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키우고 사업 합치고”…정의선의 '피지컬 AI' 구상 속도 [현대차 사업구조 재편]
소프트뱅크 지분 9.65% 인수 검토
휴머노이드 '아틀라스' 상용화 속도
아틀라스 2028년 HMGMA 투입
현대위아ㆍ모비스 주요 계열사들도
로보틱스ㆍAI 중심 포트폴리오 재편

현대자동차그룹이 계열사 사업 구조 재편에 속도를 내는 배경에는 정의선 회장의 ‘피지컬 AI’ 비전이 자리 잡고 있다. 완성차 제조사를 넘어 그룹 전반의 체질을 개혁해 미래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구상이다. 현대차그룹은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완전 자회사 편입을 추진하는 동시에 계열사별 포트폴리오를 로보틱스와 AI 중심으로 과감히 재편하는 등 ‘선택과 집중’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20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소프트뱅크는 2020년 체결한 계약에 따라 최근 보유 중인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 9.65%에 대한 풋옵션(보통주 매도청구권)을 현대차그룹에 행사했다. 현대차그룹은 각 주주사별 내부 절차를 거쳐 해당 지분 인수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은 HMG글로벌이 56.4%, 정의선 회장이 22.6%, 현대글로비스가 11.25%, 소프트뱅크가 9.65%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기존 지분율대로 인수가 이뤄질 경우 현대차그룹은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사실상 100% 자회사 체제로 편입하게 된다. 정의선 회장도 이를 위해 사재 1200억원을 투입해 지분율을 25%대로 끌어올릴 것으로 알려졌다.
완전 자회사 체제가 갖춰질 경우 연구개발(R&D)과 투자, 사업화 의사결정이 일원화되면서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 상용화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은 아틀라스를 미국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 투입해 공정별 검증을 진행하고, 2028년부터 부품 서열 작업, 2030년부터는 부품 조립 공정까지 적용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그룹사 내 사업 재편도 진행되고 있다. 현대위아가 지난해 공작기계 사업을 매각한 데 이어 방산 특수사업부를 현대로템으로 이관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현대모비스도 핵심 사업으로 꼽혔던 램프사업부 매각을 추진하고 로봇의 심장부로 불리는 ‘액츄에이터’를 시작으로 센서, 제어기, 그리퍼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기존 제조 중심 사업을 정리하는 대신 로보틱스와 열관리,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등 미래 성장 분야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정 회장은 그동안 로보틱스를 현대차그룹의 핵심 미래사업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꾸준히 밝혀왔다.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 상용화와 함께 엔비디아와도 협력하며 데이터 학습, 시뮬레이션, 생산 현장 적용을 아우르는 ‘로봇 통합 생태계’ 구축을 앞당기고 있다. 국내에서는 새만금 AI 데이터센터와 로봇 제조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한 투자 방안을 발표했고, 미국에서는 실제 제조 현장을 활용한 실증과 고도화를 추진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번 보스터다이내믹스 지분 인수와 계열사 사업 재편이 개별 사업부 조정을 넘어 현대차그룹 전체를 피지컬 AI 기업으로 전환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라고 보고 있다. 기존 제조 중심 사업을 재편해 미래사업 투자 여력을 확보하고 AI와 로보틱스를 그룹의 새로운 성장축으로 키우려는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향후 기업공개(IPO) 과정에서도 지배구조 단순화와 의사결정 일원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앞으로도 현대차그룹과 보스턴다이내믹스는 로보틱스 사업 경쟁력을 지속 강화하는 한편 시너지 창출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