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전용기’ 결함 보도에 미 법무부, 기자·가족 통화기록까지 조사

미국 법무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새 에어포스원(전용기) 부실 개조 문제를 보도했던 뉴욕타임스 기자들과 그 가족의 통화 기록 공개를 법원에 요구한 것으로 드러나, 언론 자유 침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카타르가 기증한 문제의 새 전용기는 성능 개선을 위해 한 달간 운항을 중단했다.
뉴욕타임스는 20일(현지시각) 미 법무부가 지난주 뉴욕타임스 기자들의 통화와 문자 메시지 기록을 확보하기 위해 통신업체에 대한 증거 제출 명령서를 법원에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미 법무부는 기자들에게 에어포스원 부실 개조 문제를 알린 제보자를 색출해내기 위해 조사를 진행 중이다. 앞서 지난 10일 미 법무부는 해당 기자들에게 연방 대배심에 출석하라는 소환장을 발부한 바 있다. 연방 대배심은 배심원들이 모여 기소 여부를 결정하는 절차다.
뉴욕타임스는 두 건의 명령서에서 요구하는 통화 기록은 지난 8, 9일 보도된 전용기 기사와 상관 없는 기간인 1월1일까지 거슬러 올라간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는 “이는 정부가 전용기 관련 보도만이 아닌 기자들과 취재원들의 관계 전반에 대한 정보를 뒤지기 위해 이번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이에 더해 정부는 기자들 뿐만 아니라 사적인 정보가 담긴 가족들의 통화 기록까지 제출받을 수 있게 해달라고 법원에 요구했다. 한 기자의 어머니는 정신 건강 전문가이고, 다른 기자의 배우자는 주요 법률사무소에서 고위직을 맡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이런 점들을 들어 “정부의 이른바 국가 안보 조사의 진행 방식은 심각한 의문을 불러일으키며, 법무부가 연방 대배심을 이용하는데 어떤 적법성도 없다는 것을 확인시켜준다”고 평했다.
한편, 백악관은 미사일 보안 시스템 미비 의혹이 일었던 새 에어포스원이 보완 작업을 위해 한달간 운항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성명에서 “새 에어포스원은 대통령의 여행에 완벽하게 안전하지만, 오는 가을에 추가적인 성능 개선과 보완 작업을 거칠 예정”이라며 “작업을 종료하는 데는 대략 한달 가량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일 튀르키예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를 마치고 영국으로 이동하는 길에 타고 왔던 새 에어포스원이 아닌 구형 에어포스원에 탑승했다. 뉴욕타임스는 이 결정을 두고 새 에어포스원이 구형과 같은 방어 시스템을 갖추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었다고 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한 바 있다. 구형 에어포스원에는 날아오는 미사일을 교란해서 공격을 회피하는 기능과 핵폭발 시 발생하는 전자기장(EMP)으로부터 기체를 보호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있지만, 신형은 미비하다는 내용이다. 이 보도에 트럼프 대통령이 격노했고, 백악관은 케시 파텔 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에게 사건을 지휘하라 명령했다고 뉴욕타임스는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카타르로부터 약 4억달러(약 6000억원) 상당의 전용기를 선물 받았고, 이를 개조해 이달부터 탑승해왔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장윤기 사건’ 형사과장 변호인 “국수본이 ‘성범죄·살인 병합 말라’ 지침”
- [속보] 국힘, 국회 ‘보이콧’ 철회…여야 원 구성 협상 마무리
- 경찰, 메로나 훔친 발달장애인 2명 ‘특수절도’ 송치…부모들 “가혹하고 억울”
- 대통령 연봉 5000배 챙긴 트럼프의 ‘백악관 주식회사’ [뉴스룸에서]
- 월드컵 트로피 한입 냠~ 야말 4살 동생, 전 세계 홀린 ‘우승 요정’
- 카카오뱅크 노조, 31일 첫 전면파업…카카오 노사갈등 장기화
- [단독] 홈플러스 하루 수입 238억→27억원…회생 1년4개월 만에 급감
- [속보] “탁 치니 억” 박처원 고문경찰 등 공직자 167명 서훈 취소
- ‘부부동반 출장’ 노태악, 배우자 경비 4743만원 반납
- “아빠, 아빠… 계곡에 가라앉은 가족 찾는 목소리” 기억하는 소방관의 당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