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착오 규제’ VS ‘생존 기반 위협’···차 대여 시장 재편 분수령

허아은 기자 2026. 7. 21.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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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렌터카 수요 증가에 규제 손질
금융사·렌터카업계 이해관계 충돌
시장 재편 속 상생 해법 마련 주목
/chatGPT

금융당국이 캐피털사의 자동차 렌탈 취급 한도 완화를 추진하면서 여신전문금융업계와 렌터카업계 간 갈등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캐피털업계는 시장 현실과 맞지 않는 규제를 손질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렌터카업계는 대형 금융계열사의 시장 지배력이 더욱 확대될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미 여신전문금융사가 국내 장기렌터카 시장의 약 44%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규제까지 완화될 경우 자동차 대여시장의 경쟁 구도가 근본적으로 바뀔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1일 취재를 종합하면 논란의 중심에는 여신전문금융업 감독규정상 이른바 '1대1 규제'가 있다. 현행 규정은 캐피털사의 자동차 렌탈 자산 잔액이 자동차 리스 자산 잔액을 초과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장기렌터카 수요가 늘더라도 리스 자산을 함께 확대하지 않으면 렌탈 사업을 키울 수 없는 구조다.

해당 규제는 여신전문금융사가 본업인 리스보다 렌탈 사업에 과도하게 집중하는 것을 막고 중소 렌터카업계를 보호하기 위해 도입됐다. 그러나 캐피털업계는 시장 환경이 크게 바뀐 만큼 제도 역시 현실에 맞게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업계에 따르면 일부 캐피털사는 규제 비율을 맞추기 위해 연말 리스 자산을 조정하거나 제휴사를 활용하는 방식으로 영업을 이어왔다. 현대캐피탈이 과거 약 5000억원 규모의 장기렌터카 사업을 신한카드로 이관한 사례도 대표적인 규제 부작용으로 거론된다.

한 캐피털사 관계자는 "장기렌터카 수요가 리스를 앞지른 상황에서도 과거 기준에 맞춘 규제 때문에 영업이 왜곡되고 있다"며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을 충분히 공급하지 못하는 구조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커지는 장기렌터카 시장···제도는 과거에 머물러

규제 완화 요구의 배경에는 자동차 이용 방식의 변화가 있다. 차량을 직접 구매하기보다 일정 기간 빌려 이용하는 소비가 확산되면서 장기렌터카 시장은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국내 등록 렌터카는 2021년 112만6191대에서 2022년 121만2902대, 2023년 122만960대, 2024년 124만8131대로 증가했다. 지난해 3분기에는 129만2102대를 기록하며 4년 만에 약 16만대 늘었다.

장기렌터카는 취득세와 자동차세, 보험료 등이 월 대여료에 포함돼 초기 비용 부담이 적고 차량 관리도 상대적으로 편리하다. 개인사업자뿐 아니라 일반 개인 고객까지 이용층이 확대되면서 시장 규모도 함께 커지고 있다. 이에 캐피털업계는 소비자 수요가 장기렌터카 중심으로 이동했음에도 규제는 과거 리스 중심 시장을 전제로 유지되고 있어 제도와 시장 간 괴리가 커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렌터카업계 "가격 경쟁 자체가 불가능"

반면 렌터카업계는 규제 완화가 대형 금융계열사 중심의 시장 재편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국내 렌터카 시장 점유율은 롯데렌탈이 20.2%로 가장 높았고 SK렌터카가 15.2%, 현대캐피탈이 12.2%, 하나캐피탈이 6.9%를 기록했다. 렌터카업계는 국내 18개 여신전문금융사의 시장 점유율이 이미 약 44%에 달하는 만큼 규제가 완화되면 시장 집중도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자금 조달 능력에서 격차가 크다는 점을 가장 큰 부담으로 꼽는다. 대형 금융계열 캐피털사는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반면 중소 렌터카업체는 은행 대출 등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아 가격 경쟁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카드와 보험, 캐피털을 연계한 결합 판매와 계열사 마케팅까지 가능해질 경우 독립 렌터카업체가 경쟁하기는 쉽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렌터카업계 관계자는 "금융사의 자금 조달력과 판매 채널을 중소 렌터카업체가 따라가기 어렵다"며 "규제 완화가 시장 경쟁을 촉진하기보다 시장 집중도를 높이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자동차 대여시장도 '금융 경쟁' 시대로

업계에서는 이번 갈등을 단순한 업권 다툼으로만 보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나온다. 장기렌터카가 단순한 차량 임대를 넘어 금융과 보험, 차량 관리 서비스가 결합된 상품으로 자리 잡으면서 자동차 대여시장의 경쟁 방식도 변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차량 확보 능력이 경쟁력이었다면 현재는 자금 조달 능력과 금융 플랫폼, 고객 기반 확보 역량이 경쟁 우위의 핵심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캐피털사 입장에서도 장기렌터카는 단순한 대여 사업이 아니라 금융상품 판매와 고객 확보를 위한 플랫폼 역할을 수행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자동차 대여시장이 금융서비스와 결합하면서 산업의 성격 자체가 달라지고 있다"며 "이번 규제 논란은 새로운 시장 구조에 기존 제도가 얼마나 부합하는지에 대한 문제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당국이 상생 가능한 해법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라고 했다.

☞ 여신전문금융사 (Credit Specialized Financial Company) : 수신(예금) 기능 없이 채권(여전채) 발행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한 뒤 대출, 할부금융, 시설대여(리스) 등의 여신 업무를 전문으로 취급하는 금융회사(카드사, 캐피털사 등)다.

☞ 자금 조달 금리 (Funding Rate) : 금융기관이나 기업이 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차입하거나 채권을 발행할 때 부담하는 이자율이다. 신용도와 자본력이 우수한 대형 금융계열사는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로 대규모 자금을 조달할 수 있어 가격 경쟁력 확보에 유리하다.

여성경제신문 허아은 기자
ahgentum@seoulmedia.co.kr

*여성경제신문 기사는 기자 혹은 외부 필자가 작성 후 AI를 이용해 교정교열하고 문장을 다듬었음을 밝힙니다. 기사에 포함된 이미지 중 AI로 생성한 이미지는 사진 캡션에 밝혀두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