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교위 “초 1·2학년은 학폭법 처벌하지 말자” 논란
교사단체들 “저학년이라고 해서
심한 학폭 안 생긴다는 보장 없어”

대통령 직속 국가교육위원회 특별위원회가 초등학교 1·2학년을 학교폭력예방법(학폭법)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자고 제안한 것으로 확인됐다. 초등 저학년 사이에선 사소한 다툼이 학폭 신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모두 학폭법으로 엄격하게 처리하는 게 교육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는 취지다. 하지만 교원 단체들은 저학년도 학폭 피해자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 등 때문에 반대 목소리가 높다.
21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국교위 산하 학교공동체 회복 특위는 지난 16일 국교위 전체회의에 이런 내용의 특위 운영 보고서를 발표했다. 특위는 해당 보고서에서 학폭을 둘러싸고 소송이 난무하는 ‘학교의 사법화’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학폭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구체적으로 초1·2학년은 학폭법 적용에서 제외하고, 대신 이 학년에서 학폭 사건이 벌어지면 학교생활교육위원회에서 선도나 처벌하자고 주장했다. 초1·2학년은 아직 학폭에 대한 개념도 없는데 처벌 위주인 학폭법으로 다루면서 교육적으로 선도할 기회가 사라졌다는 것이다. 또한 학생들 간 사소한 갈등도 모두 학폭으로 신고되면서 가해자와 피해자 모두 변호사를 선임해 대응하는 ‘학교 사법화’ 문제도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특위 위원장을 맡은 김용 한국교원대 교수는 본지 통화에서 “많은 사람이 가해 학생을 끝까지 추적해 인생을 망가뜨리는 게 최선의 결과인 것처럼 생각하지만, 다수의 초1·2학년은 신체적·정신적 이유로 학폭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했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이런 아이들을 학폭법으로 처벌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실제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지역에서 초 1 대상으로 열린 학폭 심의 가운데 35.5%는 가해자들에게 아무런 조치가 내려지지 않았다. 초등 학폭 가해자에게는 1호(서면 사과)부터 8호(전학)까지 조치가 내려지는데, 약 40%가 아무 조치를 받지 않았다는 건 그만큼 학폭으로 보기 어려운 사건이 많았다는 뜻이다.
특위는 초1·2를 학폭법 대상에서 제외하는 법 개정을 ‘교육계 공동 요구’ 형태로 추진하기 위해 교원 단체와 학부모 단체와 만나 의견을 수렴했다. 전교조, 좋은교사운동 등은 찬성한 반면, 한국교총, 교사노조 등은 반대하면서 의견이 갈렸다. 반대하는 교사 단체들은 학년별로 학폭 처리 절차가 다르면 학교가 혼란스러워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초1·2학년들이 심각한 학폭을 저질렀을 때 형평성 시비가 벌어질 수 있는 것도 문제로 꼽힌다. 교육부 측은 “특위가 수개월간 논의한 만큼 현장 의견 수렴 등을 하면서 검토해보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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