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도움받아 공부했더니"... 오히려 학습 성적 떨어졌다

신자영 기자 2026. 7. 22.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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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대 연구팀, 대학생 88명 대상 무작위 실험 진행
AI '의존도' 높을수록 객관적 시험 성적↓... 학습 만족도는↑
"생성형 AI, 효율성 높여주지만, 학습 '대체재'가 아닌 '보조재'로 활용돼야"
AI에 많이 의존해 온 학생일수록 문제 해결 그룹에서 오히려 실제 시험 성적이 떨어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출처: Gemini 생성

챗GPT와 같은 생성형 인공지능(AI)을 언제 활용하느냐에 따라 학습 효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성균관대 인공지능융합학과 연구팀은 교육 현장에서 생성형 AI를 활용했을 때 나타나는 위험 상황을 실험을 통해 알아냈다. 문제를 푸는 단계에서 AI를 활용한 학습자는 가장 높은 시험 성적을 보였지만, AI에 지나치게 의존할수록 실제 성적은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최근 학생들이 필수 학업 도구로 사용하는 생성형 AI가 실제 학습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과학적으로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연구팀은 대학생 88명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국내 고등학교 수준의 학업 성취도 평가 문항을 AI를 활용해 풀어냈다. 연구팀은 학습 과정을 ▲새로운 내용을 읽고 이해하는 단계 ▲내용 이해를 바탕으로 문제를 푸는 단계 ▲푼 문제를 점검하는 단계 등 세 단계로 구분했다. 이후 연구팀은 각각 단계에서 참가자들에게 생성형 AI 모델인 GPT-4o를 사용하도록 했다.

그 결과,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AI를 활용한 그룹은 학습 내용을 이해하는 단계에서 AI를 사용한 그룹보다 본시험 점수가 더 높았다. 이는 AI가 문제 해결 과정에서 사고하는 뇌의 과정을 줄여주고, 되레 보조하는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이는 실제 학습 성과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가능성을 보여준다.

하지만 생성형 AI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반전 결과가 나타났다. 평소 AI에 많이 의존해 온 학생일수록 문제 해결 단계에서 AI 의존도가 높을수록 시험 성적은 오히려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인공지능이 주는 답변을 비판 없이 그대로 받아 적으면서, 스스로 깊이 고민하고 지식을 자기 것으로 만드는 필수적인 과정을 건너뛰었기 때문이다.

반면, AI에 의존도가 높은 학생들은 실제 성적이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학습이 잘 됐다고 느끼거나 학습 만족도를 더 높게 평가했다. 복습 단계에서 AI를 사용한 그룹에서도 AI 의존도가 높을수록 학습 만족도와 스스로 느끼는 학습 효과는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잘 배웠다고 느끼는 것'과 '실제로 잘 배우는 것'이 반드시 일치하지 않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마치 내비게이션을 계속 이용하면 목적지에는 쉽게 도착하지만, 정작 길은 잘 기억하지 못하는 것과 비슷한 현상이다. 인공지능이 복잡한 내용을 보기 좋게 정리해 주고 친절하게 답변을 제공하다 보니, 학생들이 마치 자신이 모든 내용을 완벽히 이해한 것 같은 일종의 '학습 착각'을 유발할 수 있다는 의미다. 연구팀은 "생성형 AI는 효율성을 높여주는 도구지만, 의존할수록 주도적인 질문 능력과 비판적 사고 능력을 무너뜨릴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를 이끈 이창준 교수는 "생성형 AI를 단순히 답을 알려주는 학습의 '대체재'로 사용하기보다, 스스로 생각한 뒤 부족한 부분을 확인하거나 피드백을 받는 '보조재'로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Stage-specific generative AI use and dependency in learning: associations with test performance, perceived learning, and learning satisfaction: 학습 단계별 생성형 AI 활용 및 의존도: 시험 성적, 인지된 학습, 학습 만족도와의 연관성)는 2026년 6월 30일 글로벌 학술 출판사 테일러 앤 프랜시스(Taylor & Francis)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인터랙티브 러닝 환경(Interactive Learning Environments·ILE)' 온라인에 게재됐다.

신자영 기자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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