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은 대출 규제 우회… 공정성 논란

21일 인터넷 커뮤니티와 정치권에서 가장 뜨거웠던 부동산 관련 이슈는 이재명 대통령 부부의 아파트 매각 방식을 둘러싼 논란이었다. 분당 소재 아파트를 29억원에 파는 과정에서 17억7000만원에 달하는 잔금을 받지 않은 상태로 소유권부터 넘기고 근저당을 설정하는 일련의 과정이 일반 국민이 겪는 대출 규제의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는 비판 여론이 쏟아졌다.
여론을 관통한 키워드는 ‘불공정’이다. 일반적인 1주택자라면 집을 처분한 후 거주할 집을 구해야 하기 때문에 여유 자금을 매수자에게 빌려줘가며 아파트를 파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결국 안 팔리면 가격을 낮춰야 한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관저에 거주하고 있어 거주지를 고민할 필요가 없었기에 잔금을 유예하는 방식으로 매수자의 선택지를 넓혀줄 수 있었다. 한 네티즌은 “일반 국민은 전세 퇴거 자금 대출이 안 나와서 세낀 집도 팔기 힘들다”고 말했다.
25억원 초과 아파트의 대출 한도를 2억원으로 묶은 것은 현 정부의 핵심 규제다. 이 규제 아래서 평범한 매수인은 잔금을 마련하기 어렵고, 보통의 매도인은 제값에 집을 팔기 어렵다.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선 “규제를 만든 당사자가 그 규제의 비용과 불편을 사금융을 통해 회피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규제에 묶여 거래를 포기했던 실수요자들 사이에서 “정부 정책을 성실히 준수한 사람만 손해를 봤다”는 불만도 나온다.
이 대통령 내외의 아파트는 재건축을 앞두고 있다. 이르면 이달 말 정비 사업자가 지정될 예정이다. 정비 사업자 지정 이후엔 예외 요건(10년 보유·5년 거주)을 충족하지 못하면 조합원 지위 양도가 금지돼 아파트를 매수해도 입주권을 받지 못한다. 2018년 이 대통령에게서 지분을 증여받은 김혜경 여사는 아직 보유 10년을 채우지 못했다. 정비 사업자 지정 전에 소유권 이전을 마쳐야 매수자가 조합원 지위를 유지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한 정비사업 전문가는 “계약 후 이틀 만에 소유권 등기를 마쳤다는 건 조합원 지위 유지를 목적으로 한 것이 명백하다”며 “이 시기를 놓쳤다면 보유 기간을 채우기 전까진 아파트를 제값 받고 파는 것이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인 간 금융을 활용한 주택 거래는 계약 자유의 영역으로 법적 제한이 없고, 분당구청도 문제가 없었다는 입장이다. 전문가들은 ‘불법은 아니지만 정책 결정 총책임자인 대통령이 스스로 만든 규제를 사실상 무력화시켰다’고 지적한다. 권대중 한성대 석좌교수는 “잔금을 받지 않은 상태에서 소유권 등기를 넘긴 걸 정상 거래로 보긴 어렵다”며 “만약 다른 사람이 이런 방식으로 거래했을 때 대출을 엄격하게 규제하는 현 정부가 어떻게 볼지 의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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