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풋한 ‘모솔’과 지독한 ‘현실 맞선’···극과 극으로 돌아온 연애 예능 2편


일반인 연애 프로그램 홍수 속 콘셉트도 재미도 극과 극을 달리는 예능 두 편이 나란히 등장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예능 <모태솔로지만 연애는 하고 싶어> 시즌 2(이하 <모솔연 2>)와 SBS에서 방영 중인 <합숙 맞선 2>다.
같은 연애 예능이지만 정반대의 관전 포인트를 선사한다. <모솔연 2>가 서툰 첫사랑의 감정을 통해 성장담을 보여준다면, <합숙 맞선 2>는 조건과 결혼이라는 현실을 전면에 내세운다. <합숙 맞선 2>는 매주 목요일 SBS에서 방영되고, <모솔연 2>는 오는 28일까지 차례대로 공개된다. 과감한 콘셉트로 시즌 1부터 큰 화제를 모았던 프로그램들이다.

<모솔연 2>는 태어나서 한 번도 연애를 못 해본 ‘모태솔로’ 남녀 12명이 모여 첫 연애에 도전하는 과정을 담는다. 직업, 팬 활동 등 이들이 솔로로 남아 있는 이유는 가지각색이지만, 출연자들은 서툴지만 풋풋한 매력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지난해 여름 넷플릭스 비영어 콘텐츠 ‘글로벌 톱10’ 부문에 진입하는 등 큰 인기를 끌었던 <모솔연>은 더욱 치밀한 짜임새로 돌아왔다. 보통의 연애 프로그램이라면 출연자들이 각자 연애 경험에 기반해 행동하지만, 시즌 1 출연자들은 자유로운 상황에 놓이자 당황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번 시즌에는 제작진이 더 많은 장치를 마련해 출연자들 간의 대화를 유도한다. ‘5분 책방’에서는 대화 전 상대의 마음 상태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고, 서로의 마음을 적극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모솔 우체국’ 시스템도 도입됐다.
이 외에도 지난 시즌에서 보여줬던 프로그램의 매력을 충실히 계승했다. 연애와 인간관계가 서툰 출연자들이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 변화하는 과정의 성장담, ‘썸 메이커스’라 이름 붙인 패널들의 입담과 가감 없는 훈수는 시청자의 몰입을 돕는다. 다만 일정이 치밀하게 짜인 만큼 지난 시즌에서 볼 수 있었던 의외의 행동들이 주는 재미는 줄었다.

<합숙 맞선2>엔 결혼을 목적으로 모인 남녀 10명과 그들의 어머니 10명이 함께 참여한다. 참가자들은 결혼이라는 분명한 목적을 두고 있는 만큼, 조건과 현실을 따지는 대화를 거리낌 없이 드러낸다.
지난 1월 첫선을 보였던 <합숙 맞선>은 연애 예능 최초로 부모가 동반 출연하는 파격적인 설정으로 화제를 모았다. 어머니는 단순한 관찰자 역할에 머물지 않고 자녀를 직접 소개하고 자녀의 데이트 상대를 골라주며 적극적으로 개입한다. 숙소도 참가자와 어머니가 함께 쓰며 다른 참가자에 대한 평가를 나누기도 한다. 부모와 티격태격하는 자녀의 모습이나 결혼에 대한 현실적인 고민은 공감 포인트다.

방송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신랑감’, ‘며느릿감’이라는 단어는 결혼을 ‘가족 대 가족의 결합’으로 바라보는 한국 사회의 시선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방송 속 대화도 사회에서 바라보는 결혼의 조건을 답습한다. 직업은 무엇이고 어느 동네에 사는지, 얼마나 버는지 등이 대화의 중심을 이룬다. 종교 여부, 본가와의 거리, 반려동물을 키우는지도 꼼꼼히 따져본다. 일반 연애 프로그램에서 찾을 수 있었던 ‘대리 설렘’이나 ‘두근두근함’을 느끼기는 어렵다. <나는 솔로>, <짝> 등에서 보았던 자극적인 예능을 원하는 이들에게 적합하다.

다만 두 프로그램 모두 지난 시즌보다 약한 화제성을 보인다는 점에서 ‘극단적 콘셉트’의 연애 예능이 지속될 수 있는지에 대한 목소리도 나온다. 김교석 평론가는 “현재 연애 예능 시장을 견인하는 것은 설렘 등 연애 감정을 느끼는 것보다 인간의 속 모습을 들여다보는 관음증적인 관찰 예능인 경우가 많다”며 “두 예능 모두 시즌 2가 시즌 1보다 더 적은 화제성을 보이는 것을 보아 특이한 설정의 연애 프로그램의 한계가 나타난 것으로도 볼 수 있다”고 했다.
서현희 기자 h2@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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