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기술 서방에 넘어갈라"…中, AI 모델·칩 수출규제 움직임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중국 정부도 자국 첨단 인공지능(AI)·반도체 기술의 해외 유출을 막기 위한 수출 통제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중국 상무부는 중국의 첨단 기술과 유망 스타트업이 서방에 인수되는 것을 막기 위한 방안을 두고 국내 주요 AI·반도체 기업들과 협의를 진행해 왔다.
상무부는 알리바바, 바이트댄스, 지푸 등 AI 기업들과 만나 모델 학습을 위한 핵심 데이터의 해외 이전, 해외 이용자의 '모델 가중치'(weight, 모델이 학습해 얻은 핵심값) 다운로드를 제한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다만 모델과 서비스에 접근하는 것은 계속 허용할 방침이다.
그간 키미, 딥시크 등 중국의 첨단 AI 모델들은 AI의 가중치를 공개하는 오픈웨이트 방식을 채택했다. 이에 따라 기업과 개발자는 모델을 직접 내려받아 자체 서버에서 실행하거나 목적에 맞게 수정·활용할 수 있었다. 반면 앤스로픽, 오픈AI 등 미국의 주요 AI 기업들은 폐쇄형 모델 중심이다.
상무부는 또한 미국 퀄컴, 대만 TSMC 등 해외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가 화웨이, 알리바바, 바이트댄스 등 중국 기업의 설계를 기반으로 한 첨단 반도체를 생산하지 못하도록 막는 제안에 관해서도 의견을 수렴했다.
AI 에이전트 등 분야에서 전략 기술 기업의 해외 인수합병(M&A)에 대한 제한도 부과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 4월 빅테크 메타의 중국계 스타트업 마누스 인수를 허용하게 만든 허점을 메우기 위한 조치로, 중국 당국은 이후 인수 철회를 명령한 바 있다.
이러한 조치들은 중국 상무부와 과학기술부가 발표하는 '수출 금지·제한 기술목록'의 차기 개정판에 포함될 수 있다.
이 목록은 군사·민간 이중용도 물품 수출통제 목록 2개와 함께 중국의 3대 수출 통제 체계 중 하나다. 지난해 개정안에서는 희토류 추출·가공 등 기존의 전략 기술 통제에 더해 배터리 양극재 제조 기술과 리튬 생산 관련 기술이 제한 목록에 추가됐다.
규제 당국은 최종 결정을 내리기 전 업계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기술 기업들은 규제 당국에 이러한 조치 중 일부가 AI 개발을 지연시키고 기술 경쟁에서 승리할 중국의 잠재력을 저해할 것이라는 우려를 전달했다고 FT는 전했다.
중국은 최근 AI 기술을 빠른 속도로 발전시키며 미국의 최첨단 AI 모델을 추격하고 있다. 일부 전문가는 중국과 미국의 AI 기술 격차가 과거 6~9개월 수준에서 최근 2~3개월 수준까지 좁혀졌다고 진단한다.
지난 17일 중국 스타트업 문샷AI이 공개한 '키미(Kimi) K3'은 일부 벤치마크 테스트에서 앤트로픽의 '클로드 페이블 5'와 오픈AI의 'GPT-5.6'을 제외한 대부분의 경쟁 모델을 앞선 것으로 평가받으며 글로벌 AI 업계에 충격을 안겼다.
FT는 규제 당국의 이러한 움직임을 두고 일부 AI 분야에서 자국이 세계적 우위를 확보했다는 중국 정부의 자신감을 반영한다고 전했다.
jwl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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