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AI 손발 묶는 대못 규제 수북… 이러고도 ‘AI 3강’ 갈 수 있겠나

2026. 7. 21.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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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21일 인공지능(AI)과 로봇 등 첨단산업 발전을 가로막는 규제를 개선하기 위해 규제 합리화 과제 112건을 정부에 건의했다. 사진은 경총 회관 전경. (사진 제공=경총)


정부가 '인공지능(AI) 3강'을 국가 비전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현실의 규제 환경은 이를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다. 세계는 AI, 반도체, 로봇, 자율주행, 바이오를 중심으로 산업 패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데 우리는 여전히 낡은 규제의 벽에 발목이 잡혀 있다. 혁신을 외치면서도 현장에서는 허가와 규제, 중복 심사에 시간을 허비하는 모순이 반복되는 것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정부에 AI와 로봇 등 미래산업 5개 분야에서 모두 112건의 규제 합리화 과제를 건의한 것은 이러한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경총은 기술 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낡은 규제가 기업의 연구개발과 투자를 제약하고 있다며 '선 허용·후 규제' 원칙에 기반한 규제 혁신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AI 학습데이터 활용, 로봇 원본데이터 사용 등 경총이 제시한 상당수 과제들은 새로운 특혜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시대에 맞지 않는 규제를 손질해 달라는 요청이다. 기술은 빠르게 진화하는데 제도는 과거에 머물러 있으니 기업들이 답답함을 호소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미국과 중국은 규제보다 혁신을 앞세우며 AI 생태계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유럽도 산업 경쟁력을 고려한 규제 정비에 나서고 있다. 반면 우리는 새로운 기술이 등장할 때마다 금지부터 검토하고, 이해관계 조정도 늦어지면서 시장 선점의 기회를 놓치는 일이 수시로 발생하고 있다.

첨단산업의 미래는 기술만이 아니라 제도를 얼마나 빠르고 유연하게 혁신하느냐에 달려 있다. 위험을 이유로 혁신을 막는 '사전 규제'는 결국 산업의 성장 동력을 갉아먹는다. 규제의 목적은 혁신을 막는 것이 아니라 혁신이 원활하게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는 데 있다. 정부는 경총의 건의를 반영해 미래산업 규제를 원점에서 전면 재점검해야 한다. 부처 간 칸막이를 허물고 불필요한 규제는 과감히 폐지해야함이 마땅하다. 새로운 기술은 원칙적으로 허용하되 문제가 생기면 보완하는 '네거티브 규제'를 새로운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AI 3강'은 구호만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세계가 질주하는데 우리만 규제라는 대못이 박혀있다면 미래 산업 주도권은 영영 멀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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