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탐 혼합 응시 급증… 표준점수 확보 ‘실리적 선택’

장병진 2026. 7. 21.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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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7학년도 6월 부산 모평 성적 분석
사·과탐 혼합 응시 작년보다 2배 이상 ↑
지역 대학 등 과탐 지정 크게 완화 영향
과탐 2과목 응시 비율은 절반 이하 급감
모평 원·표준점수·백분위 함께 분석을
202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6월 모의평가에서 부산 지역 수험생들이 ‘과탐+사탐’ 혼합 응시 비율이 크게 늘었다. 6월 모의평가를 치르는 모습. 연합뉴스

202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의 가늠자로 불리는 6월 모의평가에서 부산 지역 고 3학년 재학생들의 입시 전략에 큰 변화가 생겼다. 자연계열 진학을 목표로 하더라도 ‘과학탐구 2과목’을 고집하지 않고, ‘과학탐구 1과목’과 ‘사회탐구 1과목’을 교차 선택하는 이른바 ‘혼합 응시’ 비율이 크게 증가한 것이다. 이는 수험생들이 자신의 순수한 학업 적성보다는 철저하게 수능 ‘표준점수 확보’를 노리고 움직이는 실리주의적 선택의 결과로 분석된다.

부산시교육청 진로진학지원센터가 발표한 ‘2027학년도 6월 모의평가 성적 분석’ 자료에 따르면, 올해 6월 모의평가에 응시한 부산 지역 학생 1만 6333명의 채점 결과를 1년 전과 비교한 결과 탐구와 수학 영역의 선택 지형이 크게 뒤바뀌었다.

■혼합 응시 두 배 폭증

올해 부산 지역 모의평가 결과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과탐 1과목과 사탐 1과목을 섞어서 치르는 혼합 응시생의 가파른 증가세다. 전년도 같은 시기(2026학년도 6월 모평) 12.2%에 불과했던 사·과탐 혼합 응시 비율은 올해 25.0%로 무려 두 배 이상 뛰어올랐다.

반면, 이과생의 상징과도 같았던 과탐 2과목 응시 비율은 31.3%에서 12.7%로 18.5%포인트(P)나 급감하며 절반 이하 수준으로 떨어졌다. 과탐에서 빠져나간 학생들은 사탐 2과목(55.2%→61.4%, 6.2%P 증가)과 사·과탐 혼합 응시로 고스란히 흡수됐다.

수학 영역에서도 비슷한 쏠림 현상이 나타났다. ‘미적분·기하’ 응시 비율은 44.3%에서 32.2%로 12.1%P 감소했다. 반대로 상대적으로 학습 부담이 적은 ‘확률과 통계’ 응시 비율은 54.5%에서 67.0%로 12.5%P 늘어나며, 재학생 3명 중 2명이 확률과 통계를 선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진로진학지원센터는 수학과 탐구 영역 선택을 교차해서 분석한 결과도 발표했다. 분석 자료에 따르면 ‘미적분·기하’와 ‘과탐 2과목’을 함께 치르는 정통 자연계열 조합은 전년도 27.4%에서 올해 9.9%로 1년 만에 17.5%P나 줄어들며 3분의 1 수준으로 축소됐다. ‘혼합 응시+확률과 통계’ 조합은 3.6%에서 10.7%로 7.1%P 증가했으며, ‘혼합 응시+미적분·기하’ 조합 역시 8.6%에서 14.4%로 5.8%P 늘어났다. 문과 성향이 강한 ‘사탐 2과목+확률과 통계’ 조합 또한 47.0%에서 53.5%로 6.5%P 증가했다.

■부산대 전형 완화의 나비 효과

주목할 만한 점은 부산 지역 수험생들의 이러한 혼합 응시 쏠림 현상이 전국 추세와 비교해 유독 두드러진다는 점이다. 전국 평가원 응시자 기준 통계를 살펴보면, 과탐 2과목 응시가 24.6%에서 13.7%로 10.9%P 감소하고 사탐 2과목이 58.5%에서 69.0%로 10.5%P 증가했다. 즉, 전국 단위에서는 학생들이 과탐에서 사탐으로 ‘완전히 갈아탄’ 형태를 띠었으며, 사·과탐 혼합 응시 비율 증가 폭은 0.4%P(16.8%→17.3%)에 불과했다. 하지만 부산은 혼합 응시가 12.8%P나 늘며 전국 수치와 대비되는 결과를 낳았다.

허정은 진로진학지원센터장은 “최근 많은 대학이 자연계열 모집 단위의 수능 반영 및 최저학력기준에서 과학탐구 지정을 완화하거나 폐지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는데 지역 거점 대학인 부산대 역시 자연계열 탐구 지정을 올해 크게 완화하면서, 수험생들의 선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부산 학생들은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기 위해 필수적인 과탐 1과목은 남겨두고, 나머지 1과목은 비교적 표준점수 획득에 유리한 사탐으로 대체하는 일종의 ‘전략적 선택’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단순 등급만 봐서는 안 돼

부산시교육청 진로진학지원센터는 이번 모의평가 결과를 단순한 문·이과 성향의 이동으로 보지 않는다. 미적분과 과탐 2과목 응시가 크게 줄어든 것은 학생들의 계열 적성이 변했다기보다, 수능 표준점수와 백분위 산출에서 본인에게 가장 유리한 과목 조합을 찾아내는 고도화된 ‘점수 최적화’의 결과라는 분석이다.

센터 측은 6월 모의평가가 재학생들이 자신의 위치와 선택 과목의 유불리를 데이터로 확인하는 마지막 기회라고 조언했다.

진로진학지원센터는 6월 모평 성적표를 확인할 때 단순히 등급만 볼 것이 아니라 원점수와 표준점수, 백분위를 반드시 함께 해석할 것을 강조했다. 또 지망하는 대학의 지정 과목, 가산점 부여 여부, 변환표준점수를 면밀하게 대조해야 한다. 수험생 본인의 선택이 대학 기준과 어긋날 경우 오히려 지원 가능 대학의 폭이 좁아질 수 있으므로 반드시 대학별 시뮬레이션을 거쳐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