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만으론 AI 3강 어렵다…풀스택 자생력 갖춰야" [현장]

안세준 2026. 7. 20.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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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AI전략위, 기술혁신·인프라 분과 기술 세미나 20일 개최
정부發 초기 에이전트 AI 수요 창출 필요성에는 의견 엇갈려

[아이뉴스24 안세준 기자] 한국이 에이전틱 인공지능(AI) 시대에 AI 3강으로 도약하려면 메모리 경쟁력에만 의존하지 않고 모델과 반도체, 데이터센터, 소프트웨어, 운영체계를 아우르는 풀스택 역량을 확보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글로벌 빅테크가 설계한 생태계에 부품 공급자로 참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새로운 시스템 구조와 표준을 주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20일 오후 서울스퀘어 내 위원회 지원단 회의실에서 에이전틱 AI 시대 국가 AI 컴퓨팅 전략을 주제로 기술혁신·인프라 분과 기술 세미나가 진행 중인 모습. [사진=안세준 기자]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는 20일 서울스퀘어 내 위원회 지원단 회의실에서 '에이전틱 AI 시대 국가 AI 컴퓨팅 전략'을 주제로 기술혁신·인프라 분과 기술 세미나를 갖고 이 같은 의견을 제시했다.

"남이 짠 판 벗어나 AI 표준 주도해야"

이윤수 삼성전자 MX사업부 부사장은 "우리나라가 현재 메모리에서 크게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큰 틀은 엔비디아 등 빅테크가 만들어 놓은 판이 있고 우리는 일부 부품으로 들어가는 구조"라며 "AI 3강을 달성하려면 남이 짜놓은 판에 들어가기보다 우리가 판을 주도하는 방향으로 전체를 설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AI 3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이 판을 주도할 수 있는 쪽으로 자율 설계가 이뤄져야 한다. 인프라와 칩부터 서비스까지 엔드투엔드(end-to-end)로 들여다보고 전체 영역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틀을 찾아야 한다"며 "에이전트 AI에 필요한 구조를 먼저 만들고 이를 표준화해 다른 기술이 들어올 수 있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했다.

소버린 AI를 위해서는 한국이 강점을 보유한 메모리에 선택적으로 집중하기보다 전체 기술 영역에서 최소한의 자생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 부사장은 "소버린 AI를 하려면 전체를 다 봐야 한다. 어느 하나라도 빠져서는 안 된다"며 "모든 기술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만들기는 어려운 만큼 현실을 고려해 전략적인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기민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는 최근 미국 정부의 앤트로픽 수출 규제 등 사례를 들며 "잘하는 분야에만 집중해서는 안 된다. 모델 개발 능력을 포기하고 메모리에만 집중했다가 수출 규제나 국가 간 정책 변화가 발생하면 외부 기술에 종속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이어 "프런티어 모델을 당장 만들지 못하더라도 좋은 AI 모델을 지속적으로 개발할 수 있는 능력 자체를 확보해야 다른 나라에 휘둘리지 않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풀스택 범위부터 정의…기회 영역 좁혀야"

풀스택 전략을 선언하는 데 앞서 한국이 확보해야 할 기술 영역을 구체적으로 정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박태웅 국가AI전략위 공공AX 분과위원장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엔드투엔드 영역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새로운 기회가 열릴 수 있다"며 "풀스택의 범위를 지도처럼 그리고 어느 공간에서 기회가 생기는지 함께 들여다봐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한국이 확보할 수 있는 기회를 서너 개로 좁힌다면 현재의 자원을 활용해 병렬적으로 실험할 수 있을 것"이라며 "국가AI전략위가 기술 영역과 기회 지점을 체계적으로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신정규 기술혁신·인프라 분과위원은 향후 AI가 대부분의 정보기술(IT)과 소프트웨어에 내재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신 위원은 "어떤 기술을 시장에 맡기고 어떤 기술에 국가적 노력을 집중해야 할지 구분해야 한다"며 "2~3년 뒤에도 독립된 AI 핵심 분야로 남을 기술이 무엇인지가 하나의 판단 기준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이동수 위원은 기술 개발이 실제 서비스 수요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엔드투엔드를 제대로 만들기 위해서는 서비스에 대한 이해부터 시작해야 한다. 차세대 메모리도 여러 기능을 나열하기보다 실제 시장에서 무엇이 필요한지를 파악해 선택과 집중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20일 서울시 중구 서울스퀘어에서 열린 에이전틱 AI 시대, 국가 AI 컴퓨팅 전략 세미나에서 이동수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기술혁신 인프라 분과 위원이 발제하고 있다. [사진=안세준 기자]

공공 수요 놓고 이견…"인재·규제 개선 필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정부가 공공 조달 등을 통해 초기 에이전트 AI 수요를 직접 만들어야 하는지를 두고는 의견이 엇갈렸다.

이동수 국가AI전략위 기술혁신·인프라 분과 위원은 산업 생태계가 자생할 수 있도록 정부가 초기 마중물을 투입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그는 "AI는 초기 단계에서 투자 대비 효과를 확신하기 어려운 산업"이라며 "미국의 인터넷·우주항공 산업이나 중국 AI 생태계도 국가가 초기 수요와 투자를 뒷받침한 뒤 시장이 성장한 사례"라고 했다.

이윤수 부사장은 정부 주도의 직접적인 수요 창출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대신 개별 기업이 해결하기 어려운 인재 양성과 규제 개선을 정부의 역할로 꼽았다. 그는 "데이터 접근과 저작권, 개인정보 등 AI 개발 과정에서 마주하는 장벽을 허용 가능한 범위에서 완화해 기술을 개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한편 이동수 위원은 이날 ‘에이전틱 AI 시대 국가 AI 컴퓨팅 전략’을 주제로 발제했다. 이 위원은 에이전트 AI에서는 여러 모델이 정보를 주고받고 작업을 반복하면서 연산량과 메모리 사용량이 크게 늘어난다며, GPU·HBM 중심의 기존 인프라를 넘어 대용량 메모리와 에이전트 운영체계 등을 함께 설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안세준 기자(nocount-ju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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