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공급망 2030 압박…RE100 답도 호남에 있다”

광주일보 2026. 7. 21.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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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형 동신대 교수 ‘전남광주 반도체 클러스터 전력공급 종합검토서’
빅테크 기업들, 2030년까지 협력사에 온실가스 감축 이행 요구
호남권 재생에너지 자산 규모, 팹 필요량의 214%까지 조달 가능
이순형 동신대 전기공학과 교수
반도체 클러스터의 RE100(재생에너지 100%) 조달 여력에서도 호남권이 국내 최적 입지라는 분석이 나왔다.

반도체 팹(생산공장) 4기의 연간 재생에너지 필요량 50.5TWh 대비 2035년 광주·전남 재생 발전량이 106TWh, 제주 역송분을 더하면 107.8TWh로 커버리지가 214%에 이른다는 계산이다.

이는 이순형 동신대 교수의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반도체 클러스터 전력공급 종합검토서’의 결론이다. 검토서는 호남권의 RE100 조달가능성과 제주 계통 연계 시나리오를 정량화해 제시했다.

글로벌 빅테크의 공급망 압박은 이미 임박했다. 애플은 2030년까지 공급망 전체를 재생에너지 100%로 전환하겠다고 선언한 데 이어 협력사에 온실가스 감축 이행을 요구하고 있다.

구글은 2029년까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포함한 주요 하드웨어 공급사에 재생에너지 100%로 부품을 납품받겠다고 통보한 상태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도 2030년 자체 RE100 목표를 유지하고 있다.

문제는 국내 반도체 업체의 조달 속도가 이 시한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2050년까지 재생에너지 100% 전환을 약속했지만 2024년 시점 전환율은 25~30% 수준에 머물러 있다.

발주사가 요구하는 2029~2030년 시한과 자체 목표 사이의 격차를 좁히지 못하면 부품 공급망에서 밀려날 수 있다. 재생에너지 조달 여건이 우수한 국내 입지 확보가 반도체 사업의 사활을 좌우하는 조건으로 부상한 이유다.

호남권 재생에너지 잠재력은 이 압박을 흡수할 규모를 갖췄다.

현재 전남지역 태양광 설비는 6.063GW, 광주지역은 0.373GW로 합계 6.44GW다. 신안 1단지 96MW가 지난해 12월 준공됐고 낙월해상풍력 365MW가 오는 9월 준공을 앞두고 있어 풍력 설비도 곧 0.81GW로 확대된다.

정부 재생에너지 기본계획에 따르면 광주·전남 재생 설비는 2030년 16.1GW, 2035년 최대 37.8GW, 2040년 비전 상한 62GW까지 늘어난다.

이 교수가 제시한 팹 확정공급의 재생 최소선은 태양광 10GW와 해상풍력 13.5GW다. 공식계획 상한 37.8GW의 절반 이하이자 전남 해상풍력 비전 30GW의 45% 수준으로, 공식 계획이 순조롭게 이행되면 자동 충족되는 구조다.

이 결과 팹의 RE100 필요량 50.5TWh 대비 권역 재생 발전량은 2030년 39.5TWh로 78%, 2035년 107.8TWh로 214%에 이른다.

2035년 계획이 이행되면 팹 자체 RE100이 지역 재생만으로 두 배 이상 초과 달성되며, 잔여분은 AI 데이터센터 유치나 역외 판매 여력이 된다.

제주 계통 연계는 호남만이 가진 프리미엄 자산이다.

지난해 11월 상업운전을 시작한 완도~동제주 제3연계선(200MW)은 국내 최초 전압형 HVDC로 최대 160MW 양방향 역송이 가능하다.

제주에서는 2015년 3회에 그쳤던 재생에너지 출력제한이 2023년 181회로 폭증했고, 전력거래소는 2030년 CFI 이행 시 출력제한 물량이 연 1.17TWh(2241시간·193일)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팹이 전남 잉여를 상시 흡수해 전남측 출력제어가 사라지면 이 물량을 회수해 호남으로 보낼 수 있다. 회수 잠재는 현행 역송 실적 0.61TWh를 더해 연 1.8TWh 규모다.

핵심은 24/7 CFE(시간단위 무탄소 전력 매칭)에서의 이점이다. 제주 역송분은 전량 재생에너지이고 풍력 중심이라 태양광이 멈추는 야간에도 흘러들어온다.

이에 따라 야간(태양광 0) 시간대 재생 커버리지가 88.1%에서 90.0%로 1.9%포인트 오른다. 삼성과 TSMC가 경쟁하는 시간매칭 지표에서 야간 커버리지 1%포인트 상승은 GWh급 저장설비 수백 MWh와 맞먹는 가치를 갖는다.

이 교수는 “RE100은 TWh(연간 전력량)로 완성되지만 반도체 공장은 GW(순간 전력)로 유치된다”며 “호남권은 두 조건을 모두 갖춘, 국내에서 유일하게 전력이 리스크가 아니라 경쟁력인 입지”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제주 계통 역송 운영기준을 ‘팹 부하 연계 우선’으로 개정하고 제주~전남광주 직접 PPA와 인증 체계를 구축하면 봄·가을 재생 과잉 시간대의 회수가 항시 열린다”고 제안했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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