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北 기갑부대 막을 아파치 성능개량사업 무산 위기

양지호 기자 2026. 7. 22.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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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형무장헬기에는 7조원 이상 쓰면서
아파치 개선 8000억원엔 난색

육군 최신 공격헬기 ‘아파치’ 36대의 성능개량사업이 사실상 무산될 위기인 것으로 21일 알려졌다. 아파치는 현존 최강 헬기로 유사시 북한의 기갑 부대와 해상으로 침투하는 고속 상륙정 제압 및 적 종심 침투 작전 등에 활용된다.

지난 5월 28일 경기 포천시 승진과학화훈련장에서 열린 '2026 합동화력훈련'에서 AH-64E 아파치 공격헬기가 기동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국민의힘 한기호 의원실과 방위사업청 등에 따르면 우리 군이 2010년대에 도입한 아파치 36대에 대한 성능개량사업이 최근 사업타당성조사(사타) 재검증 대상으로 선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연내 사타 통과 및 미국 업체와의 계약 체결이 어려워졌다는 것이 군 안팎의 평가다. 군 소식통은 “현 시점에서는 하반기에 사타를 받아도 연내 성능개량사업 계약 체결이 어려울 전망”이라며 “추후 성능개량 계약을 다시 할 경우 현재보다 예산이 더 필요할 상황”이라고 했다.

군 당국은 8000억원 규모의 성능개량사업을 통해 아파치의 핵심 장비인 롱보우레이더를 추가 도입하고 사격통제체계를 최신화하려고 하고 있다.

육군은 아파치 개량 사업을 최우선으로 추진해왔지만 지난해부터 3차례 연속 사타에서 제외됐다. 아파치 성능개량은 당초 2022년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서 내년인 2027년 완료 목표로 의결됐다. 하지만 비용 증가 등에 따라 지연되더니 성능개량 완료 목표연도가 목전으로 다가왔는데도 진전이 없는 것이다.

지난 5월 28일 경기 포천 소재 승진과학화훈련장에서 열린 '2026 합동화력훈련'에서 아파치 공격헬기가 플레어를 발사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군 당국은 이번 성능개량사업을 통해 핵심 부품인 임무처리장치(MP)를 최신 버전으로 업데이트하고, 롱보우레이더 탑재 아파치도 현재(6대)의 두 배 이상으로 늘려 나간다는 입장이다. 롱보우레이더는 아파치 헬기가 은폐·엄폐 상태로 적을 탐지할 수 있도록 하고, 100개 이상의 표적을 동시 탐지·추적·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우리 군이 도입하려고 한 최신 롱보우레이더는 대(對)드론 기능이 대폭 강화돼 소형 무인기 요격 능력도 크게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드론 전력을 격추할 수 있는 능력이 대폭 강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성능개량 사업은 최근 수년간 아파치 가동률(특정 시점에 임무 수행이 가능한 비율)이 크게 떨어진 가운데 추진되고 있다. 군 소식통에 따르면 통상 36대 가운데 10여 대는 ‘수리 중’이라 운용이 불가능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한기호 의원실은 “아파치 임무처리장치가 노후화해 고장이 잦고, 수리에 최장 9개월이 소요되는 등 가동률 저하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며 “성능개량사업을 통해 임무처리장치를 최신화하면 가동률이 올라갈 수 있다는 것이 군 안팎의 평가”라고 했다.

사업 지연 배경에는 ‘헬기 무용론’이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저가 자폭 드론이 대두한 현대전에서 헬기는 효율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정부는 2024년 아파치 헬기 30~40여 대를 추가 도입하는 안을 사실상 백지화하기도 했다.

하지만 헬기가 드론 요격에 효율적임을 입증하는 사례도 있고, 산악 위주 한국 지형에서는 공격헬기의 경쟁력이 여전하다는 목소리도 크다. 미 육군은 2025년 전투 실험 결과 아파치 헬기가 고성능 레이더와 유도무기 및 및 30㎜ 기관포탄을 통해 가상의 적 드론 14대 중 13대를 성공적으로 요격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에서도 지난해 6월 ‘다윗의 돌팔매’와 ‘아이언빔’이 이란 무인기 요격에 실패한 상황에서 아파치 1대가 2~3분 만에 자폭 드론 6기를 잡아내는 전과를 올리기도 했다.

미국 방산업체 안두릴은 최근 아파치 등과 함께 비행하며 사전에 위험을 제거하는 역할을 하는 소형 드론 ‘썬더’를 공개하기도 했다. 아파치는 감시정찰 능력을 활용해 이동하는 하늘의 지휘소 역할을 하며 드론 편대를 운용하는 개념이다.

군 내부에서는 성능개량에 따라 여전히 활약할 여지가 큰 아파치는 방치하면서, 아파치보다 성능이 떨어지고 검증도 되지 않은 소형무장헬기 ‘미르온’에는 7조원 이상의 예산을 들이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는 목소리도 높다. 미르온은 최근 엔진 조립 문제 등이 발견되며 전량 비행중단 상태에 있다.

한기호 의원은 “북한 기갑전력에 대응해야 할 아파치 성능개량사업을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며 “정부는 아파치 성능개량을 비롯한 공격헬기 전력 보강 사업을 국가 안보 차원 최우선적 과제로 추진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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