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가 무슨 역할 했나”…우원식 해외출장 14회 모두 동행·82억 집행 논란

권순욱 2026. 7. 22. 0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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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 평균 6억원 집행…14차례 출장 전부 부부 동반
국힘, “노태악 전 선관위원장 압수수색 사례 따르라”
정세균·안상수 등 ‘배우자 여비 지원’ 의혹 되풀이
관례냐 횡령이냐…‘공무 수행 입증’이 법적 판단 기준
우원식 국회의장이 제22대 국회 전반기 의장 임기 종료를 하루 앞둔 지난 5월 28일 국회에서 열린 퇴임 기자회견에서 소회를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우원식 전 국회의장이 재임 기간 수행한 14차례의 해외출장에 모두 배우자를 동반하고 총 82억8700만원의 예산을 집행한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다. 1회당 평균 출장비만 약 5억9200만원에 달한다.

국민의힘 등 야권은 배우자의 전회 동행 경위와 구체적인 공적 역할을 명확히 밝히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특히 최근 배우자 동반 해외출장 관련 의혹으로 합동수사본부의 압수수색을 받은 노태악 전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의 사례를 언급하며 수사의 필요성까지 제기하는 상황이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21일 우 전 의장의 부부 동반 출장 내역을 공개하며 “배우자가 도대체 무슨 역할을 했단 말인가”라며 “국회의장이 국민 혈세를 이렇게 낭비해도 되냐”고 비판했다.

이어 주 의원은 “노 전 위원장은 배우자 동반 해외출장으로 합동수사본부 압수수색을 받았다. 업무상 횡령에 해당하기 때문이다”라며 “어쩔 수 없이 배우자의 해외출장 비용을 국고에 반납하겠다고 했지만, 범죄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잘못된 악습이자 범죄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 전 의장의 동반 해외출장도 수사 대상”이라며 “신속한 압수수색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노 전 위원장은 재임 중 3차례 배우자와 동반 출장을 다녀와 약 9053만원 상당의 횡령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선관위 측은 당시 헌법기관장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예산 편성 시 배우자 몫을 반영했고 공무원 신분이 아니라 보고서에 기재하지 않았다고 해명했으나, 현행 공무원 여비 규정은 공무원이 아닌 자의 여비 지원을 ‘공무 수행을 위해 동행하는 경우’로 엄격히 제한하고 있어 논란을 키웠다.

고위공직자의 배우자 동반 해외출장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7년 정세균 전 국회의장이 미국 방문 시 배우자와 1등석을 이용해 비판을 받았고, 2013년 정홍원 전 국무총리 후보자, 2016년 안상수 전 창원시장 등도 배우자 동반 출장 경비 지원 문제로 사과하거나 경비를 반납한 바 있다.

현행 규정상 대통령이나 국회의장 등 고위공직자의 배우자가 해외출장에 동행하는 것 자체가 전면 금지된 것은 아니다. 상대국 정상급 인사의 공식 초청이나 ‘배우자 프로그램’이 별도로 마련된 정상외교 등 명확한 공적 역할이 전제될 경우 여비 지원이 가능하다.

하지만 명확한 소명 없이 ‘관례’나 ‘헌법기관장 예우’라는 이유만으로 예산을 사용하는 것에 대한 비판은 지속되어 왔다. 이번 사안 역시 우 전 의장 배우자의 구체적인 공무 수행 여부가 법적·도덕적 판단의 핵심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권순욱 기자 kwonsw8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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