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우회로 홍해도 위험… 후티 봉쇄 선언, ‘중동 양쪽해협’ 전선 확장

이규화 2026. 7. 21.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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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무력충돌 범위가 페르시아만에서 홍해까지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관문인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마비된 상황에서, 친이란 예멘 후티 반군이 홍해 입구인 바브엘만데브 해협에 대한 해상 봉쇄를 선언하면서 중동의 양대 해상 요충지가 동시에 위협받는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호르무즈가 봉쇄될 경우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UAE)는 홍해를 통한 우회 수출을 확대할 수 있지만, 후티가 이마저 차단하면 중동산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의 대체 운송로는 사실상 사라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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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몇 배로" 보복 다짐, 후티는 홍해 봉쇄 위협
사우디와 아랍연합군, 후티 봉쇄 땐 적극 대응 선언
두 해협 봉쇄시 유가 급등, 아시아와 유럽 피해 증가
예멘 후티반군, 사우디 대상 해상 봉쇄 선언. 연합뉴스


중동 무력충돌 범위가 페르시아만에서 홍해까지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관문인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마비된 상황에서, 친이란 예멘 후티 반군이 홍해 입구인 바브엘만데브 해협에 대한 해상 봉쇄를 선언하면서 중동의 양대 해상 요충지가 동시에 위협받는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국제 해운과 에너지 시장에서는 두 해협이 모두 제 기능을 잃을 경우 글로벌 공급망과 원유 가격이 동시에 큰 충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 중부사령부(CENTCOM)는 2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이란에 대한 추가 공습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미군은 이번 공격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상선을 공격하는 데 활용되는 이란의 군사 능력을 약화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란이 미군 한 명을 죽일 때마다 그 대가를 몇 배로 치르게 될 것"이라며 강경 대응 방침을 재확인했다. 최근 요르단과 이라크 등지에서 미군 사망자가 잇따르면서 미국의 보복 수위도 한층 높아지는 양상이다.

이란 역시 물러서지 않았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현재 이란은 전면전을 수행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군사적 충돌이 미사일 공격을 넘어선 총력전 양상이라고 규정했다. 이란군은 쿠웨이트의 미군 기지를 미사일로 타격했다고 주장했고,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는 유조선 피격과 선박 화재가 잇따라 보고되면서 해상 긴장도 고조되고 있다.

여기에 친이란 무장세력인 후티 반군이 사우디아라비아를 겨냥해 해상 봉쇄를 선언하면서 전선은 홍해로까지 확대됐다. 후티는 "눈에는 눈" 원칙에 따른 보복이라며 바브엘만데브해협을 봉쇄하겠다고 밝혔다.

이 해협은 홍해와 아덴만을 연결하는 전략적 요충지로, 호르무즈해협이 봉쇄되자 사우디가 원유를 홍해 얀부항을 거쳐 우회 수출하는 통로로 이용하고 있다. 호르무즈해협 만큼은 아니지만 세계 에너지 물동량의 약 7% 정도가 바브엘만데브해협을 통과한다.

사우디는 즉각 맞대응에 나섰다. 사우디가 주도하는 아랍 연합군은 바브엘만데브해협을 통과하는 상선을 보호하기 위해 국제법에 근거한 모든 조치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연합군은 후티의 해상 봉쇄를 국제법 위반이자 해적행위로 규정하며 선박에 대한 위협이 발생할 경우 신속하고 단호하게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사우디 외교부도 후티의 봉쇄 선언을 강력히 규탄하며 예멘 합법 정부에 대한 지원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후티는 사우디가 예멘의 항만과 공항을 봉쇄하고 공습을 이어온 데 대한 보복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사우디는 이를 사실과 다른 선전이라고 반박했다. 사우디 측은 올해 상반기에만 300척이 넘는 상선이 후티 통제 지역 항만으로 입항했다며 오히려 후티가 민간 항공편 운항 재개를 거부해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국제사회가 특히 우려하는 것은 호르무즈해협과 바브엘만데브해협이 동시에 불안정해질 경우다. 호르무즈해협은 세계 해상 원유 수송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최대 에너지 관문이며, 바브엘만데브해협 역시 유럽과 아시아를 연결하는 핵심 해상 교역로다. 호르무즈가 봉쇄될 경우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UAE)는 홍해를 통한 우회 수출을 확대할 수 있지만, 후티가 이마저 차단하면 중동산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의 대체 운송로는 사실상 사라지게 된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경우 국제유가 급등은 물론 해상 운임과 보험료 상승, 공급망 차질이 동시에 발생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중동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국가들과 홍해 항로를 통해 원유와 상품을 수입하는 유럽 국가들이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군사적 충돌과 별개로 외교적 접촉도 계속되고 있다. 이란은 최근 중재국들을 통해 미국과 긴장 완화를 위한 제안을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파키스탄 등 주변국을 통한 물밑 협상도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미군 공습과 이란의 보복, 후티의 해상 봉쇄 위협이 동시에 전개되면서 중동의 핵심 해상 교통로를 둘러싼 군사적 긴장은 오히려 확산하는 모습이다. 중동의 두 전략 해협이 동시에 전쟁의 무대로 떠오르면서 세계 에너지 안보와 국제 교역망도 중대한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

이규화 대기자 david@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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