한 부분과 일치한다. 현대차가 영업이익 등 본업을 위한 자금투입과 그에 따른 수익성이 제한적이라는 의미다.
자기자본비용 55% 상회…주주환원 적극 나서야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은 지난 2024년 8월 ‘2024 CEO Investor Day’에서 향후 3년간 총 4조원 규모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밝혔다. 또 소각 시 우선주 디스카운트를 고려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장 부회장은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한편, 거버넌스포럼은 지난 2024년 2월 논평을 통해 자본비용이 높은 우선주 전량을 소각하고 전체 자본비용을 낮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현대차는 올해 1월과 4월에 각각 보통주 3668억원, 우선주 3종류 합산 321억원을 매입했다.
보통주와 우선주 시총이 각각 82조원, 11조원에 달하지만 우선주 매입 비중이 현저히 낮다. 전체 자본비용을 낮추는 효과도 제한적이다.
주주환원 등을 통해 자본비용을 낮춰야 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더 컴퍼스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현대차의 자기자본비용은 무려 55.7%다. 올해 1분기 말 기준으로는 57.3%였으나 주가가 하락하면서 자기자본비용이 낮아졌다.
더 컴퍼스는 자기자본비용을 구할 때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CAPM 모형을 사용하지 않는다. 지표 산출을 위한 기간과 주식 변동성(베타) 등이 상당히 주관적이기 때문이다.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잉여현금흐름(FCF)이 향후 10년간 연평균 몇 % 성장해야 현재 시가총액(시장이 합의한 내재가치로 가정)에 도달하는지 역산하는 방식으로 산출한다.
자기자본비용 ’55.7%’는 순수하게 유기적 성장만으로 달성하기엔 불가능한 수치다. 인수합병(M&A)을 통한 신성장 동력 확보, 주주환원 등을 복합적으로 추진해야 그나마 가능성이 있다.
이토록 높은 자기자본비용에는 보스턴다이내믹스에 대한 기대감도 반영돼 있다. 실제로 올해 현대차 주가 상승분은 대부분 로봇에 기대고 있다. 만약 로봇 부문이 충분한 현금창출력을 보여주지 못하면 현재 주가는 버티기 어렵다는 의미다.

이에 대해 거버넌스포럼은 보스턴다이내믹스 잔여 지분(9.65%)을 기존 보유 지분율이 아닌 현대차가 지배하는 HMG Global LLC가 인수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투자은행(IB)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은 국내서 유일하게 순환출자를 유지하고 있는 그룹”이라며 “정 회장 입장에서는 지배력 확보를 위한 자금이 필요하고 보스턴다이내믹스 성장과 기업공개(IPO)는 현대차그룹의 복잡한 지배구조를 끊을 수 있는 수단 중 하나이기 때문에 연결 지어 보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 회장이 순환출자를 해소하면 그 자체로 현대차 가치제고에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지배력에 집착하는 모습으로 비춰질 수도 있다는 점은 부정적”이라고 덧붙였다.
이성규 한국금융신문 기자 lsk060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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