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M·제이홉도 홀린 그 ‘X자 눈’, 이번엔 미술관에서 ‘쌈박질’?

배문규 기자 2026. 7. 21.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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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K 서울 카우스 개인전 ‘친구, 그리고 이웃’
미국 브루클린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작가 카우스(KAWS). 스페이스K 서울 제공

“저는 언제나 캐릭터들을 작품의 ‘뮤즈’로 삼습니다. 인물화를 그리는 화가가 모델을 다시 찾는 것과 비슷합니다. 제가 표현하고 싶은 분위기를 위해서일수도, 그저 형태를 가지고 놀기도 합니다.”

X자 눈 캐릭터들이 싸우기 시작했다. 오는 23일부터 12월27일까지 서울 강서구 스페이스K 서울에서 열리는 카우스(KAWS·브라이언 도넬리)의 개인전 ‘친구, 그리고 이웃’에서다.

‘동반자’를 뜻하는 해골 얼굴의 컴패니언, 미쉐린맨을 닮은 ‘친구’ 첨, 토끼 귀를 단 ‘공범’ 어컴플리스…. 카우스의 대표적 캐릭터들이다. 애니메이션에서 본 듯한 친숙한 형상과 선명한 색채, X자 눈이 특징이다. 카우스는 ‘감독’처럼 이들을 작품 속 다양한 장면에 등장시킨다. 고개를 숙이거나 서로 기대고 끌어안은 카우스의 캐릭터들은 현대인의 고독과 불안을 드러내는 동시에 위로와 연대를 떠올리게 했다. 하지만 이번 신작에선 서로를 붙잡고 밀쳐내며 ‘쌈박질’을 한다. 이번 전시에선 회화와 조각 20여점을 선보인다.

21일 기자들과 만난 카우스는 “자기 자신부터 동네와 공동체, 세계 곳곳에서 맺는 크고 작은 관계들을 생각했다”며 “캐릭터의 행동이 달라졌다기보다 이런 모습은 늘 존재해 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홉 살과 열두 살 자녀를 둔 그는 “어린 시절 사소한 일들이 더 큰 문제로 번져가던 순간들을 떠올리며 그런 긴장을 작품에 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막상막하, 2026, Bronze, 231 x 208 x 124.5 cm. 스페이스K 서울 제공
빨간공, 2026, Acrylic on canvas, 218.4 x 218.4 cm. 스페이스K 서울 제공

미쉐린맨을 닮은 첨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이번 전시에선 가장 일상적이면서도 복잡한 관계인 ‘친구’와 ‘이웃’에 주목한다. ‘막상막하(NECK AND NECK)’는 우열을 가리기 어려운 박빙의 상태를 뜻한다. ‘친구’라는 뜻의 첨이 서로를 붙잡고 밀어내며 가까운 관계 속 갈등을 드러낸다. 그 뒤로 보이는 회화 ‘빨간 공’에서는 놀이터의 두 캐릭터가 놀이와 다툼 사이를 오간다. 갈등의 원인처럼 놓인 빨간 공을 통해 일상의 장소가 충돌과 균열의 공간으로 변하는 상황을 연출한다.

전시는 갈등 너머로 이야기를 넓힌다. 홀로 좌대에 앉아 마주한 컴패니언의 ‘멀리 바라보기’와 어컴플리스의 ‘그림자 측정하기’는 빠르게 흘러가는 일상 속 고독과 불안, 관계의 거리를 돌아보게 한다. 이러한 시선은 미술 수업 참가자들이 각자의 그림을 자랑스럽게 내보이는 장면에서 영감을 얻은 작품 ‘치유’로 이어진다. 저마다 캔버스를 들고 하나의 풍경을 완성하는 모습은 치유가 타인과 감정을 나누는 데서 시작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카우스는 지난 30여년 동안 거리와 미술관, 대중문화와 순수미술의 경계를 넘나들었다. 1990년대 뉴저지와 뉴욕의 그래피티로 출발해 회화와 조각, 아트토이, 패션과 상품 디자인 등으로 작업 영역을 넓혀왔다. ‘더 카우스 앨범’(2005)은 2019년 홍콩 소더비에서 당시 약 168억원에 낙찰됐고, 한국에선 2018년 석촌호수 대형 설치 작업으로 화제를 모았다. BTS의 RM은 그의 아트 피규어를 수집하는 것으로 알려졌고, 제이홉은 2022년 솔로 앨범 <Jack In The Box> 커버를 카우스와 함께 작업했다.

카우스는 “회화와 조각, 상업적인 작업과 제품 모두 내가 만드는 것을 표현하는 하나의 통로”라며 “작업을 어느 한 범주로 나누기보다 내가 하는 일의 더 큰 그림을 봐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치유, 2025, Acrylic on canvas, in 3 parts, 218.4 x 655.3 cm. Space_K 서울 제공
카우스 ‘친구, 그리고 이웃’ 전시 전경. 스페이스K 서울 제공
카우스 ‘친구, 그리고 이웃’ 전시 전경. 스페이스K 서울 제공
카우스가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목이 잘린 캐릭터의 모습을 한 조각 ‘펠로우’. 2층 창에서 바라보면 보인다. 배문규 기자

배문규 기자 sobbel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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