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중국 반도체 ‘급소’ 찔렀다…삼전닉스와도 손잡는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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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 산업 심장으로 꼽히는 도시 슈투트가르트. 이곳에서 차량으로 북서쪽 30분가량 떨어진 소도시 디칭겐에는 세계 최고 레이저 기업으로 손꼽히는 트럼프(Trumpf)의 공장이 있다.
독일에서 만난 대표 반도체 분야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들은 공통적으로 고객과 함께 기술을 개발하는 것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독일 소부장 기업 3사는 반도체 산업을 미래 성장 산업으로 보고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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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ASML의 EUV레이저 공급
노광장비용 거울 만드는 칼자이스
머크는 반도체용 화학제품 만들어
100년 기업 전통업종서 진화모색
![독일의 트럼프사는 머신툴·레이저 기술·전자장치 분야 제조 솔루션을 제공한다. [트럼프]](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7/22/mk/20260722143002665heox.png)
트럼프는 지난 15일(현지시간) 한국과 일본, 대만 언론을 초청해 세상에서 가장 특수한 레이저 장비 제조 현장을 공개했다. 이곳에 들어가기 위해서 기자들은 방진복을 입어야 했다. 이 레이저 생성 모듈은 첨단 기술 결정체인 ASML의 EUV(극자외선) 노광장비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EUV 장비는 중국 반도체 기술 발전이 더딘 가장 큰 병목 지점으로 꼽힌다.
트럼프의 레이저가 반도체 회로를 그리는 미세 공정에 적용되는 과정은 그 자체가 과학적인 경이다. 초당 5만 방울이 떨어지는 주석 방울에 2개의 레이저가 차례로 발사된다. 첫 레이저는 동그란 주석 물방울을 원반 형태로 변화시킨다. 이어 두 번째 레이저가 이 원반에 발사되면 50만도까지 온도가 올라가면서 플라즈마 현상이 발생한다. 이 플라즈마에서 13.5nm 파장의 극자외선이 만들어진다.
이곳에서 만난 베르톨트 슈미트 트럼프 최고기술책임자(CTO)는 “ASML과 함께 레이저 출력을 800W로 높이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EUV 노출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웨이퍼당 EUV 노출 시간이 줄어들면 반도체 생산량도 많이 늘어나게 된다.
플라즈마 현상으로 생성된 극자외선은 여러개의 거울에 반사돼 반도체 회로를 그리는 데 사용된다. 일반 거울에서는 자외선이 흡수되기 때문에 원자 단위의 정밀한 굴곡을 가진 거울이 필요하다. 이 거울을 만드는 회사가 렌즈로 유명한 독일 칼 자이스다. 칼 자이스 공장은 디칭겐에서 1시간가량 떨어진 오버코헨에 있다.
오버코헨 본사에서 만난 토마스 스탬러 칼 자이스 CTO는 “EUV에 사용되는 칼 자이스의 거울은 기존에 우주망원경을 만드는 데 사용되는 기술이었다”며 “이 기술을 하루에도 수백장의 웨이퍼를 처리하는 양산 과정에 사용할 수 있게 된 게 놀라운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독일 디칭겐에 있는 트럼프 공장에서 ASML EUV에 들어가는 레이저 장비를 작업자가 테스트하고 있다. [트럼프]](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7/22/mk/20260722143002897mtxd.jpg)
반도체 장비가 아닌 소재를 만드는 기업도 이제는 고객인 삼성전자·SK하이닉스 같은 기업들과 함께 소재를 개발한다. 17일 만난 벤자민 하인 머크일렉트로닉스 CEO는 “우리는 더 이상 시장성을 검증하기 위해 제품을 개발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고객의 혁신과 기술 로드맵에 깊이 관여하고 있으며 함께 혁신을 공동으로 창출한다”고 설명했다.
독일 소부장 기업 3사는 반도체 산업을 미래 성장 산업으로 보고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머크는 세계 대표 화학 기업 중 하나로 헬스케어와 생명과학 분야 비중이 여전히 높지만 많은 인수합병을 통해 최근 전자 사업을 강화했다. 한국 내 인력만 1800명에 달한다.
칼 자이스의 경우 2024년 기준 전체 매출의 38%가 이미 반도체 제조 사업 부문에서 나오고 있다. ASML의 EUV와 DUV 장비에 부품을 공급하는 것 외에도 자체 포토마스크 장비나 3D 반도체 관련 장비를 만들고 있다. 고객들과 협력 강화를 위해 지난 7월 이노베이션 센터를 세계 최초로 한국에 설립했다. 트럼프도 전체 43억유로 매출 중 10억유로 정도가 반도체 부문 고객에게서 나오고 있다. 반도체 사업을 핵심 전략 사업으로 선정하고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3개 회사는 모두 100년 이상의 긴 역사를 가진 기업들로 기존의 전통 사업에서 시작해 점차 첨단 기술인 반도체 소부장으로 확장했다. 머크는 작은 약국에서 시작해 세계적인 화학·제약기업이 됐고 칼 자이스는 현미경용 렌즈를 만들다가 의료기기와 반도체 장비까지 진출했다. 트럼프는 절삭 공구에서 출발해 레이저까지 영역을 확대했다. 이들의 공통점은 장기 투자를 가능하게 하는 독특한 지배 구조다.
머크는 3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기업이지만 여전히 창업자 가문이 소유하고 있다. 트럼프도 가족 소유 비상장 기업이다. 칼 자이스는 재단이 소유한 비상장 기업이다. 이런 구조가 독일 소부장 기업들이 기술에 장기 투자하고 산업 변화에 맞춰 사업 구조를 변신할 수 있었던 비결로 꼽힌다.
디칭겐(독일) 이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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