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항 ‘남북협력 거점항만’ 육성… 평화경제특구 연계 필요성 지적
남북관계 부침따라 역할·위상 영향
現 정부 대북정책 기조 행보 반영
인적교류 등 종합계획 의견 나와

인천항은 남북관계의 부침에 따라 역할과 위상에 영향을 받았다. 해양수산부가 인천항을 ‘남북협력 거점항만’으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한 가운데 인천시도 향후 남북관계 개선을 염두에 두고 평화교류 중심 거점으로 기능하기 위한 체계적인 준비에 나설 필요가 있다는 제언이 나온다.
김대중 정부 시절 ‘햇볕정책’을 바탕으로 남북관계가 개선되기 시작한 1998년부터 인천항에서 북한 남포항을 향하는 화물선 정기 노선이 취항했다. 인천항을 출발한 화물선 ‘트레이드포춘호’는 남한에서 생산된 섬유제품과 전기·전자제품 등을 싣고 남포항으로 향했다. 남포항에서는 북한의 농수산물과 광물자원, 바닷모래 등을 싣고 인천항으로 돌아왔다. 적십자를 비롯한 민간단체가 북한으로 보내는 각종 구호물품 역시 인천항에서 선적됐다.
트레이드포춘호의 운항은 2011년 10월부로 중단됐다. 이명박 정부 시기인 2010년 3월 천안함 사건이 발생하자 5·24 조치를 통해 개성공단을 제외한 남북 간 인적·물적 교류가 완전히 중단됐기 때문이다. 인도적 차원의 물자 지원 역시 정부와의 사전 협의 없이 보낼 수 없다는 방침에 따라 인천항과 남포항을 오가던 트레이드포춘호의 운항도 잠정 중단됐다.
한동안 경색됐던 남북관계는 문재인 정부 들어 개선 기미를 보였으나, 인천항과 남포항 간 뱃길은 재개되지 못한 채 지금까지 끊겨 있다. 북한이 올해 ‘적대적 두 국가론’으로 불리는 헌법 개정을 통해 남북 간 군사분계선을 국경선으로 설정하고 대한민국과 적대적 관계를 유지하기로 하면서 남북관계 역시 좀처럼 풀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남북 간 평화 분위기 조성을 위한 여러 방안이 나오고 있다. 해수부가 4차 항만기본계획에 인천항을 남북협력 거점항만으로 육성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것도 현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를 반영한 행보다. 정부의 구상과 연계해 인천시 역시 남북교류의 거점 기능을 수행하기 위한 종합 계획을 준비해야 할 시점이다.
인천시와 강화군이 내년 지정을 목표로 준비 중인 평화경제특구 공모 전략 수립 과정에 인천항을 연계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통일부와 국토교통부는 올해와 내년 2차례에 걸쳐 인천·경기·강원의 접경지역 기초지방자치단체 중 4곳을 평화경제특구로 지정할 예정이다. 정부의 평화경제특구 조성 사업을 앞두고 경기·강원지역 지자체들이 일찌감치 준비해온 반면 인천시는 후발주자로 뛰어들어 차별성을 부각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인데, 해양·항만 기능을 갖춘 지리적 특성을 활용해 평화경제특구의 경쟁력을 살릴 필요가 있다는 시각이다.
남근우 인천연구원 연구위원은 “인천항은 과거 남북교류가 활발할 시기 물자만 오가는 항만 기능에 머물렀는데, 앞으로 남북관계가 개선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물자뿐 아니라 인적 교류, 문화·관광 교류, 경제·산업 교류 등 다양한 협력이 이뤄질 수 있도록 종합적인 계획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인천항과 평화경제특구를 연계하기 위해서는 인천시가 항만·산업·남북교류·관광 등 여러 분야를 총괄해 체계적인 계획을 수립할 조직의 신설이 중요하다”며 “민선 7기에서 운영됐던 남북교류협력과가 대표적인 사례”라고 했다.
/한달수 기자 dal@kyeongin.com
Copyright © 경인일보 All rights reserved.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