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중노위가 초심 뒤집은 이유] 중흥건설·중흥토건 “도급인 의무이행 넘어 지휘·감독권 있다”

중앙노동위원회가 중흥건설·중흥토건 원청이 타워크레인 작업시 발생할 수 있는 유해·위험요소를 지배·관리한다는 점에서 하청 노조가 제기한 산업안전 의제에 대해 원청 사용자로서 교섭의무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는 개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시행 이후 중노위에서 다룬 첫 재심 사건이다.
최근 당사자에게 송달된 사건 결정문을 20일 <매일노동뉴스>가 확보해 살펴보니 이러한 판단을 내린 근거가 상세히 담겼다. 중노위 결정문은 총 75쪽인데, 초심 전남지방노동위원회 결정문이 26쪽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3배 가까이 되는 분량이다. 중노위는 지난달 4일 초심 취소 결정을 내리면서 보도 참고자료를 통해 간단한 요지를 밝혔으나 구체적인 근거는 포함되지 않았다.
현장 책임자가 타워크레인 작업 과정 통제
조종사 교체요구권 행사도 가능
한국타워크레인조종사노조는 3월12일 중흥건설·중흥토건을 상대로 단체교섭을 요구한 뒤 이들 회사가 교섭요구 사실을 공고하지 않자 같은달 24일 전남지노위에 시정신청을 했다. 전남지노위는 4월10일 원청이 하청 노조의 근로조건 등에 대한 실질적 지배력을 가지거나 결정할 수 있는 지위로 인정하기 어렵다는 취지로 기각 결정을 내렸다.<2026년 6월4일 "중노위 중흥건설·중흥토건 원청 사용자성 인정" 기사 참조>
중노위 판단은 달랐다. 중노위는 "노조 소속 타워크레인 조종사가 이 사건 사용자와 직접적인 근로계약관계가 성립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노조가 교섭의제로 주장한 산업안전 관련 근로조건(작업환경 의제 포함)에 대해 사용자가 실질적·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노조법 2조2호 후단의 사용자의 지위에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중흥건설·중흥토건 사건은 중노위가 다룬 원청교섭 관련 사건 가운데 현재까지 '초심 취소' 판단을 내린 유일한 사건이다.
중노위는 산업안전보건 법령 등 법상 의무 이행과는 별개로 타워크레인 조종 업무에 대한 유해·위험요소를 지배·통제하고 있다고 봤다. 특히 타워크레인 임대계약서 등에 명시된 내용을 보면 중흥건설·중흥토건이 공사현장에서 타워크레인 작업도중 발생할 수 있는 재해예방을 위해 현장 책임자가 과정을 통제하도록 하고, 조종사의 교체요구권도 행사할 수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중노위는 "이 사건 사용자는 법령상 정해진 도급인으로서의 산업안전보건에 관한 의무이행 범위를 넘어 타워크레인 조종사가 공사현장에서 공정별로 요구되는 중량물 인양작업 전반에 대해 지휘·감독권이 있다는 점은 명확하다"며 "타워크레인 임대업자에게 원청과 병존적으로 법령상 독립된 사업주로서 안전 등에 관한 의무를 이행할 지위에 있더라도 공사현장에서 산업안전에 관한 독립된 조치 내지 그에 준하는 의사결정을 하기에는 재량권이 매우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임금은 근로계약 당사자가 결정해야
… 자율적으로 교섭할 수는 있다"
임금 의제에 대해서는 사용자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중노위는 "노조가 세부적 의제로 기재한 '최저가 낙찰제'는 계약 분야에서 당사자 간 자유로운 선택에 의해 이뤄져야 하는 사업자 간 계약이고, '적정임금 보장'은 타워크레인 조종사 임금액의 기초결정은 원사용자인 타워크레인 임대업자와 타워크레인 조종사 간 근로계약으로 우선 정해져야 하는 사항"이라고 봤다.
또 임금직불제나 임금지급에 대한 연대책임 제도에 대해서도 "근로기준법에서 법정요건을 명시해 규정한 법·제도에 해당하므로 근로조건과 관련된 교섭의제에 포함되는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물론 자율적으로 교섭할 수 있다는 점은 열어뒀다. 중노위는 "임금은 원청 사용자에게 처분권한이 있다거나 요구사항을 수용할 의무가 부여된 권리라고 볼 수 없으나, 교섭 당사자가 관련된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자율적으로 교섭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중노위는 중흥건설·중흥토건이 결정서를 송달받은 날부터 7일간 노조가 교섭요구한 사실을 전체 하청 노조와 근로자가 알 수 있도록 사업장에 공고하라고 주문했다. 재심 판정에 불복할 경우 결정서를 송달받은 날부터 15일 이내 법원에 소를 제기할 수 있다. 다만 소송 제기로 처분의 효력은 정지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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