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아빠… 계곡에 가라앉은 가족 찾는 목소리” 기억하는 소방관의 당부

송경화 기자 2026. 7. 21.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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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가 내린 지난 9일 충남 공주시 반포면 계룡산 동학사 계곡 물이 불어나 빠른 속도로 흐르고 있다. 연합뉴스

계곡이 통제돼 자유를 빼앗겼다며 정부에 불만을 토로한 이를 향해 현직 소방관이 “헛소리”라고 비판했다.

소방관이자 작가인 백경(필명)은 20일 스레드에 한 누리꾼의 글을 공유했다. 누리꾼은 “장인, 장모 모시고 한 시간 반 운전해서 물놀이하러 계곡에 왔는데 행정안전부 지시로 전국 계곡 출입 통제란다”라며 “내가 계곡 와서 내가 알아서 물놀이하겠다는데 나라가 왜 막냐”고 말했다. 이 누리꾼은 “심지어 비도 안 오고 영상 보면 물살도 센 편이 아니고 잔잔하다”며 “점차 사소한 거부터 자유 뺏기는 게 느껴지는데 아직 안 느껴봐서 관심이 없나?”라고 했다.

이에 백경 작가는 “이맘때면 계곡 구조 출동을 자주 나가는데, 거기서 절반은 물속에 가라앉은 지 오래인 사람을 건져 올리기 위한 출동”이라고 했다. 백경 작가는 “구조대원들은 불어난 흙탕물 아래로 끊임없이 몸을 던지고 물가는 떠오르지 않는 사람을 부르는 목소리들로 밤새 메아리친다”며 “아빠, 아빠, 아빠, 아빠, 여보, 여보, 여보, 여보, 형, 형, 형, 형”이라고 했다.

이어 “한 번이라도 그 목소리를 들은 적 있다면 물이 불어난 계곡에 사람이 못 들어가게 하는 걸 두고 자유를 뺏겼다느니 공산국가라느니 헛소리는 하지 못 할 것”이라며 “자유? 좋지. 마음대로 죽을 수 있는 자유도 자유라고 부르고 싶다면 그렇게 하길”이라고 했다. 백경 작가는 “대신 소중한 누군가를 잃은 뒤에 애먼 사람들을 원망하진 않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 글에 다른 누리꾼들은 “저러다 사고 나면 정부 탓, 소방관 탓”, “위험한 거 하지 말라는데 자유를 뺏겼다고 난리냐”, “계곡은 진심 위험한 곳” 등의 댓글을 달며 공감하고 있다.

백경 작가는 소방관의 경험을 녹인 에세이 ‘당신이 더 귀하다’를 지난해 1월 출간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지난해 2월 이 책을 페이스북에서 추천하며 “구급대원들이 세상의 아픔을 마주하며 겪게 되는 자신들의 고초와 아픔을 함께 보여주고 있다. 우리는 그들에게 큰 빚을 지고 있다. 6만7천여명 소방관들을 응원하는 마음을 담아 책을 추천한다”고 했다.

송경화 기자 freehw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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