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S, 뇌 노폐물 배출 첫 관문 '지주막 소창' 세계 최초 규명

조정민 기자 2026. 7. 22. 00:05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IBS 연구팀, 뇌척수액의 뇌막 통과 경로 Cell誌 게재
VEGF-C 유전자 비강 투여로 생쥐 뇌 청소 기능 젊은 수준 회복
후각망울 뇌막 림프관과 코 안 림프관의 3차원적 구조, 특징 및 연결. 사진=IBS제공

[충청투데이 조정민 기자] 인지기능 저하와 치매 등 퇴행성 뇌질환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것이 바로 뇌 속 노폐물 축적이다.

뇌척수액은 뇌 속 폐기물을 밖으로 배출하는 청소 기능을 하지만, 나이가 들거나 뇌질환이 생기면 이 기능이 줄어들어 결국 퇴행성 질환으로 이어진다.

이 노폐물을 배출하는 숨겨진 관문이 250년 만에 국내 연구진에 의해 처음으로 밝혀졌다.

노화로 저하된 배출 기능을 유전자 요법으로 되살릴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치매 치료의 지형을 바꿀 수 있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21일 기초과학연구원(IBS)에 따르면 혈관 연구단 고규영 단장 연구팀이 동물 실험을 통해 뇌를 감싼 뇌막 중 질긴 보호 장벽인 '지주막'을 통과하는 미세한 배출구를 최초로 규명했다.

지주막 소창(Arachnoid fenestrations)에 관한 이번 연구는 세계적 학술지 Cell에 22일자에 게재됐다.
후각망울 뇌막 림프관에 흡수된 뇌액이 코 안 림프관으로 배출이동.사진=IBS 제공

뇌는 활발하고 지속적인 활동 과정에서 노폐물이 생긴다.

이 노폐물은 뇌척수액에 실려 뇌 밖으로 빠져나가는 이른바 '뇌 청소'가 이뤄진다.

하지만 노폐물이 빠져나가지 못하면 뇌 속에 축적되면 아밀로이드 베타 등 신경독성 단백질로 치매 등 뇌질환으로 이어지는 결과를 초래한다.

그런데 뇌 청소 역할을 하는 뇌척수액이 뇌를 둘러싼 뇌막을 어떻게 빠져나가는지가 핵심이다.

IBS 연구진은 지난 2019년과 2024년 네이처에 뇌척수액이 뇌 하부 뇌막 림프관과 비인두 림프관망을 통해 목 안쪽 림프절로 배출된다는 사실을 찾아냈다.

2025년에는 눈 주위와 코 옆, 턱 부위 피부 아래 연결 림프관으로도 빠져나가는 점도 규명했다.

연구진은 나이가 들면 배출 경로가 노화와 퇴행하면서 뇌청소율이 줄고 치매 발병과 밀접한 연관성이 있음을 밝혀졌다.

그러나 뇌막의 가장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나아가는 첫 관문은 여전히 미궁에 빠져 있었다.
노령 생쥐 비강 내 VEGF-C 유전자 투여를 통한 뇌척수액 배출 개선. 사진=IBS 제공

연구팀은 림프관을 형광 표지한 특수 생쥐와 3차원 입체 영상 기술을 활용해 후각망울(뇌 앞) 림프관이 비강 림프관과 사골판(뇌와 비강 사이 얇은 뼈)을 사이에 두고 직접 연결된 모습을 포착했다.

주사전자현미경 분석과 형광 물질 추적 실험에서 형광 물질이 지주막 소창을 빠져나와 뇌막 림프관에 흡수된 뒤 코 안쪽을 지나 목 림프절까지 흘러가는 전 과정을 직접 확인했다.

노화된 생쥐에서는 지주막 소창이 좁아지고 주변 림프관이 감소했으며, 사골판 통로 역시 좁아져 배출 기능이 크게 떨어졌다.

연구팀은 노화에 의한 뇌 폐기물 배출 기능을 촉지할 수 있는 치료법도 제시했다.

연구팀은 생쥐의 비강 점막에 림프관 생성 촉진 유전자 'VEGF-C'를 투여한 결과, 림프관 재생이 촉진돼 배출 경로가 넓어지고 뇌척수액 배출 기능이 젊은 생쥐 수준으로 회복되는 것을 확인했다.

이는 약물을 코 안에 투여하는 비침습적 방식으로 치매 등 퇴행성 뇌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전략적 가능성을 시사한다.

다만 현재까지는 생쥐 실험 결과에 머물러 있어 인체 적용까지는 추가적이고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고규영 단장은 "250년 간 난제였던 뇌척수액 지주막 통과 경로를 밝혀낸 이정표적인 성과"라며 "지주막 소창과 사골판 통로가 노화뿐 아니라 다양한 신경퇴행성 질환에서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규명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조정민 기자 jeongmin@cctoday.co.kr

Copyright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