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반도체 투자는 여기” 외국인 순매수 종목 살펴보니 [투자360]
![사진은 반도체 이미지. [게티이미지]](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7/20/ned/20260720224214244yjqy.jpg)
[헤럴드경제=송하준 기자] 외국인 투자자들이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에서도 ‘옥석 가리기’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기존 AI 주도주는 대거 순매도한 반면, 하반기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반도체 밸류체인 종목은 적극 사들이는 모습이다. 반도체 업종 전체를 ‘손절’하기보다 종목별 펀더멘털과 성장성을 따져 선별 매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7월 1~16일 기준) 외국인은 SK하이닉스를 6조9996억원, 삼성전자를 6조6697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이어 SK스퀘어(7587억원), KB금융(4149억원), 이수페타시스(3977억원) 순으로 순매도 규모가 컸다. 반면 순매수 상위에는 LG이노텍(7852억원), 한미반도체(3641억원), 현대차(3108억원), DB하이텍(3009억원), 리노공업(2442억원) 등이 이름을 올렸다.
증권가는 최근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 조정을 업황 악화보다 연초 이후 가파른 상승에 따른 차익실현과 수급 재편 과정으로 해석하고 있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최근 국내 업체와 마이크론, 키오시아 등 메모리 업체들의 주가 하락폭이 크게 나타나며 피크아웃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AI 수요가 무너졌다기보다 주가가 빠르게 많이 오른 업체들의 조정으로 해석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며 “메모리 업체들로의 쏠림이 과했던 만큼 최근 흐름은 수급적인 이슈의 성격이 강하다”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는 외국인 매수세가 메모리 반도체를 넘어 장비·테스트·전력반도체·기판 등 AI 수혜가 기대되는 다양한 밸류체인으로 확산 중이라고 분석했다.

한미반도체는 AI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고대역폭메모리(HBM)4용 열압착(TC) 본더 수요 확대의 대표적인 수혜주로 꼽힌다. HBM4용 TC본더 수주가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매출에 반영되고 북미 고객사 출하도 확대되면서 올해 매출 8196억원, 영업이익 3822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증권가는 전망했다. 하반기에는 로직용 TC본더와 고대역폭플래시(HBF)용 TC본더 공급이 신규 성장동력으로 추가되면서 장비 적용 시장도 HBM을 넘어 로직·낸드·기판으로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DB하이텍은 AI 서버 확대로 늘어나는 전력관리칩(PMIC) 수요의 직접적인 수혜가 기대된다. 자동차·산업용 반도체 수요가 견조한 가운데 AI 서버용 PMIC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지만 TSMC와 삼성전자 등 주요 업체들은 8인치 생산능력을 축소하고 12인치 첨단 공정에 집중하고 있다. 증권가는 공급 부족에 따른 가격 인상과 공장 풀가동 효과가 본격화되면서 올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35% 증가한 3752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실리콘카바이드(SiC)와 질화갈륨(GaN) 기반 차세대 전력반도체 파운드리 사업도 중장기 성장동력으로 꼽힌다.
리노공업은 AI 반도체 성능 검증에 쓰이는 테스트소켓(Test Socket) 수요 확대의 수혜가 기대된다. LS증권은 비메모리 반도체 연구개발(R&D) 확대를 반영해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를 기존 679억원에서 702억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올해 4분기에는 생산능력을 기존보다 2~3배 확대하는 신규 공장 이전도 예정돼 있다. 모바일 중심이던 테스트소켓 적용 분야도 AI 디바이스로 확대되면서 중장기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LG이노텍은 AI 서버용 플립칩 볼그리드 어레이(FC-BGA) 기판 사업이 새로운 성장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증권가는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약 22배 증가한 2448억원을 기록해 시장 기대치를 36% 웃돌 것으로 전망했다. 하반기에는 신제품 효과로 광학솔루션 평균판매가격(ASP)이 30~40% 상승하며 실적 개선을 뒷받침할 것으로 예상된다. AI 서버용 FC-BGA 증설도 본격화되면서 반도체 기판 사업의 성장성이 한층 부각되고 있다는 평가다.
이들 종목의 성장 전망을 뒷받침하는 글로벌 AI 투자 사이클도 여전히 견조하다는 평가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 TSMC는 2분기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한 데 이어 올해 연간 매출 증가율 전망을 기존 ‘30% 이상’에서 ‘40% 이상’으로 상향 조정했다. 연간 설비투자(CAPEX) 계획도 기존 560억달러에서 600억~640억달러로 확대하며 AI 투자 기조가 여전히 강하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세계 최대 반도체 장비업체 ASML도 AI 투자 확대를 근거로 연간 매출 전망을 기존보다 상향한 430억~450억유로로 제시했다. 문준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AI 수요 둔화 우려가 제기되고 있지만 TSMC의 CAPEX 확대와 ASML의 투자 계획은 AI 수요가 여전히 견조하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번 주부터 시작되는 미국 빅테크들의 실적 발표와 설비투자(CAPEX) 계획이 반도체 투자심리 회복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기업 주가의 반등 트리거는 7월 말부터 시작되는 미국 하이퍼스케일러들의 실적 발표”라며 “알파벳과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아마존의 CAPEX 증가세가 확인되면 AI 투자 확대 기대가 다시 살아나면서 최근 조정을 받은 반도체 업종도 반등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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