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기 사건 증거인멸’ 국수본도 관여했나···검찰·경찰 동시 압수수색

강현석 기자 2026. 7. 21.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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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지검 ‘비밀누설·증거인멸’ 혐의
경찰청 특수단도 압수수색 영장 집행
강력범죄수사과·여성청소년과 대상
당시 형사과장 “부실수사 논란 송구”
광주지검과 경찰청 장윤기 사건 관련 진상규명 특별수사단이 21일 수사 과정의 보고·지휘 체계를 확인하기 위해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를 압수수색 중인 가운데 국수본 로비 앞에 경찰 관계자들이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전남광주에서 여고생을 살해한 장윤기 사건에 대한 경찰 부실 수사를 수사 중인 검찰과 경찰이 21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를 동시에 압수수색하고 있다. 애초 경찰이 성범죄 목적 범행을 입증할 증거와 정황을 확인하고도 ‘강간 등 살인’ 대신 ‘일반 살인’ 혐의를 적용하는 과정에 국수본이 관여한 혐의를 포착한 것으로 보인다.

광주지검은 이날 오전 6시15분부터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국수본을 대상으로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 압수수색은 국수본 강력범죄수사과와 여성청소년과를 대상으로 집행하고 있다.

경찰청 ‘장윤기 사건 관련 진상규명 특별수사단’도 이날 오전 7시30분부터 국수본을 대상으로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하고 있다. 경찰도 강력범죄수사과 등을 압수수색하고 있는데, 검찰과 대상이 겹친다.

광주지검과 경찰 특별수사단은 그간 전남광주 광산경찰서가 수사를 진행했던 ‘장윤기 사건’ 부실 수사 의혹을 각각 수사해 왔다.

장씨는 지난 5월5일 고 이채원양(17)을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광산경찰서는 장씨에게 ‘강간 등 살인’ 대신 ‘일반 살인’ 혐의를 적용했다. 이 과정에서 장씨의 성범죄 목적 범행을 입증할 수 있는 훼손된 리얼돌과 케이블타이 등의 증거가 경찰의 부실 수사로 인멸됐다.

검찰은 전 광산경찰서장과 당시 형사과장, 수사팀장과 팀원 등 경찰관 4명을 공무상비밀누설과 증거인멸, 증거인멸 방조 혐의 등으로 입건한 상태다.

경찰 특수단도 당시 수사팀장을 증거은닉 혐의 등으로 구속해 검찰에 송치했다. 또 전 광산경찰서장과 형사과장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입건하고 수사팀원 1명도 공무상비밀누설 혐의로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

검찰과 경찰 특수단은 당시 광산경찰서 지휘부와 수사팀이 강간 등 살인 대신 일반 살인 혐의를 적용하는 과정에 국수본이 관여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수본 압수수색을 먼저 시작한 검찰은 경찰과 협의해 경찰도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할 수 있도록 원만하게 협의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광주지검은 “광산경찰서 수사팀에서 여러 범죄가 일어났는데 국수본도 증거인멸에 관여했을 가능성을 수사하고 있다”면서 “(국수본의) 정당한 보고나 사건 지휘였다면 법원에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했겠느냐”고 밝혔다.

한편 경찰 특수단이 구속영장을 신청한 당시 광산경찰서 형사과장 A경정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는 이날 오전 광주지법에서 진행되고 있다.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한 A경정은 “사건의 실체를 규명하기 위해서 노력했으나 부실 수사 논란이 일어 유가족과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러운 마음”이라고 밝혔다. 또 “사건 처리 과정에 윗선의 어떤 부당한 지시도 없었으며 저또한 지시한 적 없고 나머지 부분에 대해서는 심문조사에서 성실히 임하겠다”고 말했다.

A경정 측 법률 대리인은 “문제가 된 장씨의 성폭행 범죄와 살인 사건 분리에는 국수본 지침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 대리인은 “성범죄 목적으로 살인 행위가 이뤄졌는지를 조사하는 데 사건 병합이 도움 될 것으로 생각했다. 사건 발생 이튿날인 5월 6일부터 닷새 사이 총 3차례 정식 보고서로 건의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사건 초기부터 종결까지 사실상 국수본이 수사를 지휘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는 “(A경정이)그래서 굉장히 억울하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A경정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 여부는 이날 오후 늦게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강현석 기자 kaj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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