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속도가 깡패”…인허가 뚫은 단지 몸값 ‘쑥’
![한강 이북에서 바라본 압구정 재건축 단지 전경. [연합뉴스]](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7/22/dt/20260722090612431egaz.png)
서울시 인허가를 통과한 강남권 재건축 대어들의 몸값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장기간 지연됐던 재건축이 본격적으로 속도를 내고 있는 점이 아파트 가격에 즉각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2일 압구정동 공인중개소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이달 13일 압구정 신현대11차 전용면적 183㎡는 105억원에 거래됐다. 이 아파트 같은 평형은 지난 4월까지만 해도 90억원에 거래되기도 했으나 재건축 사업이 진척되면서 가격이 다시 뛴 것이다. 압구정 신현대12차 전용 182㎡도 112억5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썼다.
압구정 신현대 가격이 뛴 것은 이 아파트가 포함된 압구정2구역이 이달 초 서울시 통합심의 절차를 마무리한 것과 관련이 깊다. 압구정2구역은 압구정 재건축 6개 구역을 통틀어 사업 속도가 가장 빠른 곳이다. 지난해 현대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해 올해 3월 도급계약을 체결했다. 현대건설은 이 아파트를 국내 최초 ‘로봇 친화형 단지’로 구현하겠다는 구체적인 청사진을 계약서에 담았다.
압구정2구역 재건축은 압구정 신현대 9·11·12차를 허물고 최고 66층, 2381가구 규모의 공동주택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총 공사비는 2조7500억원으로 계획됐다.
재건축 사업 속도 차이는 압구정 재건축 구역 간 가격 역전도 만들어내고 있다. 압구정 재건축 단지 가운데 입지와 규모 면에서 가장 우수하다고 평가받는 곳은 압구정3구역이지만, 최근에는 압구정2구역 매물이 더 높은 가격에 거래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압구정동 H공인 관계자는 “압구정에선 3구역이 규모가 가장 크고 압구정 초·중·고가 몰려 있어 선호도가 높다고 평가받는 곳”이라며 “그러나 2구역은 재건축 속도가 빠르고, 3구역은 재건축 완료까지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는 인식이 가격에도 일부 반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도 이달 1일 재건축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뒤 가격이 뛰고 있다. 사업시행인가는 정비사업 핵심 인허가 단계로, 이후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받으면 이주·철거 절차를 시작할 수 있다.
특히 잠실주공5단지는 25년 전 선정한 삼성물산·GS건설·IPARK현대산업개발의 시공사 지위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하면서 재건축 속도를 더 낸다는 방침이다. 내년 말 이주·철거를 시작해 2028년 착공을 계획하고 있다.
이런 영향에 잠실주공5단지는 준공 40년이 넘은 구축 아파트임에도 올해 1월 준공된 잠실르엘 가격을 이미 넘어섰다. 잠실주공5단지 전용 76㎡는 이달 40억5700만원에 거래됐다. 비슷한 크기인 잠실르엘 전용 74㎡는 40억원 이하에 거래되고 있다.
부동산 신탁업계 관계자는 “서울 다른 재건축 단지에서도 핵심 인허가를 통과하면 가격이 오르는 경향이 있는데, 압구정과 잠실은 재건축 지연 기간이 길어 가격 반응이 더 크게 나타나는 것 같다”며 “특히 매물을 내놓으려는 소유주가 많지 않아 가격 상승세가 더 가팔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박순원 기자 ss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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