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자금은쌈짓돈]⑤유령간담회 비용...실체는 당직자들 밥값
더불어민주당 17개 시도당 가운데 가장 많은 당원 수와 지역구를 차지하고 있는 경기도당의 회계부정 의혹을 집중보도한다. <편집자주>
더불어민주당 경기도당이 당직자들의 일상적인 식대를 당비로 결제하면서 선거관리위원회에는 각종 위원회의 간담회 비용이라고 허위신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뿐만 아니라 열리지도 않은 간담회를 열었다고 비용을 신고하거나 지역 간담회를 열었다고 하면서 서울 여의도 등에서 결제하는 등 유령 간담회로 의심되는 사례가 다수 발견됐다.
정치자금법 제2조는 정치자금의 사적 사용을 금하고 있고 제40조에서는 회계보고서의 허위기재를 금지하고 있는데 이를 정면으로 위반한 것이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경기도당의 경우 지난해 한 해에만 각종 간담회 비용으로 1억 2천만 원이 넘는 돈을 사용해 같은 당 서울시당이나 국민의힘 서울시당, 경기도당에 비해서도 월등히 많은 당비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스타파 취재진은 지난 6월, 경기도 수원시에 있는 더불어민주당 경기도당 사무실 근처의 한 김밥집에서 더불어민주당 당직자들이 사용하는 장부를 발견했다. 이 장부는 경기도당 당직자들이 이용하면서 금액을 적어놓고 나중에 한꺼번에 결제하는 이른바 ‘식대 장부’였다. 이 장부 한쪽 면에는 경기도당 총무담당 부장의 민주당 명함이 붙어 있었다.

경기도당이 경기도선관위에 제출한 회계보고서를 보니 2024년과 2025년 이 식당에서 주기적으로 정기적인 결제가 이뤄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내역은 모두 각종 위원회 간담회 비용으로 기록돼 있었다..
근처에 있는 프랜차이즈 빵집에서도 더불어민주당이란 제목이 붙어 있는 장부를 발견했다. 여기엔 지난 1월부터 이 빵집을 이용한 경기도당 당직자들의 이름과 금액이 빼곡히 적혀 있었다. 심지어 취재진이 방문한 날, 장부에 이름을 적고 먹을 것을 사가지고 나오는 도당 직원을 현장에서 마주치기도 했다.

이곳 역시 한 달여 간격으로 주기적인 결제가 이뤄지고 있었는데 지난 2024년과 2025년 모두 합해 577만 원이 선관위에 신고가 돼 있었고 대부분 각종 위원회의 간담회 비용이라는 명목으로 결제가 이뤄져 있었다.
경기도당에서 일했던 전 당직자가 직원들이 자주 가는 밥집이었다고 지목한 또 다른 J식당의 경우 2024년 1천2백만 원, 2025년 천만 원이 결제된 것으로 선관위에 신고가 돼 있었는데 역시 지출내역은 직원 식대가 아닌 각종 위원회 간담회 비용으로 기록돼 있었다.
결제금액이 88만 원, 124만 원 등으로 큰 경우도 많아서 당직자 10여 명의 식사비용으로는 금액이 클 뿐 아니라, 실제 간담회 식사 비용이라고 하더라도 통상적인 식사 수준을 넘어서는 것이어서 기부행위 금지 위반 가능성이 높다.
이에 대해 경기도당 담당자는 “식사 때가 되었을 때 당직자들이 간담회에 참석하신 분들과 함께 식당에 가서 같이 식사를 하고, 나중에 한꺼번에 간담회 명목으로 처리를 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식대를 결제한 것으로 선관위에 신고돼 있는 한 위원회의 위원장에게 식당 이용 여부를 묻자 “식대 지원이 안된다고 해서 간담회 후에 식사를 한 적이 거의 없다”면서 “별도 다과 지원도 없어 도당 사무실에서 각자 커피를 타먹곤 했다”고 취재진에게 털어놓았다.
경기도당에서 일했던 전 당직자도 “당직자들이 일정을 공유해서 확인할 수가 있는데 개최하지 않은 간담회를 개최한 것처럼 해놓고 직원 식대를 결제한 경우가 많았다”면서 “총무 쪽 담당자로부터 급여도 적은 데 이 정도는 해줘도 되는 것 아니냐는 말을 들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엉뚱한 장소에서 간담회 식사를 했다고 신고하는 경우도 많았다.
경기도당 인사위원회의 경우 보통 수원시 도당 사무실에서 열리는데 2025년 3월 6일의 경우 간담회와 차담회를 각각 여의도와 신촌에서 열었다면서 비용을 신고했는가 하면, 지난해 11월에는 경기도당 서부권 사무국장 간담회와 동부권 사무국장 간담회를 각각 서울 여의도의 중식집과 한우고깃집에서 열었다며 수십만 원씩 비용을 신고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경기도 부천 사무국장 간담회를 성남 판교 식당에서 청구하고, 화성시 사무국장 간담회 비용을 분당에서 청구하는 등 사적 사용이 의심되는 사례도 다수 발견됐다.
또 설 연휴기간이었던 지난해 1월 27일 민생실천위원회 간담회를 열었다며 한우고깃집에서 33만 원을 결제하는 등 연휴기간이나 주말, 휴일에 간담회를 열었다고 식대를 신고한 경우도 24년과 25년 사이에 수십 건이나 눈에 띄었다. 역시 사적 사용이 의심되는 사례다.

민주당 경기도당이 지난해 한 해 동안 선관위에 신고한 간담회 지출 내역은 총 323회로 금액은 총 1억 2천만 원이 넘는다. 이는 같은 기간 민주당 서울시당 7천2백만 원, 국민의힘 서울시당 5천2백만 원, 국민의힘 경기도당 1천7백만 원과 비교할 때 월등히 많은 금액이다. 이들 시도당의 지난해 당비 지출 규모가 50억 원 대에서 70억 원 대로 큰 차이가 나지 않는 것을 감안하면 민주당 경기도당의 간담회 비용이 유독 많다고 볼 수밖에 없다.

민주당 경기도당 직원들은 식대 20만 원을 매달 급여 항목으로 받는다. 식대 20만 원에는 비과세 혜택이 주어진다. 출장 식대나 야근 식대, 당무 지원 차원에서 필요한 식대는 정치자금(당비)에서 지출이 가능하지만 정치활동과 관련 없는 일상적인 밥값을 당비로 결제했다면 정치자금이 엄격히 금지하고 있는 사적 사용에 해당한다. 게다가 경기도당은 이런 식대를 열리지도 않은 유령간담회의 비용으로 둔갑시켜 선관위에 신고하기까지 했다.
하승수 변호사(세금도둑잡아라 대표)는 “국고보조금뿐만 아니라 정당의 주된 수입원인 당비 역시 10만 원까지 전액 세액공제되는 혜택이 주어지는 공적인 자금이기 때문에 엄격하게 관리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민주당 경기도당 당비 납부자들 가운데는 1인당 천 원, 5천 원 등 한 번에 소액을 내는 사람들도 많다. 이들로부터 십시일반 모은 당비가 당직자들의 밥값으로 얼마나 많이 이중 지급된 것인지, 혹시 접대비나 회식비 같은 엉뚱한 용도로 전용된 것은 아닌지, 철저한 규명이 필요하다.
뉴스타파 최기훈 bluemango@newstap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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