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로봇 컨트롤타워 세웠다…대표 직속 'RX사업추진실' 출범

신승훈 기자 2026. 7. 21.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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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조직 하나로 통합…AI 이어 미래 성장축 육성
보스턴다이내믹스 전략 주도 인재 영입…서울대·아주대 석학 합류
현대차·테슬라 이어 삼성도 '휴머노이드 전쟁' 본격 참전
[출처=삼성]

삼성전자가 대표이사 직속 조직인 'RX(Robotics eXperience)사업추진실'을 신설, 로봇 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의 핵심 축으로 전면에 내세웠다. 연구개발(R&D)과 데이터, 글로벌 연구거점, 인재 확보를 하나로 묶는 전사 차원의 로봇 컨트롤타워를 구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삼성전자가 로봇 사업을 전사 핵심 전략사업으로 격상한 것은 AI 시대 핵심 하드웨어로 부상한 로봇 시장의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한 포석으로 읽힌다.

21일 관련 업계예 따르면 삼성전자는 대표이사 직속 'RX사업추진실'을 신설하고, 중장기 로봇 전략 수립부터 핵심 기술 개발, 사업화까지 아우르는 통합 추진체계를 구축한다.

이번 조직 개편의 가장 큰 특징은 '대표이사 직속'이라는 점이다. 삼성전자는 미래 성장사업의 경우 대표이사 직속 조직을 통해 빠른 의사결정과 실행력을 확보하는 방식을 택해왔다. 이번 RX사업추진실 역시 단순한 연구조직이 아니라 로봇 사업 전반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게 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직 신설을 두고 삼성전자가 로봇 사업을 AI와 함께 차세대 성장축으로 공식 선언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R&D·사업화·데이터까지 하나로 묶었다

삼성전자가 이번 조직 개편에서 주목한 부분은 '통합'이다. 그동안 삼성전자 내부에는 사업부와 연구조직별로 로봇 관련 기술과 인력이 분산돼 있었다. 새롭게 출범하는 RX사업추진실은 이들 역량을 하나로 결집해 기술 개발부터 사업화까지 일원화된 체계를 구축한다. 주요 거점은 서울 우면동 서울R&D캠퍼스다. 로봇 연구 인력을 집결시키고 연구·개발과 사업화가 동시에 이뤄질 수 있도록 연구실과 오피스 등 인프라 투자도 확대한다.

구미사업장에는 로봇 데이터 팩토리를 구축한다. AI 로봇은 현장 데이터를 얼마나 빠르게 축적하고 학습시키느냐가 성능을 좌우하는 만큼, 데이터 생산과 검증 체계를 별도로 마련해 실제 산업 현장 투입 속도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이는 AI 산업에서 데이터센터가 핵심 인프라 역할을 하듯, 로봇 분야에서는 데이터 팩토리가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는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기술보다 '사업'에 방점 찍은 조직

이번 개편은 연구조직 확대보다 사업화에 더 무게를 뒀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삼성전자는 RX사업추진실을 통해 기술 개발뿐 아니라 사업 전략과 제품 기획, 글로벌 협력까지 하나의 조직에서 추진한다.

이는 최근 글로벌 빅테크들이 AI 기술 경쟁에서 한발 더 나아가 실제 시장에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서비스와 제품 경쟁으로 무게중심을 옮기는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이와 관련 노태문 DX부문장(사장)은 지난 1월 "생산 거점의 자동화를 위한 로봇 사업을 최우선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밝히며 제조 현장을 중심으로 한 로봇 사업 확대 의지를 공개적으로 드러낸 바 있다.

삼성전자는 2023년 레인보우로보틱스에 전략적으로 투자한 이후 콜옵션 행사로 경영권을 확보하며 로봇 사업의 기반을 다져온 바 있다.

이어 미래로봇추진단을 신설해 휴머노이드 기술 내재화에 나섰고, AI 컴패니언 로봇 '볼리'와 보행 보조 로봇 '봇핏' 등 차세대 제품 개발을 병행해왔다. 생산 현장에서는 협동로봇과 자율이동로봇(AMR) 실증을 확대하며 연구개발을 넘어 사업화 역량 축적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는 평가다.

내부적으로도 기술 개발 성과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삼성전자도 로봇을 미래 기술이 아니라 실질적인 사업으로 키우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셈이라는 게 업계 설명이다.

◆현대차·학계 최고 전문가 영입…'인재 전쟁' 본격화

인재 구성도 눈길을 끈다. 현대자동차그룹에서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운영 전략을 총괄했던 이동건 부사장이 Robotics전략팀장을 맡아 중장기 로드맵 수립을 이끈다.

여기에 서울대 김현진 교수와 아주대 김의겸 교수 등 국내 최고 수준의 로봇 연구진도 합류한다. 김 교수는 지능형 자율 로봇과 로봇 제어 분야 전문가이며, 김의겸 교수는 로봇 핸드와 매니퓰레이션(정교한 물체 조작) 기술 분야에서 세계적인 연구 성과를 인정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향후에도 국내외 최고 전문가를 지속적으로 영입해 기술 경쟁력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사가 로봇 분야에서도 AI 반도체와 유사한 글로벌 인재 확보 경쟁이 본격화됐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한다.

◆미국·중국·일본까지…글로벌 연구망 구축

삼성전자는 국내 조직 개편에 그치지 않고 미국과 중국, 일본에도 글로벌 연구거점을 구축한다. 미국은 AI와 로봇 소프트웨어, 중국은 제조 로봇과 공급망, 일본은 정밀 부품과 휴머노이드 기술 등 국가별 강점을 적극 활용하겠다는 전략이다.

현지 연구 생태계와 협력을 확대하는 동시에 우수 인재 확보도 병행할 방침이다. 이는 로봇 산업이 특정 국가만의 기술 경쟁이 아니라 글로벌 기술 생태계 경쟁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AI 다음은 로봇…삼성의 미래 사업 청사진

시장에서는 이번 조직 신설을 삼성전자의 중장기 성장 전략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변화로 보고 있다. AI가 두뇌 역할을 담당한다면 로봇은 이를 현실 세계에서 구현하는 물리적 플랫폼이다. 생성형 AI와 온디바이스 AI 확산으로 AI 기술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향후에는 AI를 실제 산업과 일상에 연결하는 로봇이 새로운 성장 시장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

삼성전자가 대표이사 직속 조직을 신설하고 연구개발과 데이터, 글로벌 연구거점, 인재 확보를 하나의 체계로 묶은 것도 이 같은 변화를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포석으로 읽힌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RX사업추진실 출범은 로봇을 AI 이후 삼성전자의 차세대 핵심 사업으로 육성하겠다는 전략에 가깝다"며 "앞으로는 기술 개발보다 얼마나 빠르게 사업화하고 글로벌 생태계를 선점하느냐가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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