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자칭 "미국 기업" 쿠팡…미 법정에선 '한국 자회사' 탓
[앵커]
쿠팡은 '한국 정부의 규제는 미국 기업에 대한 차별'이라는 주장을 앞세워 올 상반기에만 수십억원의 로비 자금을 쏟아부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그런데 JTBC 취재 결과, 정작 미국 법정에서는 '개인정보 유출 책임은 한국 자회사에 있다'며 정반대 주장을 폈습니다. 보호가 필요할 때는 '미국 기업' 책임을 져야할 때는 '한국 자회사'를 앞세우고 있는 것입니다.
워싱턴, 정강현 특파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쿠팡이 올 2분기 미국 로비에 쓴 돈은 128만 달러, 약 19억 원입니다.
1분기보다 19만 달러 늘어난 수치로, 가동된 외부 로비업체만 6곳에 달합니다.
매출의 90% 이상을 한국에서 올리면서, 정작 로비는 미국 정치권에 집중했습니다.
한국 정부의 규제로 '미국 기업'인 쿠팡이 피해를 본다는 논리인데 실제 미국 정치권에선 쿠팡 측 주장과 판박이 발언이 잇따라 나왔습니다.
[에이드리언 스미스/미 하원 세입위 무역소위원장 : 한국은 이미 미국의 기술 선도 기업들을 공격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차별적인 규제 조치로 쿠팡을 겨냥한 것입니다.]
쿠팡은 지난 2월 하원이 조사에 착수하자, 로비업체 3곳을 추가하며 트럼프 백악관과 하원의장 핵심 참모 출신 인사들까지 전면배치했습니다.
쿠팡이 하원 소환 직후, 트럼프 백악관과 공화당 인맥을 갖춘 로비팀을 새로 가동한 겁니다.
결국 법사위는 쿠팡 측 증언을 토대로, 한국 정부가 '미국 기업'인 쿠팡을 직접 공격했다는 취지의 보고서를 내놨습니다.
하지만 불과 닷새 뒤, 뉴욕 연방법원에 제출된 서류에선 쿠팡의 논리가 180도 뒤집혔습니다.
JTBC 취재 결과, 쿠팡 측은 개인정보 유출 사건의 실제 피고는 미국 모회사가 아닌 '한국 자회사'이며, 재판도 한국에서 다뤄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정치적 보호가 필요할 땐 '미국 기업'을 앞세우고, 법적 책임을 다툴 때는 '한국 자회사'에 책임을 떠넘긴 셈입니다.
원고 측에선 즉각 이율배반적 행태라는 취지로 강하게 반박했고 뉴욕 법원은 오는 9월 1일, 관련 쟁점을 집중 심리할 예정입니다.
[영상취재 임상기 영상편집 김정은 영상디자인 정수임 유정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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