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롭힘에 숨진 경북 공익재단 연구원, 노조 “진상규명”

경북의 한 공익재단 소속 40대 연구원이 재단 대표이사에게 직장내 괴롭힘을 당하다 숨졌다는 의혹과 관련해 노조가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공공운수노조는 20일 서울 노원구 서울여대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용노동부가 대표이사의 무리한 업무지시를 직장내 괴롭힘으로 인정했지만 책임 있는 사과와 진상조사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조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경상북도 출연기관인 ㄱ공익재단에서 연구업무를 담당하던 ㄴ씨(47)가 사내 화장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 원인불명의 급성심장사 판정을 받았다. 약물이나 알코올, 기저질환 등 특별한 개인적 요인은 발견되지 않았다.
노조는 재단의 대표이사이자 서울여대 교수인 ㄷ씨의 직장내 괴롭힘이 고인의 사망에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하고 있다. 고인은 지난해부터 대형 연구과제를 맡아 출장과 야근을 반복했다. 여기에 대표이사가 만든 스터디 모임에 강제로 참여해야 했고, 업무시간이 끝난 뒤는 물론 주말과 연차휴가 중에도 SNS로 업무지시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는 대표이사의 과도한 업무지시로 고인이 과로에 내몰렸다고 보고 있다. 동료 연구원들은 고인이 생전에 과로와 스트레스를 지속해서 호소했다고 증언했다.
대구지방고용노동청 구미지청 직장내 괴롭힘 판단전문위원회는 ㄷ씨의 일부 업무지시를 직장내 괴롭힘으로 봤다. 구미지청은 지난 9일 노조에 보낸 '직장내 괴롭힘 조사 결과 주요 내용'에서 "(고인이) 현재 업무가 과도한 상황임을 알렸음에도 (가해자가) 업무적 환경을 고려하지 않은 채 본인의 필요에 따라 '시급하지 않은 업무'를 반복적으로 지시한 것이 확인된다"며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섰다"고 판단했다.
노조쪽은 "재단은 자체조사를 통해 '직장내 괴롭힘 불성립'이라는 결론을 내린 바 있으나 이는 책임 회피에 불과했다는 점이 드러났다"며 "지금이라도 고인과 유족에게 사과하고 제대로 된 진상조사와 재발방지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ㄱ재단 관계자는 "현재 대표이사는 직장내 괴롭힘을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구미지청의 판단에 이의제기를 신청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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