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는 모든 공학의 무대…전공 경계 허물어 미래 인재 키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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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바이오, 우주 농업처럼 다른 학문과의 접점을 넓혀 나갈 겁니다."
김영오 서울대 공과대학장은 500억원 규모로 추진 중인 '우주융합기술관' 설립 배경을 이 같이 설명했다.
인공지능(AI)과 반도체 산업이 가파르게 성장하면서 공학에 대한 관심은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최근엔 의대·치대·한의대·약대·수의대에 반도체 계약학과까지 묶어 부르는 '의치한약수반'이라는 신조어도 등장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대기업 취업과 직결된 반도체 계약학과의 인기가 치솟으면서 일부 학과 합격선은 의대에 버금가는 수준까지 올라왔다.
서울대는 500억원 규모의 '우주융합기술관' 건립을 추진 중이다. 민간 투자 100억원, 교육부 지원 400억원을 더한 사업으로, 올해 설계에 들어가 2028~2029년 완공을 목표로 한다. 우주항공청이 추진하는 위성 재진입 기술 등의 각종 R&D(연구개발)에도 서울대가 힘을 보탤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방위산업과의 연결고리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취임 직후 국방공학센터를 제안하며 교수진에게 참여 의사를 물었는데 전체 교수 340명 중 97명이 관심을 보였다고 한다. 김 학장은 "교수 100명에 대학원생이 평균 5명씩만 있어도 500명, 10명씩이면 1000명에 이르는 연구인력"이라며 "지난 2년간 군 관계자와 방위산업 기업인들을 정말 많이 만났다"고 말했다. 최근엔 국내 주요 방산기업 LIG넥스원이 50억원 투자를 약정하는 등 민간 자금도 몰려들고 있다. 그는 "방산과 우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분야"라며 "서울대 공대가 이 영역에서 제대로 자리를 잡으면 세계적 위상도 한 단계 올라설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시작한 게 '세상을 바꾸는 혁신 인재' 프로젝트다. 학부생 2∼4학년을 통틀어 40명을 뽑아 장학금 2000만원을 주고 교수를 멘토로 매칭시켜 함께 연구·창업할 수 있도록 추가로 1000만원을 지원하는 계획이다. 지원서는 단 두 장, 질문은 두 가지뿐이다. '세상을 바꾸려는 시도를 해본 적이 있는가', '공학에 빠져본 경험이 있는가'다.
약 3대 1의 경쟁을 뚫고 선발된 학생들은 심화 연구나 창업에 직접 도전하며 특강과 워크숍을 함께 소화하고 있다. 이 사업은 올해부터 교육부 지원도 받게 됐다. 교육부가 전국 10개 대학에 8억5000만원씩, 총 85억원을 배정하면서다.
김 학장에 따르면 당시 젠슨 황 CEO는 의대에서 공대로 옮긴 한 학생이 교내 로봇 경진대회에서 우승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깊은 인상을 받았다. 김 학장은 "공대와 의대를 오가며 배우는 길을 열어준 것이 새로운 능력을 만들어준 기폭제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대생과 의대생이 서로의 수업을 듣게 되면 의료기기 등 의공학 분야에서 새로운 혁신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18, 19세부터 다른 전공의 친구들과 어울리게 하면 사회에 진출한 이후에도 자연스럽게 다른 분야를 이해하고 협업하는 힘이 생긴다"며 "이런 힘이 서울대의 진짜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학장은 "우주와 방위산업, 로봇과 AI가 한데 얽히는 지금 시기는 대한민국이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독특한 시기"라며 "이런 융합의 흐름을 놓쳐선 안 된다. 준비된 자에게 기회가 온다는 믿음으로 남은 임기에도 새로운 길을 계속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류준영 기자 jo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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