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제가 볼게요, 다음에 부탁해요”…휴가철 늘어나는 반려동물 ‘돌봄 품앗이’

여름 휴가철을 맞아 이웃끼리 서로 반려동물을 맡아주는 ‘돌봄 품앗이’가 늘고 있다. 펫호텔이나 전문 펫시터 대신 반려인 이웃에게 맡기면 비용과 돌봄 부담을 덜고 심리적 안정감을 얻을 수 있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20일 당근마켓 등 지역 기반 SNS나 커뮤니티를 보면 휴가철을 맞아 반려동물 ‘돌봄 품앗이’를 한다는 글이 다수 게시돼있다. “휴가 기간 고양이 돌봄 품앗이하실 분 계신가요” “강아지 돌봄 품앗이해드립니다” 등의 게시글이 대표적이다.
돌봄 품앗이 방식은 상대의 집을 방문해 사료와 물을 챙겨주는 ‘방문형’부터 반려동물을 상대의 집에 맡기는 ‘위탁형’까지 다양하다. 반려동물이 낯설어하지 않도록 돌봄 시작 전 미리 함께 산책하거나 서로의 집을 오가며 적응 기간을 갖기도 한다.
직장인 김민지씨(27)는 여름 휴가를 앞두고 같은 동네 주민 A씨에게 반려견을 맡기기로 했다. 김씨는 “펫호텔에 맡기면 하루에 6만~7만원이라 나흘만 맡겨도 부담이 크다”며 “평소 함께 산책하던 분이 중간중간 사진도 보내준다고 해 마음이 놓인다”고 말했다. 김씨는 한 달 뒤 A씨가 휴가를 떠나면 A씨 반려견을 돌봐주기로 했다.

돌봄 품앗이의 가장 큰 장점은 반려동물을 아끼는 사람에게 맡길 수 있다는 심리적 안정감이다. 15살 노견을 키우는 심지연씨(52)는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은 무엇을 신경 써야 하는지 잘 알기 때문에 일일이 설명하지 않아도 돼 마음이 놓인다”고 말했다.
반려묘와 함께 살고 있는 안모씨(23)는 “전문 업체에서 동물 학대 사건이 종종 발생하다 보니 모르는 사람보다 같은 반려인에게 맡기는 편이 더 안심된다”며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생각해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고 말했다.
돌봄 품앗이가 양측간 선의내지는 호의하에 이뤄지는만큼 문제가 생기면 분쟁 소지가 있어 주의할 필요가 있다. 돌봄 과정에서 사건·사고가 발생하거나 자칫 범죄 수단으로 악용되는 경우 등이다. 이에 서로 양해를 구하고 ‘펫캠’을 열람하거나 예비 연락처 등을 받아두는 방식 등으로 안전장치를 마련하는 경우도 있다.
안씨는 “방문 돌봄은 같은 성별인 사람에게만 부탁하고, 집 안에 설치한 펫캠으로 실시간 상황을 확인하기도 한다”며 “돌봄을 해주는 분들도 같은 입장이라 먼저 ‘펫캠으로 지켜봐도 된다’고 말해주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김범진씨(31)는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서로 가족 연락처를 받아둔다”며 “중대한 과실이 아니라면 어느 정도 이해해주는 분위기가 있다”고 말했다.
김영환 동물권단체 케어 대표는 “분쟁을 최소화하기 위해 이용자들끼리 반려동물의 상태 등에 대해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어 “신뢰가 있다고 하더라도 사고 발생 시 분쟁이 생길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책임 소재에 대한 사전 약속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안효빈 기자 bee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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