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 반중’ 체코, 中과 관계 복원 시동…7년만 고위급 방중

베이징=정다은 특파원 2026. 7. 21.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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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원의장 방중에 기업 40곳 동행
대만·티베트 문제로 갈등 장기화
中 전문가 “해빙보다 탐색전 성격”
달라이 라마(왼쪽)과 페트르 파벨 대통령. 달라이라마 페이스북 캡처

유럽 내 대표적인 반중 국가로 꼽혔던 체코가 내각 교체 이후 중국과의 관계 개선에 나서고 있다. 대만·티베트 문제를 둘러싸고 수년간 얼어붙었던 양국 관계가 실용주의 노선의 새 정부 출범을 계기로 변화 조짐을 보이는 모습이다.

2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토미오 오카무라 체코 하원의장은 의원단을 이끌고 5일 일정으로 중국을 방문했다. 체코 고위급 인사의 방중은 친중 성향으로 알려졌던 밀로시 제만 전 대통령이 2019년 중국을 국빈 방문한 이후 처음이다. 이번 방문에는 에너지·기계공학·산업기술 등 분야의 체코 기업 40곳도 동행했다. 오카무라 의장은 직항 노선 확대, 중국 관광객 유치, 체코 국민의 중국 무비자 입국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체코의 대중 정책 변화는 지난해 말 안드레이 바비시 총리 정부 출범 이후 뚜렷해지고 있다. 체코는 의원내각제 성격이 강해 대통령이 재임 중이더라도 총리와 내각의 정책 기조가 외교·경제 노선에 큰 영향을 미친다. 반중·친대만 성향의 페트르 파벨 대통령은 그대로 재임 중이지만 바비시 총리는 중국과의 경제 협력을 중시하는 실용주의 노선을 내세우고 있다.

앞서 양국 관계는 페트르 피알라 전 총리 정부 시기 급속히 냉각됐다. 피알라 정부는 가치 중심 외교를 앞세우며 유럽 내 대표적인 친대만 노선을 폈고, 체코 고위 인사들의 대만 방문이 이어지자 중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 위반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지난해 8월에는 파벨 대통령이 인도 방문 중 달라이 라마를 만나면서 갈등이 최고조에 달했다. 중국은 현 14대 달라이 라마를 티베트 독립을 추구하는 ‘분열주의자’로 규정하며 차기 달라이 라마 선출도 중국 국내 절차와 중앙정부 승인을 거쳐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에 외국 정상급 인사의 달라이 라마 접촉을 티베트 문제에 대한 내정 간섭으로 간주해왔다. 중국은 이후 파벨 대통령과의 모든 접촉을 중단했다.

바비시 정부 출범 후에는 기류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 친대만 인사인 밀로시 비스트르칠 상원의장은 지난달 대만 방문을 위해 정부 전용기 사용을 요청했지만 거부당했다. 바비시 총리는 당시 “불필요한 비용”이라며 이 방문이 중국과의 관계를 훼손하길 원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중국 전문가들은 이번 방중을 본격적인 해빙보다 ‘탐색전’으로 평가했다. 스즈친 칭화대 국제관계학과 교수는 “체코 행정부와 하원은 중국과 우호적 관계를 원하지만 상원과 대통령은 여전히 반중·친대만 성향이 강하다”고 지적했다. 추이훙젠 베이징외국어대 유럽연합연구소장은 “체코 정치권에 대중 정책에 대한 초당적 합의가 없는 만큼 관계 개선의 예측 가능성과 지속 가능성은 여전히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베이징=정다은 특파원 downr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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