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대토론회 핵심 쟁점]<세제>①‘보유세 자산가액 전환’ 패러다임 시프트…취득ㆍ양도세 묶이면 효과 ‘제한적’

임성엽 2026. 7. 22.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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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토론회 앞두고 ‘보유세 가액 전환’ 관측…시장은 “규제 체인 전반 혁파해야”

대토론회 앞두고 ‘보유세 가액 전환’ 관측…시장은 “규제 체인 전반 혁파해야”

[대한경제=임성엽 기자]정부가 종합부동산세 등 부동산 과세의 축을 주택 수에서 자산가액 중심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며, 세제 개편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수십 년간 시장 왜곡을 야기한 규제의 틀을 깨는 전향적인 전환을 시작한 만큼, 보유세라는 단편적인 조정을 넘어 부동산 세제 전반의 체질 개선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취득세와 양도세 중과라는 본질적인 ‘다주택자 대못 규제’를 그대로 둔 채 보유세만 수정하는 기조는 부동산 시장 정상화와 관련해선 실효성을 거둘 수 없기 때문이다.

21일 관가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16일 재정경제부 주재로 열린 세제정책 대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은 주택 수 기준 과세의 모순을 지적하며 자산가액 전환에 동의했다. 공시가격 15억 원짜리 1주택자(종부세 약 90만 원)와 공시가격 합산 15억 원인 2주택자(192만 원)의 세금이 2배 이상 차이 나는 구조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취지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과 남기업 토지+자유연구소 소장 등은 “동일한 공시가격 합계액이라도 주택 수에 따라 세액이 달라지는 구조는 불합리하다”며 공시가격 크기에 따른 부과가 적합하다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이 같은 보유세제의 상징적 개편은 보유세를 넘어 다주택자를 둘러싼 세제 전반을 함께 고쳐야만 실질적인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유세만으로는 서울과 지방 간 극심화된 부동산 양극화 현상을 해소하기엔 부족하다는 분석이다. 부동산을 취득하고, 보유하고, 처분하는 ‘전 과정의 규제 체인’이 한 번에 풀리지 않으면 시장은 작동하지 않기 때문이다.

부동산 시장 전문가들은 현재 지방 부동산 시장의 핵심 문제가 공급 부족이 아닌 ‘수요 멸절’과 ‘거래 절벽’에 있다고 진단한다. 지방 현지 주민들이 새 아파트로 이주하고 싶어도 기존에 살던 주택(구축)이 팔리지 않는 부동산 ‘동맥경화’ 현상에 직면해 있기 때문이다.

지난 16일 열린 부동산 세제 국민 의견 경청 토론회 모습. 연합

이 상황을 해결하려면 결국 여유 자금이 있는 외지 다주택자들이 지방의 매물을 받아주는 ‘인위적인 수요 유입(손바뀜)’이 일어나야 하지만, 현행 다주택자 규제 일변도 상황에선 진입 자체가 불가능하다.

김학렬 스마트튜브 조사연구소 대표는 “지금 지방 문제는 인위적으로 수요를 넣어줘야 해결 할 수 있다”며 “하지만 지금은 지방에 집을 한 채 갖고 있든 서울에 갖고 있든 추가로 사면 다주택자가 되기 때문에 지방 사람들이나 서울 자산가들이나 아무도 지방 구축을 사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특히 정부 세제가 불러온 '똘똘한 한 채' 쏠림은 서울 부동산 시장의 가격 불안과 거래 혼란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조정흔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토지주택위원장은 토론회에서 “한 채만 가져라, 거기에 살라고 하는 정부 정책기조로 오히려 강남, 한강벨트를 중심으로 특정 지역 아파트 가격이 더 올랐다”며 “이런 정책기조로 돈 많은 분들, 지방에 계신 분들도 서울에 있는 아파트를 사는 우스운 일이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진창하 한양대 ERICA 경제학부 교수도 “3주택 이상이면서 공시가격이 12억 원 이상이면 중과세를 하는데, 이를 1주택자 기준으로 역산하면 주택가액이 무려 29억 원 언저리가 나온다”며 “지방 서민 주택 여러 채를 합친 12억 원과 강남 초고가 주택 1채의 29억 원을 동일 선상에서 규제하는 것이 맞느냐”고 지적했다.

이 같은 전문가들의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정부 세제 개편 효과는 실효성이 없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정부가 시장 전반을 뜯어고치는 과감한 이행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보유세 손질만 시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방 주택을 추가로 취득할 때 최고 8~12%의 징벌적 취득세 폭탄을 맞고, 추후 매도할 때 최고 20~30%p 중과된 양도세를 내야 하는 상황에서, 1년에 몇십만 원 줄어들 종부세 혜택을 보겠다고 지방 부동산을 살 투자자는 없다. 결국 자산가들은 여전히 안전 자산인 서울 강남권의 ‘똘똘한 한 채’에만 매달릴 수밖에 없고 자산 양극화는 심화될 전망이다.

김 대표는 “지방 시장이 돌게 하려면 다주택자들이 들어올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정부나 토론회에서는 이 얘기(취득세·양도세)를 아무도 안 하고 있다”며 “보유세가 중요한 게 아니라 취득세와 양도세를 다 포함해서 한 번에 풀어야 한다. 보유세 문제만 건드리고 끝나게 되면 실효성이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이어 “지방 수요를 유입시키려면 ‘앞으로 다시는 지방을 규제로 묶지 않겠다’는 확실한 시그널을 줘야 하는데 정부는 그렇게 안 할 것 같다”며 “이분(정책 담당자)들은 통상적으로 지방이든 서울이든 주택을 여러 채 사면 다 투기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임성엽 기자 starlea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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