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17억 근저당’ 집 매각 논란에… 청와대 “사적인연 주장 사실무근, 근저당 설정 투명하게 진행”
“근저당을 통한 우회증여도 가능한 건가요.”
지난 20일 이재명 대통령 부부의 경기 성남시 분당구 양지마을 아파트 매매 과정에서 ‘매도인 금융(셀러 파이낸싱)’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 후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에는 이 같은 질문이 잇따랐다. 매도인이 잔금 일부를 빌려주고 근저당권을 설정하는 거래 자체가 법적으로 문제될 건 없지만 일반적인 거래 방식은 아니다. 21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매도인 금융은 매수자가 잔금을 모두 마련하지 못했을 때 매도인이 일정 기간 자금을 빌려주고 근저당권을 설정해 담보를 확보하는 것이다. 금융기관이 아닌 개인 간 금전거래라는 점을 제외하면 은행 담보대출과 구조는 유사하다.

재개발 사업이 활발한 동작구 노량진동 한강현대1차 아파트 인근 C공인중개업소 관계자도 비슷한 반응이었다. 노량진 일대는 다수의 재개발 구역이 사업시행인가와 관리처분인가 단계에 들어서면서 조합원 지위와 이주비 대출 시점이 중요한 사업장이 적지 않다. C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재개발 사업장에서 이주비 대출 시점이 임박했거나 조합원 지위 확보를 위해 소유권을 먼저 이전해야 하는 경우 근저당을 설정하고 잔금을 나중에 지급하는 거래가 간혹 있다”면서도 “일반적인 매매 방식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는 이 대통령 사례는 매도인 금융 자체보다 재건축 사업 일정을 주목해야 한다고 봤다. 부동산 분석 플랫폼의 한 관계자는 “이번 사례의 핵심은 매도인 금융이 아니라 재건축 조합원 지위 양도 시한”이라며 “시한에 쫓기는 상황에서 매도인과 매수인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나온 거래 구조”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매도인 금융은 새로운 거래 방식이 아니라 과거에도 강남권 고가주택이나 재건축 사업장에서 활용된 사례가 있었다”며 “주택 가격이 높아질수록 이런 거래가 나타날 수 있지만 모든 거래에서 가능한 것은 아니며 매도인과 매수인의 조건이 맞아야 성사된다”고 덧붙였다.
김예림 법무법인 심목 대표변호사도 ‘예외적인 거래’라고 했다. 김 변호사는 “매도인 금융 거래 자체가 위법하다고 보기 어렵다”면서도 “일반적인 부동산 거래는 소유권 이전과 동시에 잔금을 모두 지급하는 것이 원칙인 만큼 예외적으로 활용되는 거래 방식”이라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그 이유로 “매수인이 잔금을 지급하지 못하면 매도인은 근저당권을 실행해 경매 절차로 채권을 회수해야 한다”며 “회수까지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될 수 있어 일반적인 부동산 거래보다 매도인의 부담이 큰 구조”라고 했다.
매도인 금융을 두고 금융 규제의 사각지대라는 지적도 나온다. 매도인 금융은 금융기관 대출이 아니어서 주택담보대출 한도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 금융권 대출 규제를 직접 적용받지 않아서다. 매수자는 당장 필요한 현금 마련 부담을 덜 수 있고, 매도인은 신속히 집을 팔면서도 근저당권으로 채권을 담보할 수 있다. 처음부터 ‘잔금은 나중에 받고 근저당을 잡는 방식’으로 거래했다면 대출 규제를 피해 간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될 수도 있다.
분당구청은 근저당권 설정 자체를 제한하는 규정은 없으며 자금조달계획서와 이에 부합하는 증빙서류가 제출되면 토지거래허가와 부동산거래 신고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이 대통령 부부가 자택을 29억원에 매각하며 17억7000만원의 채권 최고액 근저당권을 설정한 데 대해 “매수인과 사적 인연이나 특수관계가 있다는 주장은 사실무근”이라며 “근저당 설정은 거래 당사자들의 민사상 합의에 따라 투명하게 진행됐다”고 밝혔다. 청와대 대변인실은 이날 오후 언론 공지를 통해 “매매는 통상적 방식으로 부동산을 통해 이뤄졌다. 근저당 설정은 10월 말에 처리될 미지급 잔금에 대한 근저당”이라며 이같이 설명했다. 매수인이 치르지 못한 잔금만큼 근저당을 설정하는 방식으로 매매 계약이 이뤄진 데 대해서는 “매수인의 사정을 배려해 등기 이전을 했다”고 했다. 청와대는 “매도 물건의 재건축 선도지구 지정은 전임 윤석열정부 시절인 2024년 11월이며 당시는 성남시장도 국민의힘 소속이었다”며 “따라서 재건축 지정 특혜 주장은 어불성설”이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자택은 대통령 부부가 28년간 실거주했던 1주택으로 (대통령이) 부동산 시장 정상화의 의지를 보이고자 시세보다도 낮게 재건축으로 기대되는 이익을 포기하고 처분했다”며 “대통령의 사저 처분과 관련해 사실 관계가 어긋난 주장이나 그에 따른 보도에 유의해 주실 것을 당부드린다”고 덧붙였다.
신진영 기자 sj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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