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새 수장에 ‘친이란 강경파’ 알하야···가자 휴전 협상 주도

가자전쟁 휴전 협상을 주도했던 강경 성향의 칼릴 알하야(65)가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신임 수장으로 선출됐다. 야히야 신와르 전 최고지도자 사망 이후 약 2년 만이다.
하마스는 20일(현지시간) 성명에서 “순교한 신와르의 뒤를 이을 정치국 최고지도자로 알하야를 선출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신와르 전 최고지도자의 신임을 받았던 알하야는 신와르 사망 이후 임시 집단 지도 체제인 5인 위원회의 일원을 맡아왔다. 그는 전임 지도자의 잔여 임기인 2027년까지 하마스를 이끌게 된다.
알하야는 하마스 최고 자문기구인 슈라위원회 결선투표에서 칼레드 메샤알 전 정치국장을 근소한 차로 제치고 선출됐다. 앞서 진행된 1차 투표에서는 두 후보 모두 과반 득표에 실패했다. 알하야는 메샤알 전 정치국장보다 하마스 내 친이란 세력과 더욱더 가까운 인물로 평가된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이로써 하마스는 약 2년간 이어진 지도부 공백을 메우게 됐다. 2024년 이스마일 하니예 전 최고지도자가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암살된 데 이어 후임 지도자인 신와르도 같은 해 가자지구 남부에서 이스라엘군에 의해 숨졌다. 알하야 역시 지난해 9월 카타르에서 암살 위협을 가까스로 피했다. 신임 최고지도자 선출 절차는 지난 1월 시작됐지만, 미국·이란 간 전쟁과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 등이 계속되면서 지연됐다.
1960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태어난 알하야는 1987년 하마스 창설에 참여했다. 1980년대 후반 제1차 인티파다(반이스라엘 봉기)에 참여하며 이스라엘군에 여러 차례 구금당하기도 했다. 2006년 팔레스타인 입법 의회 의석을 확보하며 정계에 공식 입문한 그는 지난 20년간 하마스 조직 내 주요 직책을 맡아왔다.
그는 특히 여러 차례 이스라엘과의 휴전 협상을 주도해왔다. 2012년과 2014년 가자지구에서 벌어진 이스라엘과의 무력 충돌 당시 하마스의 외교 분야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2023년 10월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 이후 하마스 측 수석 협상가로서 휴전 협상을 이끌었다. 중재국 카타르와 이집트를 오가며 인질 석방의 조건으로 전쟁 종식을 거듭 요구해 왔다.
알하야는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가족을 잃은 개인사도 있다.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2007년 두 형제를 포함해 친척 7명을 잃었고, 이듬해 하마스 군사 조직 알카삼 여단 소속이었던 아들 함자를 떠나보냈다. 2014년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아내와 장남 오사마가 사망했고, 올해 초에는 또 다른 아들 아잠도 숨졌다.
알하야 체제 아래 하마스는 가자전쟁 휴전 협상 이행 과정에서 쟁점으로 부상한 ‘무장 해제’를 거부하고 이스라엘에 더욱 강력하게 저항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팔레스타인 정치 분석가인 레함 오우다는 “하마스가 알하야를 지도자로 선출한 것은 계속해서 무장 투쟁에 전념하고 무장 해제를 거부하며, 이란 및 이른바 ‘저항의 축’(이란의 지원을 받는 대리 세력)과의 동맹을 유지하며 군사력을 재건하겠다는 의도가 있다”고 로이터에 말했다.
지난해 10월 미국의 중재로 체결된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 휴전은 후속 조치 이행이 지연되며 교착 상태에 빠졌다. 미국은 당시 휴전 발효 이후 하마스의 무장 해제와 이스라엘군 철수, 가자지구 내 과도 통치기구 수립 등을 후속 조치로 제안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공습을 이어갔고 하마스 역시 무장 해제를 거부하고 있다.

최경윤 기자 ck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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