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간부터 알짜까지 과감한 자산 정리…석화 고부가 스페셜티 중심 사업재편 [시그널]

이덕연 기자 2026. 7. 20.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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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L그룹, DL모터스 매각 추진
자회사 카리플렉스도 매물 나올듯
연내 마무리땐 석화 재무구조 안정
신규투자 등 그룹 새 판 짜기 속도

이 기사는 2026년 7월 20일 17:11 자본시장 나침반  '시그널(Signal)' 에 표출됐습니다.

DL그룹 CI. DL그룹

DL그룹이 DL모터스 매각을 추진하는 것은 과거 주력 사업을 정리하고 핵심 첨단 제품 위주로 사업구조 재편을 본격화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DL그룹은 ‘알짜 자회사’인 카리플렉스 매각 또한 추진하고 있어 연내 비핵심 자산 정리가 마무리되면 재무구조 안정뿐 아니라 그룹 새 판 짜기도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DL㈜은 소수의 잠재적 원매자를 개별 접촉하는 방식으로 DL모터스 매각을 타진하고 있다. 국내 자동차 부품 제조사 일부가 제안을 받아 인수를 검토하는 단계로, 거래 규모는 지분 100% 기준 1000억 원 중반대로 논의됐다. DL모터스는 경남 창원시에 본사와 생산 거점을 두고 현대자동차그룹 등에 자동차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알루미늄 주조(다이캐스팅), 정밀가공 공정에 강점을 가진 것으로 평가받는다. 동종 부품사가 인수에 나설 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건설·석유화학이 주력인 자산 총액 26조 원의 DL그룹이 본격적으로 도약한 시기는 1970년대로 꼽힌다. 당시 대림산업(현 DL이앤씨·DL케미칼 등)은 국내 기업 최초로 중동에 진출해 호황을 누렸고 DL그룹은 재계 순위 10위권에 진입하기도 했다. 핵심 사업이 순항하자 DL그룹은 1978년 대림공업(현 DL모터스)을 설립하고 자동차 부품, 이륜차 제조 사업에 진출한 바 있다.

하지만 DL그룹은 비핵심 자산을 정리하고 주력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DL모터스 매각을 결정하게 됐다. DL모터스는 지난해 3451억 원의 매출을 거뒀지만 영업이익은 60억 원에 그쳤다. 내연기관차를 비롯해 전기차 부품으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했음에도 시장 경쟁 강화로 수익성을 확보하는 데 고전하고 있다. 자동차 부품 산업의 성장 폭이 제한된 상황에서 거래가 계획대로 성사되면 DL그룹은 당장 1000억 원 이상의 현금을 확보해 신규 인수합병(M&A)이나 연구개발(R&D) 자금으로 활용할 수 있다.

DL그룹은 이해욱 회장이 취임한 직후인 2020년대 들어 이전보다 적극적인 M&A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핵심 계열사 DL케미칼은 2020년 미국 석유화학 기업 크레이튼으로부터 고부가가치 합성고무와 라텍스를 생산하는 카리플렉스 사업부를 약 6200억 원에 인수했다. 2022년에는 크레이튼 본사를 2조 원가량에 품으며 석유화학 스페셜티 제품군을 강화했다. 크레이튼과 카리플렉스는 올 1분기 DL그룹의 수익성 개선과 실적 반등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거래가 성사되면 그룹 전반의 재무구조도 보다 안정될 것으로 보인다. 지주회사인 DL㈜은 지난해 부채비율이 10.7%에 그칠 정도로 재무 지표가 안정적이지만 DL케미칼 등 핵심 계열사에서 자금 소요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DL케미칼이 지분 50%를 가진 여천NCC의 부채비율은 올 1분기 말 기준 223%에 달한다. DL㈜은 DL케미칼의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2021년 4500억 원, 지난해 1778억 원을 출자했다.

DL그룹은 최근 사업구조 재편과 재무 안정 차원에서 과거 인수한 카리플렉스 매각 또한 추진 중이다. 카리플렉스는 수술용 장갑과 주사기 고무마개 등 의료용 소재로 쓰이는 고부가가치 합성고무와 라텍스를 생산하는 기업이다. 글로벌 합성고무 수술용 장갑 소재 시장에서 점유율 1위에 올라 있어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와 블랙스톤 등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가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DL케미칼은 현재 정부 주도 석유화학 구조조정에 참여하고 있다. 한화솔루션과 지분을 나눠 가진 여천NCC의 경우 산업은행과 채권단의 판단에 따라 대주주 출연이 추가적으로 필요할 수 있다. IB 업계 관계자는 “중국발 공급과잉에 따른 범용 석유화학 산업의 위기로 DL그룹 전반의 자금 소요가 있는 상황”이라며 “비핵심 자산을 매각해 재무구조를 강화하거나 최근 잇따라 성과를 낸 스페셜티 부문 M&A를 시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덕연 기자 gravit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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