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안 어민 참다랑어 눈앞에 두고도 못 잡는 이유는?
참다랑어 먹이인 오징어 어획량도 줄어 이중고

바다 생선의 왕, 바다의 귀족으로 불리는 참다랑어가 눈앞에 있지만 이를 잡을 수 없는 어민들이 속만 끓이고 있다.
지난달 9일 강릉 주문진항 앞바다에서는 정치망 그물에 잡힌 참다랑어 170마리가 한꺼번에 위판장으로 들어왔다. 최근 몇 년간 동해안에서 참다랑어 어획량이 꾸준히 증가해 왔지만 이처럼 대규모 물량이 한 번에 잡힌 것은 이례적이었다.
같은 달 동해 묵호항에도 100㎏이 넘는 참다랑어가 하루 평균 50~100마리씩 들어왔다. 태평양의 온대, 열대 바다에서 볼 수 있던 참다랑어가 동해안에서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는 어종이 된 것이다.
하지만 강원특별자치도는 지난달 11일 자정부터 참다랑어 포획을 금지시켰다. 도에 할당된 참다랑어 어획량이 모두 찼기 때문이다.
당초 도에 배정된 참다랑어 할당량은 92톤에 불과했다. 하지만 동해의 수온 상승으로 참다랑어떼가 몰려오며 도는 할당량을 438톤까지 확보, 어민들이 추가로 잡을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추가배정 받은 물량 마저 순식간에 소진되며 결국 참다랑어를 잡지 못하도록 정지시킬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댔다.
이같은 조치에 대해 어민들은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다. 쿼터 제한으로 인해 참다랑어를 잡지 못하는 데다 오징어 어획량까지 급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강릉지역 어민 A(65)씨는 “참다랑어 한 마리 가격이 보통 40~50만원에 달하지만, 그물에 물고기가 잡혀도 놓아 줄 수 밖에 없어 손실이 크다”고 했다. 이어 “참다랑어의 먹이 중 하나가 오징어라서 오징어 어획량도 줄고 있다”며 “오징어 대신 참다랑어라도 잡으면 모르겠지만 지금은 둘 다 잡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실제 도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올해 도내 오징어 어획량은 657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026톤)의 32% 수준에 불과하다. 어민들의 소득 감소 우려가 커질 수밖에 없는 셈이다.
문제는 쿼터 확대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참다랑어 쿼터는 중서부태평양수산위원회(WCPFC)가 국가별로 배정한다. 해양수산부는 회원국들과의 협의를 통해 우리나라의 연간 쿼터를 2024년 748톤에서 올해 1,219톤으로 늘렸지만, 최근 열린 WCPFC와 전미열대참치위원회(IATTC) 합동회의에서 추가 쿼터 확대를 위한 협상이 결렬되면서 내년에도 쿼터를 늘릴 수 있을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국가 쿼터가 늘어나지 않으면 도에 배정되는 쿼터 역시 확대되기 어렵다. 도 관계자는 “어민들이 피해를 감수하면서도 국제기구 규정에 따라 어획된 참다랑어를 방류하고 있다”며 “최근 강원과 경북 연안 정치망에서 참다랑어가 지속적으로 포획되고 있는 만큼 쿼터를 늘려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Copyright © 강원일보.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