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m 올리면 해결? 반도체 용수 대책 우려에···광주특별시 '문제없어'
‘유출률’ 73% 적용, 전문가들은 60% 내외로
김광진 댐의장, “용수대책 원점 재검토 필요”
광주시, "수치·방안 차질 없어 용수 공급 가능"

광주 군공항에 들어설 반도체 클러스터 운영을 위한 하루 65만t 규모의 산업용수 확보가 핵심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동복댐 높이를 올리는 증고를 통해 용수 공급을 자신하고 있으나, 일각에서는 현실성에 대한 우려도 일고 있다.
21일 기후부 등에 따르면 2030년 반도체 양산을 목표로 광주 군공항에 조성될 반도체 클러스터에는 하루 65만t 규모의 산업용수가 필요하다. 용수 확보를 위해 기후부는 신규 댐 건설 대신 동복댐·주암댐·장흥댐·보성강댐·나주댐 등 지역 내 수자원을 연계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핵심이 되는 곳은 동복댐이다. 다른 댐들의 경우 미사용되는 용수를 적극 활용하거나 발전 용수 일부를 공업용수로 전환하는 반면, 동복댐의 경우 댐 높이를 15m 높여 물 공급량 자체를 크게 늘리는 방안을 채택했기 때문이다.
현재 동복댐의 유효 저수량은 9천200만t이며 댐 증고시 2억2천만t 수준으로 늘릴 수 있다는 계산이다.
전체 용수 중 차지하는 비율도 동복댐이 가장 높다. 주암댐과 장흥댐은 15만t, 보성강댐과 나주댐이 각각 10만t인 반면, 동복댐은 총 30만t이다. 기존의 여유량 5만t에 댐 증고를 통해 하루 25만t을 추가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전국댐연대를 비롯한 전문가들은 기후부의 방안에 대해 이견을 내고 있다.
기후부는 동복댐의 ‘유출률’을 73%로 발표했으나, 전국 댐 평균 유출률은 61% 수준이다. ‘유출률’은 비가 토양으로 스며들거나 증발하지 않고 댐이나 하천으로 흘러드는 비율로 도심지역일수록 높고, 논밭과 삼림지역일수록 낮아 용수 확보가 어렵다. 전문가들은 담양댐의 유출률이 67%인 만큼 인근의 동복댐의 유출률만 지나치게 높을 수 없다는 주장이다.
구조적으로 지나친 증고가 어렵다는 의견도 인다. 기존의 댐들은 건설 시 이미 유역면적을 최적화해 건설했기 때문에 2~5m 정도 높이는 것이 현실적이라는 설명이다.
증고를 하더라도 충분한 저수량을 확보하지 못할 수도 있다. 이미 동복댐은 2022년 가을부터 2023년 봄까지 가뭄을 겪은 사례가 있다. 농업용수가 농번기에만 집중적으로 쓰이는 반면, 반도체 산단에는 일정 수준의 산업용수가 필요하기 때문에, 동복댐의 불규칙한 저수량은 불안요소가 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동복댐 높이를 무리하게 높이기 보다, 4억5천만t의 저수량을 지닌 주암댐과 연계가 필수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지역내 댐들이 도수터널로 연결돼 있기 때문에, 저수량인 불안정한 동복댐에서 직접 반도체 산단으로 용수를 보내기보다 주암댐을 통해 보내는 것이 안정적이라는 설명이다.
김광진 전국댐연대 공동의장은 “동복댐 증고는 물그릇만 크게 만들어 저절로 물이 차길 바라는 격”이라며 “무리한 댐 증고보다 노후된 급수관을 고쳐 누수를 줄이고, 계획에 포함하지 않은 장성댐과 담양댐의 활용 방안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반도체 클러스터의 성공을 위해서라도 기후부는 용수대책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보다 현실성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측은 기후부의 수치와 용수 확보 방안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동복댐 유역의 유출률 73%은 수년간 축적 데이터를 바탕으로 산출한 실측값이며 하천 효율 역시 뛰어나 전국 평균에 비해 높다는 설명이다.
15m 증고 역시 2~5m 수준의 소규모 용수 보강이 아닌 ‘대규모 구도 구조 보강’ 사업인 만큼 기초 지반 보강, 하부 지지력 강화 등 최신 기술을 동원해 가능하다고 밝혔다.
광주특별시 관계자는 “서남권 반도체산단 용수 공급은 동복댐이라는 단일 수원에만 의존하지 않고 광역 상수도망으로 상호 연계하는 종합 공급망을 계획한 상태”라며 “극한 가뭄에도 광역 연계망을 가동해 생활용수와 산업용수 모두 차질 없이 공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임창균기자 lcg051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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