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세지는 과징금 부과, 좋은 규제인가"...행정제재 정당성 열띤 토론

정옥재 기자 2026. 7. 21.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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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법이론실무학회 정보통신정책학회
서울대 공익산업법센터 21일 학술대회
행정법이론실무학회, 정보통신정책학회, 서울대학교 공익산업법센터는 21일 오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위반행위에 대한 행정제재의 효율성과 정당성’이라는 주제로 공동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정옥재 기자


최근 대형 플랫폼, 통신업체에서 대형 사이버 보안사고를 내면서 행정제재인 과징금(課徵金) 규모가 커진다. 법률, ICT 정책전문가들이 모여 법적 취지에 맞는 적절한 과징금 제도를 논의해 주목을 끈다. 과징금은 행정기관이 법을 위반한 사업자나 개인에게 부과하는 금전적 제재다.

과징금은 과태료처럼 행정청이나 위원회가 부과하지만 과태료와 달리 부당이득 환수 성격이 짙다. 사이버 사고와 결부된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터지면서 과징금 규모도 커지고 형법상 형벌 성격도 강해져 그 정당성 논의도 뜨겁다.

행정법이론실무학회, 정보통신정책학회, 서울대학교 공익산업법센터는 21일 오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위반행위에 대한 행정제재의 효율성과 정당성’이라는 주제로 공동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원우 서울대 공익산업법센터장은 개회사에서 “좋은 규제란 보호해야 할 법익을 실질적으로 보호하면서도 수범자가 예측 가능하게 행동할 수 있도록 하고 책임 있는 행위에 대해서만 비례적으로 제재하며 궁극적으로 더 나은 준법과 예방을 유도하는 규제”라며 “이번 학술대회가 행정제재를 둘러싼 단순한 찬반 논의를 넘어 효율성과 정당성, 예방과 책임, 공익 보호와 산업 혁신을 함께 고려하는 성숙한 논의의 장이 되기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황용석 정보통신정책학회장(건국대 교수)은 환영사에서 “이번 논의가 학술적 성과에 머무르지 않고 행정제재의 실효성과 정당성을 함께 높이는 구체적인 정책과 제도 개선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라고 강조했다.

박재윤 행정법이론실무학회장은 “지난해부터 빈번하게 발생한 대규모 사이버 보안사고(개인정보 유출사고)에서 과징금이라는 제재수단이 활용되면서 정교한 법상 의무이행을 확보하기 위한 설계와 피해자 구제와는 무관하게 형평성과 예측가능성을 침해하는 방식으로 과도한 행정권 행사가 나타나고 있다”며 “과징금 제도는 이제 플랫폼 규제의 정책 방향과 국제적인 기준을 다루는 가장 첨예한 행정법적 쟁점이 되었다. 이번 논의가 관련 법제의 해석과 적용, 개선입법에 작지만 소중한 기여가 되기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홍익대 법과대학 송시강 교수는 ‘법률상 의무의 위반에 대한 행정제재의 위헌성에 관한 연구’라는 주제의 발제에서 “법률상 의무 위반에 대한 행정제재가 정당하기 위해서는 소추기관과 심판기관의 분리가 요청되거나 법관의 전권 심사에 의한 통제가 필요하다”면서 “그나마 절차적인 측면에서 우수하다고 평가를 받는 공정거래위원회조차 유럽인권재판소가 요청하는 소추기관과 심판기관의 분리가 불완전한 데다 과징금을 비롯한 제재처분에 대한 항고소송은 법관의 전면 심사에 의한 통제와 거리가 멀다. 금융위원회, 개인정보보호위원회 등은 두말할 필요도 없는 실정”이라고 분석했다.

송 교수는 이어 “법률상 의무의 위반에 대해서 제재를 가하는 것은 형벌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사법권 본성에 속하는 일이라는 점에 대한 각성이 필요하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적법절차의 원칙이 중요한 현안으로 등장하게 될 것”이라며 “법관의 재판을 통한 제재 부과, 행정에 의한 제재에 대한 법관의 통상적 통제(항고소송), 행정에 의한 제재에 대한 법관의 전면적 통제(새로운 항고소송) 이상 3가지 유형을 상정하고 사안에 따라 어느 수준의 보장이 헌법적으로 요청되는지에 관한 심사가 필요하다”라고 제안했다.

임성훈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토론에서 “개인정보 유출에 따른 징벌적 과징금은 형사적 절차의 성격을 가지는 것으로 충분히 볼 수 있다. 불리한 자료의 제출을 강요당하지 않을 헌법상 기본권을 존중하는 방향에서 조사방해죄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김태오 국립창원대 법학과 교수는 ‘과징금의 본질 및 기능의 재구조화-개인정보유출에 대한 과징금을 중심으로’ 발제에서 “과징금을 매출액에 산정해서 산출하는 방식은 실제 이익을 취했거나 취했을 가능성을 전제로 한다”며 “그러나 개인정보유출은 사업자의 직접적 이익이 목적이 아니라 제3자(해커)에 의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환수적 요소의 존부를 감경요소가 아닌 산정공식상 명시적 변수로 편입하여 기본과징금에서 기속적으로 차감되도록 구조화하거나 법 위반 유형별로 기본과징금 산정식을 다원화할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배기철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개인정보보호법상 과징금 제도의 현황과 개선방안-과징금 산정 방식을 중심으로’ 주제의 발제에서 “현실적인 손해가 발생하지 않은 위반행위는 손해배상이 아니라 위반행위로 인하여 발생한 위험의 제거 및 불법성에 대한 제재를 목적으로 하는 공적 규제를 통해 규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반면 손해배상 제도는 본질적으로는 위법행위로 인해 손해를 입은 정보주체의 원상회복과 구제를 주된 목적으로 하는 사적 구제로 활용되어야 한다”라고 제안했다.

배 교수는 이어 “공적 규제와 민사상 손해배상은 개인정보 자기 결정권이라는 동일한 법익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이지만 그 기능과 목적은 서로 구별된다”며 “어느 하나의 제도만으로는 개인정보보호의 실효성을 충분히 확보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국가가 법 위반행위를 제재하고 부당이득을 환수하기 위해 부과하는 공적 제재인 과징금과, 정보주체의 손해를 전보하기 위한 사적 구제인 손해배상은 상호 보완적인 관계에서 조화롭게 운영될 필요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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