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레버리지 ETF 손질 지시 “꼭대기서 도입돼 착시 일으켜”
금융위 “글로벌 반도체 자체의 출렁임 때문”
김용범 “상반기 해외 유출 28억불로 급감”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국내 주식시장의 낙폭을 키우고 개미 투자자들의 반발을 사 온 ‘개별 종목 2배 레버리지 상품’에 대해 금융 당국에 신속하고 과감한 추가 보완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그러나 해당 상품이 상승장의 최꼭대기에서 도입되는 바람에 주가 폭락의 원흉처럼 보이는 ‘착시’를 일으킨 측면이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李 대통령 “상승·하락 폭 키워 시장 불안정 유발… 신속·과감한 추가 대책 내라”
이 대통령은 21일 국무회의에서 “해외 레버리지 투자로 인한 외환 유출을 막자는 정책적 취지는 이해하지만, 결과적으로 상승 국면에서는 급등을, 하락 국면에서는 낙폭을 과도하게 심화시켰다”며 “주식시장 참여자들 입장에서는 정책상의 비효율과 피해가 훨씬 더 컸다고 느끼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당국이 내놓은 예탁금 증액(현금 3000만원) 등 대책의 시행 시기가 오는 8월로 미뤄진 점을 짚으며 “시장의 요구에 비해 당국의 대응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 정책 시행 시기까지 미리 예상했어야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시장 영향과 국민 불만을 면밀히 살펴 필요한 대응 조치를 신속하고 과감하게, 충실하게 다시 만들어 내라”고 지시했다.
다만 이 대통령은 보완책을 지시하면서도 “하필이면 급상승 국면에서 조정되는 요 꼭대기에서 도입되는 바람에, 마치 이것 때문에 문제가 심각해진 것처럼 ‘착시’를 일으킨 측면도 있어 보인다”며 “당국으로서는 환율 안정과 외환 유출 방지를 위해 나름 노력을 했다고 하지만, 시장 참여자들 입장에서는 정책상의 비효율과 피해가 훨씬 크다고 느끼고 있다”고 했다. 레버리지 도입 자체가 문제는 아니라는 취지로 해석된다.
◇“서학 개미 외환 유출 막았다”
정책 당국자들은 시장 불안의 원인으로 ‘글로벌 반도체 업황의 자체 변동성’과 ‘전산 시스템 구축 지연’을 지목하거나, 외환 유출 방지 성과를 항변하기도 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글로벌 반도체 종목 자체가 워낙 출렁임이 심하다”며 “우리뿐만 아니라 미국의 샌디스크, 일본의 키옥시아 등은 더 심하게 출렁인다”고 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전체 코스피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3%까지 급증한 점을 들며 “종목 자체가 출렁이는 면적이 커진 탓”이라고도 했다. 투자자 보호 장치 적용이 느리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전산 준비 문제가 있어 가장 당겨서 하는 게 8월 5일”이라고 했다.
회의에 참석한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 등 정책 라인은 외환시장 방어 성과를 부각했다. 김 실장은 “작년 서학 개미 등 개인이 해외 주식에 투자해 유출된 자금이 400억달러(연간)에 달했으나, 올해 상반기에는 28억달러로 대폭 줄었다”며 “개인들의 해외 자금 순유출이 현격하게 줄어든 데에는 이번 레버리지 상품 도입 등 정부의 정책 효과가 일부 작용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 같은 당국자들의 해명을 들은 뒤 “요쪽을 방어하면 저쪽에 문제가 생기니 정책이라는 게 참 어렵다”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식시장 참여자들이 입은 피해를 메울 보완 대책을 조속히 만드는 것은 결국 정부의 몫”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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