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대한민국 新성장동력 '모두의 AI'
경제력·지역·나이 막론
AI 쓰는 생태계 구축할 것

인공지능(AI)을 잘 만드는 나라와 함께 쓰는 나라는 다를 수 있다. 지금도 학생은 AI와 공부하고 직장인은 AI와 일하며 연구자는 AI로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는다. 같은 시간과 능력을 갖고도 AI를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시대가 왔다. 앞으로 이 차이는 교육과 일자리, 소득과 삶의 기회까지 좌우하는 새로운 경쟁력이 될 것이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AI 강국의 기준부터 다시 세워야 한다. AI 모델을 개발하고 충분한 인프라스트럭처를 갖추는 일은 필요하지만, 좋은 기술을 보유한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국민 누구나 AI를 이해하고 삶과 일에 활용할 수 있을 때 비로소 기술은 국가의 경쟁력이 된다. 정부가 추진하는 '모두의 AI'는 바로 이 같은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모두의 AI는 무료 AI 서비스를 하나 더 만드는 정책이 아니다. 경제적 여건과 지역, 나이 때문에 기회를 놓치는 국민이 없도록 생태계를 넓히는 일이다. 올해 우리 AI 모델을 활용한 범용 AI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도 음성으로 복지 혜택을 확인하고, 형편이 어려운 학생도 장학 정보를 놓치지 않도록 할 것이다. 비용·이용량 부담을 낮추고 필요한 공공 서비스를 더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모두의 AI가 지향하는 변화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앞으로 AI는 질문에 답하는 도구를 넘어 스스로 계획하고 판단하며 현실의 일을 수행하는 방향으로 발전할 것이다. 국민도 AI를 단순히 사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경험과 지식을 더해 서비스를 만들고 AI를 발전시키는 주체가 될 수 있다. 국민 참여가 우리 AI를 키우고, 그 성과가 다시 국민에게 돌아가는 선순환을 만들어야 한다. 정부는 더 많은 국민과 기업이 참여할 수 있도록 생태계를 연결해 나갈 것이다.
이를 뒷받침할 기반도 갖춰야 한다. AI 데이터센터와 AI 반도체, 데이터와 독자 AI 모델은 따로 떨어진 사업이 아니다. 모두의 AI를 위한 하나의 국가 생산기반이다. 특히 AI 데이터센터는 단순한 컴퓨팅 시설이 아니라 AI가 학습·추론하며 가치를 만드는 핵심 인프라다. 이 기반이 충분해야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에이전틱 AI와 물리 세계에서 작동하는 피지컬 AI가 성장하고 산업과 일상의 혁신도 가능해진다.
최근 발표한 '3대 메가프로젝트'도 같은 방향을 담고 있다. AI 데이터센터와 AI 반도체, 피지컬 AI를 하나의 전략으로 연결해 기반을 스스로 만들어 가자는 구상이다. 외산 기술을 활용하는 데 머무르지 않고 우리 생태계 위에서 가치를 만들어야 한다. AI 경쟁력은 몇 개 기업의 뛰어난 모델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더 많은 국민과 기업이 AI를 자유롭게 활용하고 함께 성장할 때 국가 경쟁력이 된다. 기술은 결국 사람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
580여 년 전 한글은 더 많은 백성이 배우고 표현할 수 있도록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 이는 개인 역량 강화를 넘어 오늘의 한국을 만드는 토대가 됐다. AI 역시 소수만의 기술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국민 모두가 AI와 함께 배우고 일하며 새로운 가능성에 도전할 수 있을 때 AI는 대한민국의 성장동력이 된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정통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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