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소장·의사 확보 난항…근본대책 시급
시, 개방형 직위로 지정 추진
기초단체에 자체 채용 권고
직위·보수체계 현실화 지적
간호사·보건공무원 활용 등
보건소 역할 재정립 의견도

울산 보건소들이 보건행정을 총괄하는 보건소장은 물론 진료를 담당하는 의사 구인에 애를 먹고 있다. 공고와 채용 무산이 반복될 때마다 행정·진료 공백이 길어지는 만큼 직위와 보수체계를 현실에 맞게 손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현장에서 나온다.
21일 본보 취재를 종합하면, 울산시는 최근 연이은 채용 무산으로 공석이 된 중·남구보건소장 채용을 각 구에서 자체 추진하도록 변경했다.
시는 지방과학기술서기관급인 중·남구보건소장 채용에 수차례 나섰지만 적임자를 찾지 못했다. 의사를 대상으로 한 채용이 무산되자 치과의사, 한의사, 간호사 등으로 응시 자격을 넓혀 면접까지 진행했지만 최종 임용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이에 시는 중·남구에 보건소장 채용을 넘기고 각 구가 보건소장직을 개방형 직위로 지정해 자체 공모하도록 권고했다. 중·남구는 현재 개방형 직위 지정을 위한 내부 규정 개정 등 관련 제반 절차를 밟고 있다. 절차가 끝나는 대로 채용공고를 낼 예정이다.
개방형 직위로 전환하면 정년 제한이 없어지는 등 응시 범위를 넓힐 수 있다. 연봉도 비교적 탄력적으로 책정할 수 있어 지자체들은 지원자를 더 끌어낼 수 있다는 기대를 갖고 있다.
그러나 민간 의료기관조차 의사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공무원 보수만으로 지원자를 끌어낼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연봉을 일부 높이더라도 민간 병원과의 보수 격차를 좁히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울주군보건소장도 올해 말 정년퇴직을 앞두고 있어 하반기 중 후임자 선발 절차에 들어가야 한다. 지역 보건소 안팎에서는 앞선 중·남구 사례처럼 채용 무산과 재공고가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보건소 구인난은 보건소장에 그치지 않는다. 일선 진료의사 확보 역시 난항을 겪고 있다.
남구보건소는 최근까지 근무하던 진료의사가 지난달 말 이직하면서 공석이 발생했다. 시가 공고를 내고 후임 모집에 나섰지만 채용까지 얼마나 걸릴지는 불투명하다. 앞서 동구와 울주군보건소에서도 진료의사를 구하지 못해 일부 진료 업무를 축소한 전례가 있다.
이에 남구보건소는 진료의사 직위를 보건소장처럼 개방형으로 변경한 뒤 임기제 공무원으로 채용하는 방안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개방형 직위로 전환하면 현행 방식보다 보수를 소폭 높일 수 있어 채용 가능성을 키울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일각에서는 채용 후에도 수시로 의료인력 유출이 발생하는 만큼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건소 진료의사의 경우 예방접종 예진·채용 건강검진 관리 등 업무가 주를 이루는 만큼, 의사면허 소지자로 국한된 현 지원체계를 완화하거나 보건진료전담공무원 역할 확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지역 의료계 관계자는 "의사가 나갈 때마다 여러 차례 공고를 내고 그동안 진료를 축소하는 방식으로는 근본적으로 공백을 막기 어렵다"며 "보건소 역할을 재정립해 간호사·보건공무원 활용을 늘리는 방안 등이 장기적으로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혜윤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