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또 뒤쳐지나...제미나이 ‘프로’ 없이 경량 모델 3종만 공개

실리콘밸리/강다은 특파원 2026. 7. 22.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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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미나이 3 프로 후 8개월 째 침묵
“또 뒤쳐지나” 우려
막대한 AI 투자 성과 입증 해야
/로이터 연합뉴스

구글이 21일(현지 시각) 인공지능(AI) 모델 제미나이의 저가형 3종을 공개했다. 하지만 당초 6월 출시가 예고됐던 고성능 플래그십 모델 ‘제미나이 3.5 프로’는 이번 발표에서도 빠졌다. 앤스로픽·오픈AI가 최고 성능 AI 모델을 연이어 내놓고 있는 가운데, 구글만 차세대 고성능 모델 출시가 늦어지면서 막대한 AI 투자에 걸맞은 기술 경쟁력을 입증해야 한다는 압박이 커지고 있다.

21일(현지 시각) 구글은 ‘제미나이 3.6 플래시’, ‘제미나이 3.5 플래시-라이트’, 사이버 보안에 특화한 ‘제미나이 3.5 플래시 사이버’를 공개했다. 모두 최첨단 성능이 필요하지 않은 단순 업무를 저렴하고 효율적으로 처리하기에 적합한 경량 모델이다.

업계가 기대해 온 ‘제미나이 3.5 프로’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프로’는 복잡한 추론과 코딩, 수학 등 고난도 작업을 겨냥한 구글의 최고 성능 모델이다. 구글은 지난해 11월 ‘제미나이 3 프로’를 공개하고, 지난달엔 후속 ‘제미나이 3.5 프로’ 출시도 예고했지만, 8개월째 새 프로 모델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코딩 성능이 내부 목표에 미치지 못해 출시가 미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구글은 AI 모델 성능 경쟁에서 오픈AI 등에 뒤처지다가 지난해 제미나이 3 시리즈를 공개하며 재평가받았다. 당시 제미나이 3 프로는 오픈AI가 내부적으로 ‘코드 레드’를 발령할 정도로 위협적인 성능을 보였다. 이에 시장은 “구글이 AI 왕좌를 되찾았다”는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후속 플래그십 모델 출시가 늦어지면서 다시 경쟁사에 뒤처지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AI 업계에서는 1~2개월마다 새로운 모델이나 기능이 쏟아지고 있어, 핵심 모델의 출시 지연이 곧바로 기술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앤스로픽은 최근 ‘미토스 5’와 ‘페이블 5’를 출시했고, 오픈AI도 이달 초 GPT-5.6을 공개했다. 두 회사의 최신 모델은 보안 위험 검토를 위해 미 정부의 요청으로 출시가 늦춰질 정도로 강력한 성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스페이스X의 xAI도 기업용 AI 성능 강화를 위해 커서까지 인수하고 수익원 확보에 몰두 중이다.

특히 코딩과 업무 자동화는 AI 기업들이 수익을 내기 가장 유망한 시장이다. 구글의 차기 프로 모델 출시가 계속 늦어질 경우 기술 경쟁뿐 아니라 기업 고객 확보에서도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구글의 전문 코딩·업무 자동화 시장점유율이 10~15%에 불과한 반면, 오픈AI와 앤스로픽은 각각 약 40%를 차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설상가상으로 중국의 오픈소스 AI 모델들이 낮은 가격을 앞세워 미국 AI 기업의 고객을 빠르게 흡수하고 있다. 최근 공개된 중국의 AI 모델 ‘키미 K3’ 역시 저렴한 비용과 높은 성능을 앞세워 “미국과 중국의 AI 기술 격차가 근소한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이 때문에 구글은 막대한 AI 투자가 이에 걸맞은 기술 경쟁력과 수익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입증해야 하는 상황이다.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은 올해 AI 투자에 따른 자본 지출 전망치를 1800억~1900억달러로 제시했다. 지난해의 약 두 배로, 구글은 100년 만기 회사채까지 발행하는 등 ‘빚투’를 이어가는 중이다.

22일로 예정된 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2분기 실적 발표는 이 같은 대규모 투자가 실제 성과로 이어지는지를 가늠할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미 금융 매체 마켓워치는 “알파벳의 실적은 AI 투자가 성과를 내고 있는지를 보여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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