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80일 만에 7연승 어떻게 가능했나, 위기의 순간 제2의 김광현 '국대 4번·국대 중견수' 완벽 제압…"이상하게 편안하더라"

김경현 기자 2026. 7. 21.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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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용주가 7월 19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전 포효하고 있다./KT 위즈 제공

[마이데일리 = 김경현 기자] 전용주(KT 위즈)는 2024년까진 무명에 가까운 선수였다. 안산공고 에이스 출신으로 아마 시절 '제2의 김광현'으로 불렸다. 하지만 프로 무대에서는 담금질의 시간이 필요했다. 지난 시즌 깜짝 150km/h를 찍고 가능성을 보이더니, 올해 드디어 KT 필승조의 한 축으로 우뚝 섰다. 1080일 만에 팀 7연승도 전용주가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KT는 19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원정 경기에 4-1로 승리했다. LG와의 후반기 4연전을 싹쓸이, 7연승을 질주했다. 2023년 7월 28일 창원 NC 다이노스전부터 2023년 8월 4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 이후 1080일 만에 7연승이다.

경기는 투수전 양상으로 흘러갔다. 2회 권동진의 선제 1타점 적시타로 KT가 앞서 나갔다. 8회초 장성우가 달아나는 솔로 홈런을 때려냈다. 2-0으로 KT의 리드.

장성우가 타격을 하고 있다./KT 위즈 제공

곧바로 위기에 직면했다. 8회말 배제성이 문성주에게 안타, 오스틴 딘에게 몸에 맞는 공을 내줬다. 1사 1, 2루. 타석에는 '국가대표 4번 타자' 문보경. 큰 것 한 방이면 승리를 장담할 수 없었다. 이강철 감독은 여기서 전용주를 투입했다.

투구는 깔끔했다. 초구 슬라이더가 바깥쪽 상단 ABS존 모서리를 절묘하게 통과했다. 2구 직구 역시 같은 곳을 스쳐 지나갔다. 문보경은 방망이도 내지 못하고 0-2 카운트에 몰렸다. 3구 바깥쪽 슬라이더는 파울. 전용주는 4구 슬라이더를 더 바깥으로 뺐고, 문보경의 방망이가 허공을 갈랐다.

2사 1, 2루에서 '국가대표 중견수' 박해민과 맞대결. 초구 직구는 바깥으로 빠지는 볼. 2구 직구가 몸쪽 보더라인에 붙었다. 박해민이 방망이를 냈다. 타구는 힘없는 3루수 파울 뜬공이 됐다. 이닝 종료.

전용주가 7월 19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전 공을 던지고 있다./KT 위즈 제공

KT는 9회초 2점을 추가하며 경기에 쐐기를 박았다. 박영현이 9회말 1점을 헌납했으나 아웃 카운트 3개를 잡았다. KT의 4-1 승리. 7연승의 완성. 전용주는 ⅔이닝 무실점으로 시즌 4호 홀드를 챙겼다.

경기 종료 후 '마이데일리'를 만난 전용주는 "무조건 막는다고 생각하고 올라갔다"고 등판 당시 심정을 전했다.

좌타자에게 강점이 있는 선수지만, 상황은 매우 급박했다. 상대 타자들도 모두 국가대표 레벨 선수. 전용주는 "이상하게 크게 긴장되지 않았다. 그냥 편안했다. 편안한 상태에서 문보경과 어떻게 상대해야 될지만 생각했다"고 돌아봤다.

이어 "빠른 카운트 승부를 한 다음 결정구를 던지면 승산이 있겠다 싶었다. 그대로 잘 돼서 결과가 따라온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전용주가 7월 19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전을 마치고 인터뷰를 하고 있다./잠실=김경현 기자

초구와 2구가 모두 절묘한 스트라이크가 됐다. 전용주는 "타자 입장에서는 조급했을거다. 저는 '무조건 삼진'이라고 생각하고 던져서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답했다.

지난해 4홀드를 올리며 커리어 하이를 만들었다. 당시 전용주는 기자에게 "지금 인생 맥스(MAX)"라고 말한 바 있다. 그리고 올 시즌 벌써 4홀드를 따내며 커리어 하이 갱신을 예고했다.

전용주는 "원래는 앞에 벽이 있고, 그걸 제 손으로 헤집으면서 나아가는 느낌, 벽을 뚫는 느낌이었다"라면서 "지금 야구하면서 (1군) 이닝이 제일 많다. 이게 무슨 감정인지 모르겠는데, 그냥 하루하루 감사하다. 야구를 할 수 있음에 감사하며 살고 있다"고 최근 기분을 설명했다.

전용주가 8회를 틀어막을 때 KT 팬들은 엄청난 환호성과 박수를 보냈다. 이를 들었냐고 묻자 "잘 안 들렸다. 집중을 너무 해서 몰랐다"며 수줍게 웃었다.

2026년 7월 7일 오후 경기도 수원KT위즈파크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KT 위즈의 경기. KT 전용주가 8회초 구원등판해 역투하고 있다./마이데일리

팬들에게 한 마디를 부탁하자 "잘 던질 때도 있고 못 던질 때도 있다. 더 열심히 해서 좋은 결과를 보여드리는 수밖에 없다. (1군은) 증명하는 자리다. 제가 나가는 위치에서 더 잘하게 된다면 팀이 승리에 가까워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더 책임감을 가지고 임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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