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혼 이모'에 '역대급 출산율'까지…함박웃음 짓는 키즈 패션[비즈니스포커스]

‘요즘 가장 큰 재산은 결혼 안 한 이모와 고모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반응을 얻는 글이다. 조카에 대한 애정이 소비로 이어진다는 뜻이다. 아이 한 명을 위해 부모뿐만 아니라 조부모, 삼촌, 이모(고모) 등 10명의 어른이 지갑을 연다는 ‘텐포켓 트렌드’와도 맞닿아 있다.
여기에 출산율도 반등했다. 역사상 마지막으로 연간 70만 명 이상이 태어난 1990년대 초반생이 출산 연령으로 접어든 결과다. 2023년 합계출산율(가임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출생아 수)은 0.72명으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지만 1990년생의 혼인이 늘어나며 올해 1분기 합계출산율은 0.95명까지 회복했다.
이 같은 흐름에 키즈 패션 시장이 커지고 있다. 키즈 관련 매출은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다. 패션업계는 키즈 라인을 강화하며 적극적으로 신규 고객을 유치하고 있다.
◆ ‘역대급 출산율’에 ‘미혼 이모’까지 더해진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1분기 출생아는 7만5013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9651명(14.8%) 증가했다. 1분기 기준으로 2019년(8만3030명)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데이터처는 출생아 수 증가 원인으로 최근 2년간 증가한 혼인, 30대 여성 인구 증가 등을 꼽았다. 1991~95년생(만 31~35세)은 한해 출생아 수가 70만 명을 넘긴 마지막 세대다. 혼인과 출생이 가능한 모집단 규모가 커진 점이 출산율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동시에 30대 이상의 미혼 인구 수도 늘어나고 있다. 30~34세 남자의 미혼율은 74.7%, 여자의 미혼율은 58.0%로 2000년(28.1%, 10.7%) 대비 각각 46.6%p, 47.3%p 늘었다. 25~29세 남자의 미혼율은 95.0%, 여자는 89.2%로 동기간(71.0%, 40.1%) 대비 24.0%p, 49.1%p 각각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 거주 40~59세 중년 인구 274만 명 중 56만 명(20.5%)은 미혼으로 집계됐다. 5명 가운데 1명꼴이다. 여성보다는 남성의 미혼 비율이 높았고 미혼 중년 중 1인 가구는 80.5%로 10여 년 전보다 19%p가량 늘었다.

◆ 키즈 패션 시장, 앞으로 더 커진다
이 과정에서 키즈 패션 시장이 해마다 커지고 있다. 출산율 반등에 더해 조카를 가진 미혼 인구가 새로운 소비층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이들은 양육 부담이 없는 만큼 주변 유아동을 위한 지출에 적극적이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섬산연) 패션소비 실태조사에 따르면 유아동복 시장은 2조323억원(2025년 3월~2026년 2월 구매액 기준)으로 전년 대비 9.1% 증가했다. 섬산연은 “감소세가 우세한 복종들 가운데 뚜렷하게 성장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출생아 수가 지속 감소하는 가운데 유아동복 시장이 오히려 성장한 것은 이례적”이라며 “구매 세대가 부모를 넘어 확장되고 있다. 자녀 한 명에게 다수 성인이 함께 지출하는 양상이 확산되면서 아동 1인당 투입 구매력이 커지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덧붙였다.
업계 수치도 같은 흐름을 보인다. 백화점 3사의 올해 상반기 키즈 카테고리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늘었다. 회사별로는 △신세계백화점 21.9% △롯데백화점 25% △현대백화점 25.3%(유아) 등이다.
그중에서도 가격대가 높은 카테고리가 크게 성장했다. 롯데백화점의 상반기 프리미엄 유아용품(유아차 등)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5% 증가했으며 현대백화점 아동 명품 매출은 50.2% 뛰었다.
백화점은 매출이 증가하자 키즈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신세계는 강남점과 센텀시티점에 4대 럭셔리 키즈(몽클레르 앙팡, 버버리 칠드런, 베이비 디올, 펜디 키즈) 브랜드를 모두 입점시켰다. 아동·신생아를 아우르는 키즈 장르 콘텐츠 강화에도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김해점 나이키키즈메가샵, 뉴발란스키즈 메가샵, 타임스퀘어점 뉴발란스키즈 메가샵 등 중소형 점포 인기 브랜드 보강 및 메가샵 유치를 통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롯데 역시 키즈 마케팅 고도화를 통해 미래 고객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어린 시절 형성된 브랜드 경험이 향후 충성 고객으로 이어지는 것은 물론 가족 단위 방문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집객 효과도 크다는 판단에서다. 롯데는 재작년부터 신규 키즈관 브랜드 ‘킨더유니버스’를 도입해 키즈관과 다양한 키즈 마케팅에 적용하고 있다. 또 롯데백화점 창원점은 지난 4월 4층 키즈관 리뉴얼을 마쳤으며 전주점 역시 5월 키즈관을 리뉴얼 오픈했다.
팝업 경쟁력이 높은 현대는 키즈 사업에도 같은 전략을 적용했다. 점포별로 다양한 유아동 브랜드 팝업스토어를 선보이며 키링, 인형, 스티커 등 다양한 굿즈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아동 브랜드 라인업도 강화했다. 올해 충청점에는 키즈 패션 브랜드 ‘마리떼 키즈’와 키즈 리빙 편집숍 ‘리틀아카이브’가 입점했으며 지난해 더현대 대구에는 업계 최초로 프리미엄 아동 편집숍 ‘클리클로’를 선보였다.
키즈 브랜드를 다수 보유한 이랜드월드 수치도 올랐다. 올 상반기 스파오키즈의 데님 하의 카테고리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5% 증가했다. 콜라보 의류 카테고리는 64% 늘었다. 뉴발란스키즈 역시 바람막이 카테고리 매출이 전년 대비 3배 늘었다. 이랜드월드 관계자는 “단순히 ‘아이용 옷’을 추가하는 것을 넘어 가족 단위의 소비자들이 다 함께 만족할 수 있도록 성인복 브랜드의 콘텐츠나 인프라 등을 활용한 다양한 전략을 아동복 브랜드에도 입혀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온라인 플랫폼도 마찬가지다. W컨셉 키즈 카테고리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0% 성장했다. 세부적으로는 장난감, 출산용품 등 키즈용품이 950% 급증했고 △신발 85% △신생아용품(베이비) 40% △의류 37% 순으로 증가했다.
키즈 선물하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5% 신장했다. 선물하기 역시 키즈용품이 440%로 가장 크게 성장했다. 이외에도 액세서리 100% 신생아용품 45% 등 신장률을 기록했다. W컨셉 관계자는 “최근 결혼 인구 증가, 출산율 반등에 따라 키즈 상품 수요가 지속 증가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29CM의 상반기 키즈 카테고리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173% 급증했다. 같은 기간 키즈 카테고리 첫 구매 고객 수는 70% 늘었으며 키즈 선물하기 거래액도 75% 증가했다.
29CM 관계자는 “2539 여성 고객의 관심사가 패션에서 키즈로 확장되면서 부모뿐 아니라 조카나 지인 자녀를 위해 구매하는 ‘이모·고모’ 고객층의 소비도 늘고 있다”며 “하반기에는 키즈 패션을 넘어 영유아 용품과 라이프스타일까지 브랜드 셀렉션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수진 기자 jinny061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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