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470원대로 내려가자 다시 '미장'…SK하이닉스 ADR 8000억 쓸어담은 서학개미

류용환 기자 2026. 7. 22. 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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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주식 순매수 5개월 만에 최대
코스피 조정에 해외투자 다시 확대
SK하이닉스 ADR 닷새간 8000억원 매수
SOXL·KORU도 상위권 해외 레버리지도 예탁금 3000만원
'풍선효과 차단' vs 투자자 반발
[출처=연합뉴스]

코스피 조정과 원·달러 환율 하락이 맞물리면서 미국 증시로 향하는 '서학개미'의 발걸음이 다시 빨라지고 있다. 환율이 1470원대로 내려오며 달러 자산 매수 부담이 줄어든 데다 국내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미국 반도체주와 상장지수펀드(ETF)로 자금이 빠르게 이동하는 모습이다.

21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이달(1~16일 결제 기준)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순매수 결제액은 19억4768만달러(약 2조8700억원)로 집계됐다. 전달(6억3296만달러)보다 3배 이상 늘어난 규모로, 지난 2월 이후 5개월 만에 가장 큰 순매수 기록이다.

올해 초 40억달러를 웃돌던 미국 주식 순매수는 정부의 국내 증시 활성화 정책과 코스피 강세, 1500원을 웃도는 고환율 영향으로 4~5월에는 순매도로 돌아섰다. 그러나 최근 코스피가 6500선까지 밀리고 원·달러 환율도 1470원대로 하락하면서 다시 미국 시장으로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 환율 하락에 미국 투자 부담 완화…AI 반도체로 자금 집중

서학개미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를 3배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인 SOXL이었다.

이달 1~20일 기준 SOXL 순매수 결제액은 18억5260만달러(약 2조7300억원)에 달했다.

이어 지난 10일 나스닥에 상장한 SK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ADR)가 5억4748만달러(약 8073억원)로 2위를 기록했다. 상장 이후 16일까지 불과 닷새 동안 8000억원이 넘는 자금이 몰렸으며, 상장 첫날 순매수액의 3배를 웃도는 규모다.

국내 증시를 3배 추종하는 ETF인 KORU도 2억2125만달러(약 3263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하며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 '검은 다이아몬드' 블랙록도 한국 베팅…AI 투자심리 이어져

이번 자금 이동은 최근 글로벌 자금 흐름과도 맞물린다.
[출처=연합뉴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BlackRock·검은 다이아몬드)은 최근 SK하이닉스 ADR 효과와 AI 반도체 기대감을 반영해 한국 ETF로 역대 최대 규모의 자금을 유입시킨 데 이어, KAI와 에코프로 지분을 각각 5% 이상 확보하며 한국 시장에 대한 비중을 높이고 있다.

시장에서는 해외 기관투자가들의 한국 AI·반도체 투자 확대와 국내 개인투자자의 미국 AI 반도체 투자 확대가 동시에 나타나는 현상으로 해석하고 있다. 특히 SK하이닉스는 국내에서는 본주를, 미국에서는 ADR을 통해 글로벌 AI 투자 수요를 동시에 흡수하는 대표 종목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다.

◆ 해외 레버리지도 예탁금 3000만원…투자자 "불똥 튀었다"

다만 다음 달부터는 해외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투자 문턱도 높아진다.

금융당국은 오는 8월 5일부터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ETN의 기본예탁금을 기존 1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상향한다. 국내 상장 상품뿐 아니라 삼성전자·SK하이닉스, 테슬라, 마이크론 등 해외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에도 동일한 기준이 적용된다.

온라인 투자자 커뮤니티에서는 "국내 규제 불똥이 해외 상품까지 튀었다", "추가 매수도 어려워졌다"는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반면 증권업계는 국내 상품만 규제할 경우 해외 상품으로 투자 수요가 이동하는 '풍선효과'를 막기 위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국내외 상품에 동일한 기준을 적용해야 규제 형평성을 맞출 수 있다"며 "레버리지 투자 위험을 충분히 인식하도록 하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최근 서학개미의 자금 이동이 단순한 해외투자 확대가 아니라 환율 하락에 따른 투자 여건 개선과 AI 반도체 투자 열기, 그리고 SK하이닉스 ADR 흥행이 맞물린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SK하이닉스 ADR이 미국 시장에서 빠르게 거래량과 자금을 끌어모으면서 향후 국내 반도체 투자심리의 중요한 바로미터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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