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턱 높은 청년정치] 현역·조직 기반 유리... 청년 정치인 '전시용' 소모
유권자 3명 중 1명 '39세 이하'
올해 지선 청년 당선인은 9.5%
대부분 광역의원·기초·비례의원
광역·기초단체장 당선인은 '0명'
현역·조직 기반 인사에 유리한 공천
문턱 낮다는 지방선거도 마찬가지
청년세대 대변할 진입통로 넓혀야


지방선거는 청년층이 정치에 진입해 지역의 의사결정 구조를 바꿀 수 있는 가장 가까운 통로다. 그러나 청년 유권자의 비중이 줄어드는 인구구조 속에서도 청년 후보의 출마와 당선은 여전히 제한적이다. 정치권이 청년 세대의 대표성을 넓히는 진입 통로를 좁힌 채 청년 정치인을 단순히 '젊은 얼굴'로 소비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청년기본법상 청년은 만 19∼34세다. 정치권에서는 통상 18∼39세를 '30대 이하'로 묶어 청년층으로 부르기도 한다.
주민등록 연령별 인구를 기준으로 추산하면 지난달 치러진 제9회 지방선거의 18∼39세 유권자는 약 1천410만 명이다. 전체 선거인 4천464만9천908명의 약 31.6%로, 유권자 3명 중 1명꼴이다. 다만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연령별 선거인명부 전수 통계를 별도로 공개하지 않아 이는 인구통계를 활용한 추정치다.
이들은 주거비 부담과 불안정 노동, 학자금·생활 부채, 경력 단절, 돌봄 문제 등 기존 정치권이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의제를 직접 경험하는 세대다. 청년 정치인이 지역의회와 지방정부에 진입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하지만 청년층이 정치권에 들어가는 길은 좁다. 정당 공천은 현역과 조직 기반을 갖춘 인사에게 유리하고, 선거운동 비용과 시간 부담은 사회적·경제적 기반이 약한 청년에게 더 큰 장벽으로 작용한다. 지방의원 선거가 상대적으로 진입 문턱이 낮다고 해도, 당내 경선과 공천 과정에서 청년은 주변부로 밀리기 일쑤다.
제9회 지방선거에서 만 39세 이하 후보는 810명으로 역대 가장 많았다. 전체 지방선거 후보 7천775명 가운데 10.4%다. 청년 후보의 출마 자체는 늘었지만, 유권자 구성에서 30대 이하가 차지하는 비중과 비교하면 여전히 격차가 크다.
당선 결과도 마찬가지다. 만 39세 이하 당선인은 전체 4천226명 가운데 403명으로 9.5%였다. 청년 후보의 당선율은 49.8%로 전체 후보 당선율 54.4%보다 4.6%포인트 낮았다.
특히 청년 당선인 403명은 광역의원 56명, 기초의원 281명, 광역비례의원 21명, 기초비례의원 45명으로 모두 지방의원 선거에서 나왔다. 광역·기초단체장 선거에서는 청년 당선인이 한 명도 없었다. 지역 예산과 행정의 최종 결정권을 가진 단체장 선거로 갈수록 청년의 정치 진입 장벽이 높아지는 구조가 확인된 셈이다.
청년 정치인이 곧 청년 전체를 대표할 수는 없다. 20대 취업준비생과 30대 직장인·양육자의 삶은 다르고, 성별·소득·지역에 따라 청년층 내부의 이해도 크게 갈린다.
그럼에도 청년 당사자가 경험을 바탕으로 정치 결정 과정에 포함돼야 청년 의제가 일회성 공약이 아니라 예산과 제도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진다. 청년 정치인을 '젊은 얼굴'로 전시하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청년 세대의 삶을 정치 의제로 끌어올릴 당사자 대표로 봐야 한다는 이유다.
따라서 필요한 것은 보여주기식 청년 공천이 아닌 실질적인 진입 구조다. 정당의 청년 공천 확대와 경선 비용 완화, 지방의회 내 청년 의정활동 지원, 청년 유권자가 후보와 정책을 검증할 수 있는 정보 접근성 강화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비판도 있다.
이지은·최민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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