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주가·국채값이면 안 산다“… 월가 황제 다이먼의 경고

세계 최대 은행 JP모건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지금 가격대에서는 주식도, 장기 미국 국채도 사지 않겠다”고 밝혔다. 투자자들이 세계 경제가 안고 있는 위험을 지나치게 가볍게 보고 있다는 것이다.
미 CNBC가 20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다이먼 CEO는 스카이뉴스 앵커 윌프레드 프로스트가 진행하는 ‘마스터 인베스터 팟캐스트’에 출연해 약 한 시간 동안 이런 견해를 밝혔다. 그는 시장이 갈수록 늘어나는 지정학적·재정적 위협을 주가나 채권값에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이먼 CEO는 “주식 투자는 개별 종목 가운데 ‘정말 좋은 투자처’가 있다면 살 수 있지만, 지금의 밸류에이션(평가 가치)에서 시장 전체를 사들이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중동 전쟁, 미·중 갈등, 재정 적자가 불어나는 와중에 늘어나는 군비 지출 등을 위험 요인으로 꼽으며 “이런 위험들이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클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발언은 최근 투자자들이 전쟁·관세 같은 각종 악재를 대수롭지 않게 넘겨온 분위기와는 사뭇 다르다. 미국 S&P500 지수는 탄탄한 소비, 물가 둔화, 인공지능(AI) 투자 열풍에 힘입어 올해 들어 약 10% 올랐다.
다이먼 CEO는 인공지능(AI) 투자 붐을 두고 인터넷 초창기에 빗대 신중한 시각을 내놓았다. 인터넷 붐 시절 야후·넷스케이프처럼 초기에 앞서가던 기업들은 사라지고, 구글·페이스북 같은 후발 주자가 뒤늦게 최종 승자로 올라섰다는 점을 언급한 것이다. 그는 “쏟아붓는 돈의 규모가 어마어마하다”며 “그러나 다만 기대하는 방식대로, 기대하는 시점에 딱 맞춰 성과가 날 것이냐고 하면, 결코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채권에 대해서도 다이먼 CEO는 몸을 사렸다. 장기 국채를 살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개인적으로는 사지 않겠다”고 잘라 말했다. 물가상승률이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목표치인 2%까지 내려가더라도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4~4.5% 정도가 적정하다”며, 국채 가격이 더 오를 여지는 거의 없다고 봤다.
다만 그는 과거보다 에너지 의존도가 낮아지면서 세계 경제의 맷집이 세진 점은 인정했다. 다만 그렇다고 갑작스러운 위기가 올 가능성까지 사라진 건 아니라고 경고했다. 그는 “판을 뒤집으려면 ‘낙타 등을 부러뜨릴 마지막 지푸라기’가 몇 개는 더 얹혀야 할지 모른다”며 “지금의 전쟁이 다시 불붙는 것만으로는 그 방아쇠가 되기에 부족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특히 미국의 만성적인 재정 적자에 대해서는 “결국 문제가 될 것”이라고 못 박았다. 그는 이른바 ‘채권 자경단(bond vigilantes·정부 재정에 불만을 품고 국채를 팔아 금리를 끌어올리는 투자자들)’이 정부의 빚을 떠받쳐 주는 대가로 더 높은 금리를 요구하면서, 앞으로 금리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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